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를 하던 키워드가 있었다.
바로 '필리핀 성폭행'이다. 무슨일인가 싶어 많은 사람들이 눌러보았을 것이다.
무슨내용인가 하면 유명배우 A씨의 아내인 B씨가 필리핀에서 지인 C씨로부터 성폭행(강간미수) 피해를 입었다.
가해자 C씨는 자녀의 영어 교육을 위해 딸과 함께 필리핀에서 거주 중이던 A씨의 아내 B씨에게 성폭행(강간미수)를 시도, 실패 후 경찰에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고 성폭행(강간미수)혐의로 실형을 받은 C씨가 A씨의 20년지기로 필리핀에서 A씨의 가족을 돌본 것이 알려진 것이다.
각종 매체와 SNS에서는 이를 두고 각종 추측성 기사와 이니셜, 구체적인 묘사를 하고 있다. 피해자 측에서는 "기사에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의 보도나 억측, 악의적 확대가 있다면 강력하게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이름 빼고 모든 것이 밝혀진 상태이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에만 가도 다양한 추측성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공인, 특히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번 필리핀 성폭행 사건만 해도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고있는 피해자에게, 각종 추측성 댓글, 상세한 묘사등으로 한번 더 상처를 주고 있다.
오늘은 '디스패치'를 통해 이러한 연예인 사생활 침해문제를 다루어 보려고 한다.
디스패치(Dispatch)는 영어로 <보내다> <발송하다> <파견하다> 의 의미로 새로운 뉴스를. 전달하는 언론사에 딱 맞는 단어이다 <신속히 해치우다, 처리하다> 의 의미도 담겨있어서 취재현장에서 결코 잊으면 안 될 진리가 제호에 담겨있다.
디스패치는 영국의 대중지와 할리우드의 연예매체를 동경하던 기자들에 의해 2010년 12월 29일 설립되었다. 그들은 이니셜을 남발하는 기사나 추측성 기사가 아닌 팩트를 추구하는 이른바 ‘파파라치식 보도’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연예뉴스에 ‘탐사보도’의 정신을 충실히 접목시키고자 노력해 수많은 특종이 밤샘과 잠복 그리고 기자들의 열정이 융화돼 만들어졌다. 디스패치 설립 이후 매년 1월1일 연례행사처럼 스캔들 특종을 내보냈다. 대중이 연예계의 제일 궁금해하는 부분을 핵심적으로 공략하여 보도해왔다. 보도 시의 디스패치는 "집 안을 찍지 않는다, 공공장소에 해당하는 야외에서만 찍는다, 불륜은 취재하지 않는다, 연예인을 무리하게 따라가지 않는다, 미성년자 아이돌은 찍지 않는다"와 같은 원칙을 정해놓고 있다. 디스패치는 독자들의 신뢰가 높은 대한민국의 인터넷 연예 전문 언론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에 디스패치라고만 검색해도 수많은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나와있다.
디스패치가 가져온 ‘파파라치식 보도’는 옐로우 저널리즘(원시적 본능을 자극하고, 흥미본위의 보도를 함으로써 선정주의적 경향을 띠는 저널리즘)을 기반한 보도 방식이다. 디스패치는 ‘뉴스는 팩트다’라는 슬로건 하에 주로 톱스타들의 사생활을 취재함으로써 대중들의 흥미를 자극하여 인기를 얻는다. 이러한 취재 방식은 논란이 되고 있으나 디스패치는 톱스타라면 이런 취재를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생활 취재는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대중의 관심으로 많은 것을 누리기’ 때문에 파파라치 취재는 당연하며, 관심이 줄어든다면 취재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다. 디스패치가 보여주는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은 과도한 면이 있다. 연예인도 직업을 벗어나면 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완전히 대중들의 시선 위에 놓여져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알권리를 호명하며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행해지는 사생활 파헤치기 보도는 대중들의 알 권리라는 미명하에 특정 일반인도 그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이렇게 파헤쳐지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자꾸만 대중들이 욕구하게 만들고, 이런 경향의 일상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많은 연예 신문사들이 있지만 디스패치는 항상 특종으로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그들의 보도는 신선하고 독보적이었지만 그 뒤에는 사생활침해라는 문제가 숨어 있다. 그들은 신선한 소재를 보도하기 위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사생활을 서슴지 않게 침해하고 심지어 그 행동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의 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취재 방식은 논란이 되고 있다. 다른 신문사와의 차별성을 취재 방법에 두고 있는 이 신문사의 취재방식이 과연 옳은 방식인지 알아보려고 한다.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어떠한 논란이 있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2014년 3월 디스패치가 우리나라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아이스하키선수인 김원중 선수의 열애설을 보도한다. 이 기사는 김연아 선수가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은퇴한 직후 보도되었다. 이 기사를 시작으로 디스패치는 당시 김연아 선수가 찍고 있던 광고의 광고주에게 이와 관련된 동영상도 유포한다. 이후 이 동영상은 무단으로 유포되었고 디스패치에서 보도된 기사가 추측성 보도로 확산되면서 김연아 선수와 김원중 선수에 대한 루머와 악성 댓글이 넘쳐났다. 결국 김연아 선수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에서 법적 대응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디스패치의 입장은 당당한다. 자신들의 보도와 관련으로 법적으로 책임을 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으나 자신들의 기자로 인한 2차, 3차 피해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자신들의 취재방식이 호불호가 나뉘는 것은 알지만 현재 취재방식을 대신할 다른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동영상은 사진의 연속 촬영 분에 마지막에 인사하는 것만 추가했을 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카메라를 피해 뛰어가는 모습이는 연예인 이기전에 한 '사람'이 보이는가
2016년 8월 디스패치는 또 하나의 열애설을 보도한다. 바로 대세 아이돌인 AOA의 멤버 설현과 블락비의 멤버 지코의 열애설이다. 당시 디스패치가 쓴 기사 속 설현은 모두 비슷하다. 밤에 몸에 붙는 짧은 원피스를 입고 마스크와 모자를 이용하여 얼굴을 가린 후 남자친구인 지코의 집으로 뛰어가는 모습이었다. 또한 디스패치는 그 사진들에 ‘지코 만나러’ 라는 글을 넣었고 이 기사는 2차, 3차로 배포되면서 많은 악성 댓글을 조장한다. 기사가 보도되고 1달 후 두 사람은 이별을 하게 되었다. 보도된 후 1달 만에 결별을 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설현이 찍힌 모든 사진들이 카메라를 피해 뛰어다니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을 통해 디스패치는 또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살핀 두 사례처럼 디스패치의 보도는 항상 논란이 되고 있다. 신선하기도 하지만 심각하게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디스패치는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있다. 앞서 본 김연아 선수 사례에서는 디스패치가 열애사실 보도를 위해 6개월 동안 수십 명의 기자들이 잠복취재를 한다고 밝혔다. 김연아 선수 뿐만 아니라 보통 디스패치가 취재할 때 그룹으로 만들어 24시간 잠복취재를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고 모든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을 시기여서 더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디스패치는 사진이 없으면 인정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오보가 되기 때문에 팩트를 위해 사진은 중요하고 대상이 김연아 선수인 만큼 신중하게 취재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는 공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취재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공인의 사생활이 침해 받는 것이 정당한 일인지 우리나라 사생활에 관련된 법을 통해 알아보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의 사생활에 대해 어떻게 보호하고 있을까? 주거의 자유가 국민을 ‘공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국민을 ‘내용적(內容的)’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헌법 제 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이는 인격권의 일종이며, 자유권과 청구권을 갖는다
