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리 이야기 - 올드 바이크 커스텀

socoban(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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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nda Benly CD50

벤리는 군대있을 때 타고 싶었던 바이크였습니다. 바이크에 대해 관심은 없었지만 자유가 없던 군바리 시절이기 때문에 바이크는 자유를 의미하는 매개체였던 것 같습니다. 제대하고 10년 지난 어느 날.

문득 벤리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어디서 사야하는지 몰랐던 초보자 답게 중고 로운 평화 나라로 접속하며 빙구 테크트리를 타게 됩니다. 이 세계의 뉴비 답게 가장 맛이간 제품을 알차게도 골라 구입을 했고, 기대에 부흥하듯 판매한 아저씨는 호방하게 잠수를 타버렸습니다!

구입을 하고 몇일이 지나고 보니 기름 탱크가 썩어있어 기름이 줄줄 세고 있었습니다. 판매자는 연락을 안받지, 클래식 바이크라 부품을 어디서 판매하는지도 모르지. 헬 게이트 손잡이를 잡고 돌리는 심정이였습니다.

결국 중고 나라에서 다른 벤리를 팔고 있었던 판매자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자초 지정을 잘 이야기하고 탱크를 구할 수 없겠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판매자는 흥쾌히 가지고 오라고 말해 아닌 밤중 오밤 중에 끌고 갔습니다. 그때 다음 카페의 올드 바이크 매니아를 소개 받았고 저의 커스텀 라이프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클래식 바이크의 복고풍 디자인은 지금봐도 무척 매력적입니다.그 옛날에 이런 오토바이를 만들었다니 멋을 좀 알았던 것 같습니다. 클래식이라는 말 답게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모델이 많아 다양한 루트로 부품을 구하고, 스스로 수리하면서 타야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낡은 바이크를 멋지게 되살렸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되살린 모델은 상당히 유니크하기 때문에 매니아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오토바이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오토바이 샵에서 빙구 마냥 틈틈히 눈탱이 맞으면서 다니다 보니 이 세계는 양아치들 밖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직업을 사랑하다면 그러지 않겠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샵에서도 고치지 못한 것을 무지에서 시작한 제가 고쳐서 타고 다녔습니다. 그러니 이제 막 올드 바이크 커스텀을 시작하려는 분은 스스로 고치는 법을 알아가는게 여러분의 주머니 사정과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재대로 해보자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페와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면서 공부했고, 카브레타가 뭔지, 머플러가 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커스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오토바이의 원료는 기름인 것 처럼, 커스텀의 원료는 돈이라는 사실은 너무 늦게 알게됩니다.


▲ 시티백 엔진으로 커스텀 한다고 엔진을 물로 딱질 않나..


▲ 나를 막을 자 누구냐!

카페에서 이것저것 물어가며, 만져가며, 부품 구하며 하다보니 재미있는 과정이였습니다. 작게는 손잡이 바꾸는 것부터, 크게는 프론트 디스크 브레이크까지. 포스팅하려고 예전 사진을 찾다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일단 이거 판 그 아저씨 아구창 날리고, 내 자신도 일찌감치 멱살을 잡아야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진짜 다 추억입니다. 하하.

일본 옥션과 중국의 타오바오를 오가며 부품들을 하나씩 모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벤리는 나날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언더본 엔진이 들어가는 바이크는 여전히 인기가 높은 모델이기 때문에 부품을 구하기는 생각 만큼 어렵지 않았습니다.


▲ 프런트 결합한다고 오토바이를 눕히질 않나.


▲ 그래도 할수록 재미있고 (자기합리화 가동중) 오토바이가 예뻐져서 만족했습니다.


▲ 그 와중에 예쁨.

커스텀을 하고 처음 밤바리를 다녀왔을 때의 그 재미란.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한산한 새벽 길을 질주하는 그 맛은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벤리를 구입해 제대로 고쳐서 탄 게 6개월 만이었으니.. 진짜 미련했네요.


▲ 처음 밤바리 하던 날. 여긴 왕십리 살곶이 다리.

이렇게 고치고 보니 다음 목표는 장거리 여행이였습니다. 바로 포켓몬의 고장이자 군 생활을 했던 속초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군 생활했던 곳이라 싫었지 지금 가보니 꽤 괜찮은 여행지였습니다. 그 시절엔 벤리를 타고 싶었고, 지금의 난 벤리를 타고 그 곳에 간다. 두두둥.


▲ 장장 5시간이나 걸리는 길을 부지런히 갔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 액션 캠 죄다 아래로 찍어서 그나마 건진 바닥 영상.

이렇게 벤리 커스텀은 끝날까 싶었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몇 달 뒤 이베이에서 고래 탱크 구입.


▲ 비쥬얼 미쳤네요.

처음 가지고 왔을 때와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vs


지금 살고 있는 집에는 몇 달전에 이사를 왔습니다. 즐거운 벤리 라이프를 즐길 시간도 없이 무척 할 일이 많아졌어 집 앞에 주차방치를 해 두었는데 그때까진 몰랐습니다. 그곳은 바로 이 마을 주차 전쟁의 핫 플레이스였다는 사실을.. 이사 오고 한 달도 안된 시점에 제 벤리는 끌어지고, 치워지고, 넘어져 여기저기 다양하게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또 다시 돈 버리고, 시간 버리는 커스텀이라는 쾌속 열차 위에 몸을 실어버립니다.


▲ 깔깔 즐거워


▲ 깔깔


▲ 정신을 차려보니 자꾸 외국에서 박스가...

여기까지가 나의 벤리 이야기입니다.
봄이 오면 여행이라도 떠나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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