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포레치 / 안토니오 비바리니 / 15세기 / 고딕
수없이 많은 조각상들과 성화들을 만납니다. 사실 누가 누군지
구분도 안가고 이름은 라틴어나 그리스어로 써있으며, 혹은 이름조차
쓰여있지 않은 조각상을 보면 멍해지곤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조각상이구나 하면서 지나가는게 보통입니다.
사실 예전엔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유럽에서 가이드를 하고있으며,
카톨릭 신자다보니 공부를 안할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공부를
하고 어느정도 경험이 쌓이다보니 여행자들에게 최대한 간단하게
어떻게 말씀드릴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성당앞의 성상만 보더라도 꽤 많은 정보가 숨어있거든요
사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성상과 성화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전문적인 학문이기도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저는 여행자들을 위한
수준까지만 이야기 해보겟습니다.
서유럽, 로마 카톨릭 중심의 성상과 초기 기독교의 전통이 남아있는
정교회의 성화를 짧은 페이지에 이야기 한다는것이 꽤나 무리한
일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번글은 최대한 쉽고, 이해하기 쉽게
쓰는것에 목표를 두고 풀어볼까 합니다.
기독교의 정의 : 정교회 + 카톨릭 + 개신교를 합친 예수의 구원을 믿는 종교
먼저 성화, 성상에 관한 이야기를 할려면 당연히 기독교에 대해서
알아야겟지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구약성경의 아브라함, 모세,
솔로몬, 다윗을 공통적으로 인정합니다. 세종교는 아브라함에서 시작한
한뿌리를 가진 종교입니다. (그래서 사이가 아주 안좋지요)
특히 처음으로 하느님에게 십계명을 받은 "모세의 십계명" 이야기는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모세가 시나산에서 신에게 십계명을 받고 산밑으로
내려왔더니 그 사이에 유대인들이 금송아지를 숭배하고 있는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십계명이 적힌 석판을 부셔버린 이야기는 세종교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영화 십계 / 1956년작 / 블록버스터(?) / 모세의 빡친 얼굴에 주시할것
여호와(야훼)를 하느님으로 믿는 종교에서 모세가 받은 십계명은
신이 내려준 가장 중요한 율법입니다. 그런데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유대교의 십계명이 조금씩 다릅니다. 특히 타 종교들과 로마 카톨릭의
십계명이 다른데, 두번째 계명인 "우상 숭배"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이.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카톨릭)
이.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개신교, 예수회 장로교)
이. 너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든,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든, 땅 아래로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 그 모습을 본뜬 어떤 신상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너는 그것들을 경배하거나, 그것들을 섬기지 못한다. (정교회)
원래 아브라함이 시초인 종교에서 "우상숭배"는 최악의 행동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한때 로마와 유대인의 박해를 받아 백여명의
신자밖에 남지 않은 기독교가 살아남는 방법은 “공격적인 전도”
뿐이었습니다.
원래 로마인들은 “그리스 신화”를 믿으며 다신교를 기본적인 종교로
생각하며 종교를 중요시 하지 않는 삶을 살았습니다. "필요할때"만
신전에 들려서 제물을 바쳤습니다. 어찌보면 인간 중심의 종교입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절대자가 있으며, 선악의 잣대가 분명하여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킬수 있는
일신교로 몰리기 시작합니다. 기독교 이전 로마인들이 유대인으로 개종했던
이유가 그랬습니다.
가끔 하는 말인데, 최초의 막장 드라마는 그리스 신화입니다. 대한민국 아침 드라마는 애들 장난 정도입니다. 웬만하면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그리스 신화는 전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기독교인들이 대제라고 추앙해 마지 않는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로마제국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으로 기독교인들을
이용하기 위해 "니케아 공의회"등 기독교의 교리를 정리하고
기독교를 장려합니다. 당시에 성상, 성화는 글을 모르는 신자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되었지요
하지만 5세기초 “게르만족”들이 훈족의 등쌀에 못이겨 로마로
유입되었고, 로마의 기준으로 문화가 전무한 글을 전혀 모르는
야만인들을 개종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상”을
사용하고 서로마를 중심으로 "성상 제작"이 이루워지게 됩니다.
