貧居鬧市無相識
빈거요식무상식
富家深山有遠親
부가심산유원친
人義盡從貧處斷
인의진종빈처단
世情偏向有錢家
세정편향유전가
돈없이 살면 시끄럽고 복잡한 시장 가운데 살아도 아는 사람이 없고
돈 있게 살면 산골짜기에 살아도 먼데 친구까지 찾아온다
사람이 온 마음을 쏟아 모시려 해도 세상의 인심은 돈 있는 곳으로 향한다
살생은 삼가야 하지만 먹지 않고는 살 수 없 듯,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는 것은 피해야겠으나 신경증적으로 멀리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다. 육체를 뒤집어 쓰고 살고 있는 이상 물질적인 것을 천시할 수만은 없다. 지나친 빈곤은 마음의 안정을 좀 먹는 병이기도 하다. 적당한 재력은 그 자체로 덕성이기도 하다. 세상의 인심을 다 가질만큼의 돈을 가질 필요는 없겠으나, 가난 때문에 인심을 잃는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