오랜만에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나 해먹을까 싶어서 룸메이트에게 생크림과 베이컨을 사오라고 부탁하자 우유는 안돼? 냐고 물어 옵니다. 응, 생크림이여야 해. 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왜더라? 우유는 묽고 맛도 약하니까? 으음..정확하게 우유와 생크림의 차이를 쉽게 설명해줄 수 없더라구요.
한국에서 일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 한 곳에서는 까르보나라를 만들 적에 생크림과 우유를 섞어서, 다른 한 곳은휘핑크림을 이용했어요. 그러고보면 우유만으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유를 졸인 후 버터와 함께 사용하면 어느정도 농도도 낼 수 있고 맛도 진해질테니까요. 물론 진짜(?) 까르보나라에는 우유나 생크림같은 것은 전혀 들어가지 않지요. 별도의 소스 없이 치즈(페코리노 혹은 파르마잔이나 그라노파다노)를 듬뿍 갈아 넣어서 달걀 노른자로만 코팅시켜 내어놓는 것이 원조 이탈리안 까르보나라 Spaghetti alla Carbonara 랍니다.
어찌되었든 저에겐 아주 기본적인 상식이어야할 '우유와 생크림의 차이' 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반성하며 오랜만에 다시 책《Food and Cooking》을 폈습니다. 게다가 휘핑크림과 생크림은 또 뭔 차이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우유와 생크림의 모태가 되는 '젖' 에는 젖당(락토스), 유지방, 유단백질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우유와 생크림(이하 크림)을 구분하는 데는 '유지방' 의 역할이 크지요. 간단히 말해 우유와 크림의 차이는 지방방울의 갯수 즉,'지방의 농도' 에 있거든요. 언뜻 봐도 크림이 우유보다 농도가 진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는 지방 비중이 3.5% 정도인 우유에 비해 크림의 경우 평균 20~50%나 되기 때문입니다.
우유를 하루정도 상온에 보관하면 표면에 크림막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유 속 수분보다 가벼운 지방방울이 뭉친 것이고 이것이 바로 크림의 시초입니다. 원심분리기가 개발되기 전에는 이런 자연적인 중력의 법칙으로 크림을 분리시켜 내었지요.
지방비중 만으로도 크림 쪽이 농도가 진한 소스를 만들어내기 쉬우며 단백질과 지방의 비중이 비슷한 우유와 달리 지방이 단백질의 10배의 비중을 차지하는 크림은 분리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방 방울이 적은 우유나 묽은 크림을 소스에 넣었을 경우에는 분리 현상이 생깁니다. 여기서 분리 현상이란, 소스나 드레싱이 잘 섞여있지 않고 기름/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생각하시면 돼요.
크림은 농축된 지방 방울들 덕분에 쉽게 부풀릴 수가 있지요. 생크림케잌에의 생크림이 바로 크림을 거품기로 저어 고체화된 휘프트 크림/윕 크림(Whipped cream; Whip 은 휙휙 젓는다는 뜻, 즉 저어서 만들어진 크림)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이 크림을 만들기 좋은 크림에 '휘핑크림' 이라 이름을 붙여놓은 것인데요. 우유는 약 3.5%, 생크림은 약 18%, 휘핑크림은 35%** 가량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지방률이 높은 휘핑크림이 거품을 더 빨리, 조밀하게 형성하는 것이지요.
참고로 크림이 고체화 됐는데 휘젓기를 계속하면 거품이 터져 흘러내리게 되고, 크림을 저을 때 온도가 살짝만 올라가도 거품의 무너지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따라서 휘젓기를 하는 동안 크림을 차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냉장고에서(냉동실X) 크림과 믹싱볼을 미리 차게 해두거나 크림을 넣고 휘저을 때 믹싱볼 아래에 얼음을 깔아둔 다른
용기를 받쳐 두시면 됩니다.
Tip: 크림을 약한 산성으로 만들면(크림1Cup:레몬쥬스1tsp) 휘프트크림 만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의 사진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중 이탈리아 친구들이 해준 까르보나라 스게티를 찍은 것입니다. 만드는 법이 어찌나 간단한 지 툭하면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더라고요.
