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뭘까요?
2년 전 제 생일케익입니다. 그렇습니다. 아이 장난감이지요. 지금은 부품이 다 없어지고 메인 촛불도 떨어져 나갔지만..
그 날 아내는 바쁘게 이것 저것 요리를 하더군요. 미역국, 불고기, 잡채.. 점심에는 함께 쇼핑을 하면서 두툼한 옷도 한 벌 선물 받았습니다. 맛있는 점심도 먹고요. (당연히 생일 쿠폰으로 좀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아침에 다들 바빠 생일 메인 이벤트로 아이들과 둘러 앉아 저녁식사를 하는데 아내가 "어떡하지? 케익을 안 사왔네ㅠ"하면서 식탁에 장난감 케익을 올려 놓은 겁니다.
저 장난감이요, 지금은 없지만 딸기, 포도, 작은 촛불 등 완전체가 되면 나름 화려합니다. 메인 촛불을 누르면 생일 축하노래도 나옵니다. 거기에다가!! 가운데 센서가 달려있어 "후" 불면 노래가 멈추기까지!!
주방 불을 다 끄고 가운데 촛불을 눌러 나오는 노래에 맞춰 다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제가 후 불었더니 와 짝짝짝하면서 박수소리가 나오더군요 ㅠㅠ
정말 어처구니 없었지만 '뭐 생일 별거 있나'하는 생각으로 넘겼습니다.
제 생일 20일 뒤 아내 생일이었습니다. 미처 준비를 못 한 저도 부랴부랴 미역국을 끓여 아침 식사를 하고, 함께 나가 점심 식사를 하고... 선물을 준비 못해 현금으로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마음편히 여보 사고 싶은거 사!" 나름 멋지게 두툼한 봉투를 건내줬지만 성의가 없다며 서운해하면서 그 여파가 일주일을 가더군요. 전 파리바게뜨 케익도 샀는데! 내 생일날은 장난감케익이었는데!
왜 내 생일은 그냥 지나가면서 자기 생일날 좀 서운하게 지나갔다고 일주일을 고생해야 되는데!!! 제길슨 ㅠㅠ
올해 저의 생일날엔 진짜 케익이 올라왔습니다. 아내가 인터넷으로 핫케이크 만들기 세트를 구입해 아이들과 한 시간정도 조물닥거리며 즐겁게 만들더군요. 둘째가 다섯살이지만 세 돌을 막 지난터라 아직 지능이 많이 모자랍니다. 다행히 둘째가 케익을 쥐어 파기 전에 부랴부랴 초를 꽂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먹는데 아내가.. "아~ 핫케이크만들기 세트 이거 맛이 없네~"
ㅠㅠ 케익의 반도 못 먹고 음식물쓰레기로 처리했습니다. 이것은 저를 위한 케익이 아니라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그냥 작은 이벤트에 불과한 것이죠. 하..'생일 뭐 별거 있나'라는 생각으로 내색 안하고 넘겼습니다.
이제 아내 생일이 딱 일주일 남았습니다. 이번엔 아내를 위해 좀 준비를 하려는데 막막하군요. 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준비하는 생일이 즐거워야 한다지만 어디 그렇습니까. 현실이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