이후로 성상은 로마 대교구의 "큰돈줄"이 됩니다. 반면에
동로마에는 게르만족 같은 야만인들이 없었지요
대교구 : 기독교에는 다섯개의 중요한 대교구가 있었는데, 대교구는 로마, 콘스탄티노플, 시리아 안디옥,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다. 로마를 제외하곤 네곳이 지중해 동쪽에 있다.
콘스탄티노플 / 9세기 상상도 / 가운데 전차 경기장에 10만명이 입장
330년 “콘스탄티누스”는 기존의 낡고 오래된 로마를 버리고
새로운 제국의 수도로 자신의 이름을 딴 “콘스탄티노플”
(콘스탄티누스의 도시)를 잊혀진 도시인 비탄디온에 건설합니다.
수도가 천도하면서 기독교의 총본산이 콘스탄티노플로 이사하게
되고 로마는 대교구로서 남습니다.
원래 제국의 서쪽보다 동쪽이 경제와 문화가 훨씬 발달되었고
아예 테오도시우스 황제때에는, 서로마와 동로마가 분리됩니다.
그러면서 그리스어 지역인 동로마와 로마어 지역인 서로마는
지리적, 종교적, 경제적으로 멀어지게 됩니다. 사실 서로마는
버림 받은겁니다.
버림받은 서로마는 5세기말에 게르만족에 의해서 멸망하고 로마
제국은 동로마 중심으로 흘러가다가 7세기에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지중해의 동쪽에서 일어서면서, 그동안 당연했던 “성상과 성화"가
논란이 되기 시작합니다.
이슬람교에서는 신의 얼굴과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리지 않는다.
구약성서를 공유하는 이슬람교의 입장에서 기독교는 뿌리가 같지만
가는길이 다른 종교였습니다. 후발 주자였던 이슬람교는 기독교에 대해서
큰 적대감은 없었지만 “성상, 성화”는 이슬람 뿐만 아니라 유대교에서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종종 종교적인 논란이 되었습니다.
8세기 이슬람의 지적과 동로마의 식자층에서 시작된 기독교의
“성상파괴운동”은 콘스탄티노플 대교구와 종종 파워게임을
벌였던 황제에 의해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약 60년에 걸쳐
수많은 성상이 파괴되었고 이후에 또 한번을 포함해 두번의 대대적인
성상 파괴가 벌어졌습니다.
사실 두번다 정치적인 이유로 성상이 파괴되었습니다. 동로마
황제들과 콘스탄티노플 대주교는 서로 견제하는 사이였고 황제는
교회을 내리눌러 세금 제도를 개혁하고 싶었던 이유로 성상파괴를
시작하였습니다.
두차례의 성상파괴운동 이후에 벌어진 결과는 동로마의 성상
제작자들이 "서로마로 망명"했다는 것과 성상 제작을 막으려고
했던 동로마 황제와 실질적으로 성상이 필요했던 로마 대교구의
커다란 갈등이었습니다.
로마를 제외한 네곳의 대교구는 황제의 명에 따를수 밖에 없었지만
로마 대교구의 교황 “그레고리오 2세”는 떠오르는 이탈리아 북부의
강국인 롬바르드족을 이용해, 힘으로 황제의 명을 거절합니다.
서로마 교회와 동로마 교회의 최초의 분열이자 갈등입니다.
이후에 서로마였던 지금의 유럽은 로마 대교구의 영향으로 성상을
중요시하게 되고, 성상 파괴운동이 끝난 동로마 지역에서는 다시
성상과 성화를 제작하게 되었지만 교리 전달력이 좋은 성화위주로
성당을 꾸미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인해 로마 카톨릭 십계명의 두번째가 바뀌게 된겁니다. 이로인해 일부 기독교에서 "카톨릭은 성모 마리아를 믿는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카톨릭 신자의 입장으로 말씀드린다면, 믿는게 아니라 "예수님에게 기도를 잘 전달해주실꺼다."라는 의미로 성모님이나 성자들에게 기도를 합니다.
시에나 대성당 / 두치오 작 / 마에스타(장엄) / 고딕
기독교에는 수많은 성인들이 있습니다. 가톨릭의 역사가 짧은
대한민국에만 "103명의 순교 성인"이 있으니 전세계에는
수천명의 성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성인을 전부 구분한다는
것은 전문가라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성인들은 어느정도 정해져있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보기 쉬운 주요 성인들의 성화나 성상을
구분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겟습니다.