사진에 보이시는 것 참고하시면 됩니다. 원래는 판체타(Pancetta, 삼겹살을 절여 만든 이탈리안 생햄)를 쓰지만 염지된 돼지고기라면 상관없습니다. 단단한 치즈란 파마산/그라나파다노 등을 말합니다만 구하기 어려우면 생략! 오늘 소개해드리는 까르보나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방법이라는 점 참고해주세요 :-)
크기나 취향에 따라 가감하셔도 됩니다.
치즈양은 1인 반컵이상, 아래처럼 생긴 치즈를 강판에 갈아주시면 됩니다 :D
by Tuscookany Team
짜잔- 이달걀 노른자와 치즈를 섞은 것, 이것이 까르보나라의 소스가 되겠습니다! 위 사진은 약 10인분 양입니다. 이 곳에 미리 후추를 갈아 넣고 섞어 두셔도 무방합니다.
물에서 짠 맛 나야해요. 그래야 면에 간이 고루 배거든요. 제품상자에 적힌 것보다 2분 덜 삶으셔야 면이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스파게티 면을 얼마나 넣어야 할 지 모르시겠다면 아래 그림을 참조해 주세요! 면을 한 데 모아 움켜쥐었을 때 단면적이 50원크기 정도라는 말이지요. 제가 쓰는 다른 방법은 사진이 없는 관계로 다음에 알려드릴게요 :D
출처 https://forum.bodybuilding.com/showthread.php?t=113769961
집에 있는 기름 쓰셔도 되고 느끼한 맛을 원하신다면 버터를 쓰셔도 좋지만 이탈리아에 사람들은 역시 올리브유을 즐겨 쓰지요. 사이즈 넉넉한 팬을 쓰는 이유는 그 위에 스파게티면을 살짝 버무려줄 거기 때문입니다.
이때 냄비의 면 삶은 물을 두세스푼 남기고 버립니다. 단, 냄비는 그대로 둡니다.
위에 사진 보이시나요. 냄비가 너무 작아서 달걀에 버무리다가 스파게티 면 다 끓고 난리났네요 :D 이렇게 하는 이유는? 뜨거운 팬 위에 달걀물을 바로 부으면 달걀이 익어버려서 그렇습니다! 면을 접시에 옮긴 뒤 달걀소스를 뿌려 섞어주어도 되지만 면이 식기 전에 코팅을 해야 하기에..
그렇게 완성된 것이 아래 ㅎㅎㅎㅎ
비주얼이 왜 이러니ㅎㅎㅎ 이게 바로 우리가 라면 끓여먹듯이탈리아 사람들이 집에서 해먹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랍니다 :D 집에서 먹듯 차례대로 먹을만큼 덜어 먹습니다. 와 생김새는 정말 볼품없는데 왜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는지!? 눈치보면서 계속 덜어 먹었어요 :D 따로 소금을 따로 뿌리지 않아도 워낙 햄이 짭짤하니 간이 정말 잘 맞아요. 하루에 7~8시간씩 걷다보니 이런 고칼로리가 몸에 쫙쫙 받더라고요.
아직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순례길, 길동무들입니다. 발걸음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이렇게 동고동락하며 정을 많이붙였네요.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에 관한 포스트는 천천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이 4000장 가까이 되더라구요. 29일동안 스페인 북부 약 780키로를 걸었던 이야기입니다.
날 것의 사진들과 함께 ㅎㅎㅎ :D 앞으로도 종종 요리와 음식에 관한 이야기로 찾아 오겠습니다. 그러려면 저도 더 공부를 해야겠지요 :-)
요즘 스팀잇만 붙들고 싸우느라; 크리스마스가 오는 줄도 몰랐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한여름이라 크리스마스나 연말 기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데요, 12월 24일과 31일엔 어김없이 온가족이 모여 바베큐 파티를 한답니다. 각지에 계신 스티머분들도 모두 즐거운 연휴 되시고 한해 마무리도 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