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밥주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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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밥을 주고 있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처음 봤을때는 작은 새끼고양이를 몇마리 달고 다녔는데 어느새 한두마리 없어지더니 딱 한마리만 남게 되었죠.
마지막 한마리 조차도 성체가 되니 이놈이 쫓아내고, 후들겨 패더니 결국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더군요.
강제로 독립을 당한거죠. 그래도 얼마전에 그 마지막 새끼 고양이가 안죽고 무사히 인사하러 왔길래 사료 한 그릇 먹이고 보냈습니다.

다시 어미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 후로도 이놈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새끼를 낳았고, 그들도 한두마리씩 안보이더니 또 다시 혼자 남아있습니다.
혼밥을 하고 있네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영상들을 가끔 보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소위 '캣맘','캣파파'들에게 길고양이들이 너도나도 달라붙어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저는 그게 너무 부러웠습니다 . 밥을 줘서 고맙다고 온갖 애교를 부리고 비비고 핥고, 쥐도 잡아다주고 양말도 훔쳐 오고 하던데, 얻어 먹은지가 내일 모레면 3년째되는 이놈은 뻔뻔스럽게도 3미터 정도 떨어져서 빼액빼액 쉰소리만 질러댑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 없지만 밥이 없으면 왜 안가져왔냐고 소리를 지르고, 밥을 가져가면 이제 너는 가보라고 소리를 지르는것 같습니다.

만져보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습니다.
밥을 준지 반년쯤 되었을 때 이제 안면을 텄으니 손에 간식을 들고 유인을 해 먹는사이 쓰다듬으면 된다라는 계획을 세우고 양고기로 유혹하니 생각대로 다가와 주긴 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입이 아닌 손으로 간식을 낚아채 가려고 했고 냥냥 펀치가 제 손가락에 박혔습니다.
저놈도 그렇고 서로 예상 못했던 일이라 깜짝 놀랐는데 이게 빠지지도 않아서 의도치 않게 고양이와 악수만 몇 초 나눴습니다.
서로 빼려고 손을 흔들고.....

의도와 다른 스킨쉽 후 사이가 더 어색해졌고 관계는 그냥 밥주는 사람 밥얻어 먹는 고양이가 되었네요.
10년을 줘도 이 고양이가 저한테 와서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기대 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악수한 이후로 만지려고 시도도 안하고 있구요.
철저히 사람을 이용해 먹으려고만 하는 나쁜 놈입니다.
그래도 밥은 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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