여러분이 유럽의 성당을 방문하였을때 가장 자주 볼수있는
성상은 바로 예수의 첫번째 제자인 “베드로”와 거의 사멸해가던
기독교를 일으켜 세운 “사도 바울”입니다.
이스탄불 코라성당 / 사도 바울(좌), 베드로(우)
베드로는 기독교에서 아주 중요한 사람입니다. 예수의 첫번째
제자였으며, 예수가 베드로에게 “천국의 문”을 맞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천국의 열쇠”를 항상 들고 있습니다.
로마의 교황은 베드로를 잇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국의 문"의 열쇠를 가졌다고 하는데, 후에 면죄부를 팔아 교회를 썩게하고 개신교가 분리되는 이유가 됩니다.
“사도 바울”은 기독교인이 박해받아 백명도 남지 않았을 시절,
기적을 체험하고 기독교인으로 돌변해, 기독교를 널리 전도한
사람입니다. 실제 예수의 제자는 아니었지만 기독교를 재정립하고,
신약성서의 상당수를 기록한 사람입니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이다.” 라는 말과 수많은 편지로
기독교인들을 독려한 바울의 상징은 “칼”과 "서한집"이 되겟습니다.
보통 베드로와 바울, 신약성서의 복음사가인 요한, 마태오, 마르코,
루가의 네명이 포함된 예수의 열두제자와 기독교에서 인기있었던
“치유의 14성인”들과 지역별로 유명했던 성인들이 성상으로
제작되었고
황제와 왕, 대주교, 교황들도 성상으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문맹이었던 일반 신자들을 위해 모자, 옷, 지팡이, 손에든
물건이나 동물을 상징으로 많은 성인들을 구분하였습니다.
프랑스 아를 성 트로핌 성당 / 복음사가의 상징인 성경을 들고 있는 독수리(요한), 천사(마태오), 사자(마르코), 소(루가), 가운데 앉은 예수는 세손가락으로 삼위일체를 나머지 두손가락으로는 예수는 인간이며, 신의 아들이라는 양성론을 나타낸다. 예수가 앉은 뒤쪽의 타원형은 천국의 문을 뜻한다.
이렇게 상징으로 구분이 가능한 성상들도 있지만 지역의 대주교나
교황, 황제들은 구분하기 어려운데, 아래의 그림과 글을 참조하면
거의 구분이 가능합니다.
이런 지팡이를 들고 있으면 주교 이상이나 교황입니다.
머리위의 후광(성인), 십자가가 있는 왕관과 한손에는 칼(왕권), 한손에는 대주교 지팡이(대주교) / 기독교를 받아들인 헝가리의 첫번째 왕이자 성인인 스테판 1세(이슈트반)
십자가 위에 가로로 막대가 하나 더있으면 대주교 십자가, 두개가
있으면 교황을 의미하는 십자가입니다. 칼을 들고 십자가가 달린
왕관을 쓴 사람들은 보통 기독교를 받아들이거나 기독교에 영향을
끼친 왕이나 황제입니다.
아래 표를 보면 주요 성인들의 상징을 알수 있습니다.
성상이나 성화에서 손에 성당이나, 성곽, 도시를 들고 있는 사람은
손에 들고 있는것을 예수에게 봉헌한다는 의미이며, 성인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성 비투스 / 광대, 댄서, 간질병의 수호성인 /
허브(풀), 약병, 호리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치유의 수호성인"
들인데, 그중 기독교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비투스(Vitus), 바르바라
(Barbara), 블라이세(Blaise), 카탈리나(Catherine Of Alexadria)
등은 중세의 아픈 기독교인에게 인기가 많아 그들의 이름을 딴 많은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중세인들에게 성인의 유골이 모셔져있는 성당은 큰 인기였습니다. 대표적으로 베네치아 성 마르코 성당에 있는 마르코의 유해는 이슬람 지역인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는데, 베네치아의 상인들이 돼지고기 사이에 넣어 훔쳐왔다고 합니다. 기독교인에게 예수의 제자인 마르코의 유해를 보는것은 성지순례와 같은 의미로 베네치아가 발전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늘은 성상과 성화의 역사와 구분법에 대한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사실 오늘 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더담고 싶었지만
능력이 모자라 다음에 이어서 말씀드리도록 하겟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