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촌누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누나의 중2짜리 아들, 그러니까 저의 조카가 가출한지 2일째라고요.
(조카를 A라고 칭하겠습니다.)
공부는 적성에 맞지 않고 체육쪽으로 가고싶다는 조카와 외고는 못가도 일반고등학교 정도는 가라는 누나의 의견대립이 격해젔고 집을 나갔다는 것입니다.
긴 이야기를 다 듣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딱 누나랑 똑같네. 누나도 공부 못했자나."
저는 지금의 교육시스템이 천재들을 죽이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뱃속에서 나올때 각자의 재능(talent)을 가지고 나옵니다. 누구는 말을 잘하는 재능, 잘 가르치는 재능, 노래를 잘하는 재능, 멀리뛰기를 잘하는 재능, 수학을 잘하는 재능, 문학적 재능, 설득을 잘하는 재능, 미각이 뛰어난 재능, 그림을 잘그리는 재능, 길을 잘찾는 재능, 균형감각이 뛰어난 재능, 말을 잘하는 재능, 남을 돕는 재능 등등
모두가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두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신의 재능과 상관없이 오직 1가지로만 평가받게되죠. '공부'
학창시철 이 '공부'를 잘하면 뛰어난 아이가 되고 이 '공부'를 못하면 부족한 아이가 됩니다.
각자 잘하는것이 다른데 말이에요.
스피드스케이팅을 잘하는 이승훈 선수, 그리고 컬링을 잘하는 김영미선수를 스키점프로 평가한다면 이들의 기분은 어떨까요?
'내가 잘하는 것은 이것이 아닌데..'
사회적으로도 재능낭비가 되는것이겠죠.
속상해하는 누나의 편을 들어주고 싶었지만 그간 누나의 행동을 잘알기에 A의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A는 누나의 분신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사람이야. 누나가 가지고 싶은걸 넣는다고 누나가 가지고 싶은게 나오는게 아니라고, A는 지금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시기야. 어떤 재능으로 어떻게 살지를 말이야."
그리고나서 조카에게 문자한통 했습니다. 밥이나 먹고가라고.
2시간뒤에 저희집에 오더니 라면이 먹고싶다고 해서 끓여줬습니다. 진로이야기나 누나랑 싸운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학교친구들이야기 이성친구 이야기, 게임이야기 등등만 했습니다. 그리고 집가는길에 용돈을 쥐어주며 안아줬습니다.
"너는 너무도 소중하다고. 지금은 니 인생에 대해 공부하는 시기라고. 학교공부가 싫으면 그것만 공부해도 된다고."
사랑하는 A야. 고민많고 힘들겠지만 걱정마.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증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