디스패치는 공인이면 사생활 침해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옳은 주장이 아니다. 그 이유는 사생활과 공생활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첫째로는 ‘공적 인물 이론’이다. 공적 인물 이론이란 이른바 유명인사, 예를 들어 연예인, 정치인, 운동선수 등등 이들의 사생활이 공적인 관심사가 되어 이미 공공이익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어 사생활의 영역을 무제한적으로 주장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공적 인물이란 사회적으로 널리 명성을 얻거나, 스스로 공론의 장에 자발적으로 관련된 자로서 그에 대한 비판과 품평은 표현의 자유에 의해 널리 보장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적 이슈가 늘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국민의 질타를 받은 강호순 같은 범죄자들 또한 공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이 때 공익이론이 나온다. 공익이론이란 범죄자 등은 그들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의 이익에 속하기 때문에 보호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더 살펴보자면, 사생활 침해 정도의 수인의무이다. 이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침해는 사생활 침해의 의도와 어느 정도 객관적인 침해의 진지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의 의도가 없는 가벼운 사생활 침해의 결과에 대해서는 이를 수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본이 되는 법률에 의한 제한이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도 공공이익을 위해서 필요불가피한 경우에 법률에 의해서 제한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제한은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조항에 따라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앞에서 사생활 법에서 봤듯이 원칙적으로 개인의 사적인 정보는 본인의 동의 없이 함부로 공개해서는 안된다. 프라이버시 침해가 되기 때문이다. 보도를 통해 개인의 사생활이 공개될 경우, 비록 그 내용이 허위가 아닐지라도 언론사는 민사상 손해배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공적 인물, 즉 공인의 경우에는 다르다. 공인의 사생활은 공중의 정당한 알 권리의 범위에 속하는 한, 일반인에 비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제한된다. 문제는 과연 누가 공인인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인은 그렇게 간단명료하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개념이기 때문에 과연 누가 공인인지, 연예인이 공인에 속하는지 여부는 법원이 내리는 판단을 잣대이자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물론 연예인의 사생활이라고 해서 모두 여과 없이 대중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고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의 대상이 되는 범위에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지, 가장 내밀한 영역의 사생활은 아무리 연예인의 그것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공개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디스패치가 연예 관련 팩트를 전달 매체이기는 하지만, 취재방식에 있어서는 사생활을 침해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논란이 된다. 연예인도 사람이고 사생활이 있기 마련인데, 디스패치는 연예인이라는 걸, 국민의 알권리를 핑계로 삼아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사진을 찍어 언론에 퍼트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스패치는 취재 원칙을 가지고 있고, 증거를 가지고 기사를 쓰기 위해 무분별한 취재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잠복취재가 정당화 되지는 않는다. 또한 디스패치는 톱스타가 어느 정도의 사생활 노출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지켜져야 한다.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정보는 첫째, 주권자인 국민이 국정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 둘째 국민이 사회인으로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문화적인 현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 셋째 국민이 인경상 자기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보이다. 하지만 연예인의 사생활은 이 세가지 중 해당되는 정보가 아니다. 설령 디스패치의 입장에서 톱스타에 대한 정보가 국민이 사회인으로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문화적인 현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정보라고 생각하여 연예인의 사생활을 보도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헌법 제 17조인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 받지 아니한다’ 에 따라 톱스타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는 없다.
연예인은 공인 이전에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들이 연예인이라고 해서 사생활이 침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사생활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연예인이라고 해서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개인적인 모습까지 공개해야 할 이유는 없다. 너도나도 추측성 글을 쓰다가 반박 보도가 나오면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무죄를 주장하는 보도 패턴 속에서,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고 나오는 <디스패치>의 방식은 일견 기자 윤리에 충실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취재와 팩트가 중요하다는 깨달음보다는, 팩트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기괴한 면죄부로 변질됐다. 연예인들의 일정한 부분은 보호해주는 선에서 팩트를 전달하는 매체로 성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