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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혼잣말을 하는 것이 조금 외로워 오늘은 존댓말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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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고 써놓고 한참 동안이나 한 글자도 쓸 수가 없습니다. 사실 요즘은 통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제 언어능력으로는 지금의 상태와 감정을 엇비슷하게도 설명할 수가 없고, 섣불리 아는 척 하기도 싫습니다. 속은 타지만 말이나 글자를 꺼냄과 동시에 모든 것을 망쳐버릴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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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다는 이야기로 둘러대려고 했지만, 사실은 점점 가라앉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얇은 빙판 위를 걷는 것 같기도 하고 낡은 흔들다리 위를 걷는 것 같기도 합니다. 불안인지 허무인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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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환경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원치 않는 것에 더이상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나약하고 게을러 여태 혹처럼 달고 다녔던 것이 있다면 이제는 도려내고 벗어나야할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고 싶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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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걸어주어 반갑고 고마운 댓글에 한참이나 대댓글을 달아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떠들며 놀고 싶은 건 오히려 제 쪽인데, 몸과 마음이 부쩍 늙어버린 듯한 요즘입니다. 일단은 대댓글을 대신하여 이 일기를 씁니다. (특정 인물들이 궁시렁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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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둘째 날에, 머리를 감다 등을 삐어 꼼짝도 못하겠는데(순댓길 후유증으로 추정) 하필 비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날, 친구들을 위로하겠다고 왕복 네시간을 들여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그녀들이 서로 법적 조언을 하는 중에 ‘현금이 15억밖에 없다’, ‘강남에 건물 두채가 전부’ 라는 소리가 오고 가는데.. 등을 다쳐서인지 가슴이 부쩍 답답해 애꿎은 커피만 들이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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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병원에 갔는데 물리치료(도수치료)는 보험이 적용이 안돼 7만원을 내야한다길래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가, 몸도 아픈데 돈 때문에 치료를 못받으면 더 서러울 것 같아 그냥 받기로 했습니다. 커텐이 쳐진 침대에 누워 등쪽에 온열매트를 깔고 15분쯤 지나자, 도수치료 받으려면 침대를 옮기는 게 낫다길래 주섬주섬 짐을 챙겨 치료사가 안내한 침대로 가서 누웠더니, 또 다른 치료사가 제 담당자에게 그 침대는 넓고 편해서 이따 올 다른 환자에게 내줘야한다(‘그 환자 저 침대 아니면 안쓰는 거 몰라?’)고 꾸짖는 것을 들었습니다. 혼자 알아서 다시 주섬주섬 짐을 싸들고 원래 있던 침대로 돌아갔습니다. 그 환자는 도대체 어떤 환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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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에 정말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졸업과 이사 등으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지만 그 후로도 종종 생각나곤 했습니다. 그로부터 23년 후, 그러니까 2015년 파리의 어느 식당이었습니다. 음식을 사다가 테이블에 가서 먹는 일종의 푸드코트 같은 곳이었는데, 제 맞은 편에 앉은 동양여자가 저를 한참이나 뚫어져라 쳐다 보는 것이 아니겠어요. 뭘 보냐고 하려는데 갑자기 제 이름을 부르는 겁니다. 제 이름을 듣 순간 그녀의 얼굴이 다시 보입니다. 저도 그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23년 전 제 단짝이었습니다. 그녀를 어제 다시, 이번에는 한국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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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베프로 생각하는 20년지기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저는 그녀를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함께 있으면 제가 병들어 가는 것 같아서입니다. 그녀는 다소 교만하고 욕심이 많으며 모든 일에 이해타산적입니다. 저를 철썩같이 의지하고 좋아하는 친구인데, 마음이 괴롭습니다. 조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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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어린 친구와 연애를 한 적이 있습니다. 무카이 오사무라는 일본 배우를 닮은 친구였는데 <고독한 미식가> 라는 먹방 시리즈에 그 배우가 별안간 등장하는 바람에 마음이 뒤숭숭해진 마당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라는 드라마까지 방영을 하는군요. 아, 물론 제가 예쁜 누나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 친구가 자기는 여자 얼굴 안본다고 했거든요. 천사같은 미소를 지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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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요즘 연애가 하고 싶어서, 어제 아르헨티나에 헤어짐을 고했습니다. 연애중인데 연애가 하고 싶으면 안되는 거잖아요. 물론 이유가 그 뿐만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헤어지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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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부탁으로 통역 일을 잠시 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쪽에 종사하는 영국인들과 앞으로 약 2주간 동행하고 함께 부산도 가게 됩니다. 예술쪽에는 문외한에 영국발음도 익숙치 않은데 걱정입니다. 영국 드라마나 영화 추천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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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신고는 틈틈히 하도록 하겠지만 아무래도 당분간은 제가 보고싶어도 참고 기다리셔야 합니다. (제발요) 시간과 체력 부족으로 포스팅하지 못한 것들을 일기장에 꾹꾹 눌러 담았는데, 이런 글 읽으면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히고 으깨져서 댓글 달기도 골때리더라고요. 자세한 내용을 물어봐주시면 돌아와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치웠냐는 질문 빼고 다 받습니다. 어어, 안받는다고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