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잡식-004] 별을 보러 갈 때 준비할 것

sintai(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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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얕은 배움과 잡스러운 지식의 sintai@sintai 입니다.
오늘은 별 보러 갈 때 꼭 챙겨야 할 준비물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1. 성도
그냥 별의 위치를 그려둔 지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그냥 별 많은거 보러 가실 분은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저 별자리가 뭔지, 저 별의 이름이 뭔지 모르고, 별을 몇 시간씩 보는 행위는 아주 격하게 지루한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미리 집에서 공부 좀 해가고, 현장에서 그 별을 찾아보면 훨씬 즐거운 관측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image.png
이런 성도를 프린트해서 현장에서 붉은색 랜턴을 비추어가면서 확인했었지만,
역시 21세기의 기술발전은 눈부십니다-ㅅ-
어플을 쓰시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구글 별 지도(Sky Map)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증강현실을 지원하기 때문에 모르는 별자리에다 갖다 대기만 하면 무슨 별자리인지 알려줘요. 특별히 구글 별 지도를 사용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공짜라서 쓰는거에요-ㅅ- 좀 더 고수가 되어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그때는 보다 좋은 기능을 많이 가진 유료 어플리케이션을 하나 지르시고, 일단 우리는 다 초보니까 최대한 싼 걸로 접근합시다.

2. 달 위상 확인
기본 of 기본입니다. 보름달이 휘영청 뜨면 은하수여 안녕~ 저는 주로 '달의 위상" 어플로 확인하는데 달 위상은 필드에서 자주 확인하는게 아니니, 굳이 어플을 설치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물론 월출-월몰 시간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있으면 편하기는 합니다. 역시 무료라서 쓰는 거고 여기에 돈을 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확인했더니 오늘 뜨는 달이 반달 이상이다, 그러면 그냥 안가시는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최소한 달이 보름달 대비 25% 미만일때 가시는게 좋습니다.
달이 완전히 없는 걸 이라고 하고 완전히 보름달이 된 것을 이라고 하는데, 달 위상 확인도 안하고 무작정 좋다고 천문대에 갔다가 그 날 달이 이면 그 날 관측은 하는 거에요. 그것도 아주 폭하는 겁니다.

3. 한반도 위성사진
날씨 역시 중요합니다. 구름 껴있으면 말짱 꽝이죠. 저는 당일날 꼭 위성사진을 확인해서 관측 현장이 어떤지 개략적으로 확인해봅니다. 그런데 날씨는... 어차피 불확실한 미래를 대충 예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올 예정이 아니면, 그냥 출발하기도 합니다-ㅅ-

4. 미세먼지
저는 봄철에는 잘 안나갑니다. 강원도 쪽은 미세먼지가 수도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덜하기는 합니다만, 이것도 역시 랜덤 성향이 강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미세먼지는 시계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칩니다.
별 가만히 놔둬도 어디 도망가지 않는데 굳이 미세먼지 먹으면서 건강해치면서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봄에 가시는 분들은 맑은 날 골라서 잘 다녀오세요.

5. 에티켓

엄청나게 중요한데 평소에 별보러 다니지 않는 분들은 당연히 잘 모르시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왜 그.. 고양이 눈이 불빛에 따라 동공이 열렸다 닫혔다 하잖아요? 사람 눈도 동일하게 움직입니다. 문제는 사람 눈이 고양이 눈처럼 그렇게 급격하게 변화하지를 못해요. 그래서 별보는 분들은 일부러 어둠 속에서 눈을 적응시킵니다. 암적응이라고 하는데 어둠에 적응이 되면 동공이 확장되어서, 보다 어두운 별까지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석달 넉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그믐달 + 맑은 날씨 + 주말 이라는 환상의 기회가 왔어요.
천체 관측 동아리 분들이 두근두근하면서(안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진짜 이런 분들 있습니다) 망원경, 적도의, 어떤 분들은 카메라에, 심하면 천체촬영용 CCD에 CCD 컨트롤 노트북, 긴 시간 촬영을 도와줄 차량용 배터리-ㅅ-!! 까지 몇십 킬로그램 되는 짐을 바리바리 싸서 현장에서 짐을 풀고 세팅합니다.
너무나 좋은 하늘에 감탄하며 관측이 시작되었죠.
그런데 갑자기 밤 11시에 평소 별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관광객분들이 어두운 천문대 근처에서 운전하기가 힘드니, 상향등까지 켜고 주차장에 진입합니다.
갑자기 나타난 쌍라이트 차량 때문에 암적응이 다 깨집니다.
몰라서 그러는 걸 아니까 화는 못내는데, "라이트 좀 빨리 꺼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말투에 짜증이 확 묻어납니다.

좀 깊게 별을 보는 분들이 방문하는 천문대 또는 관측지에서 일어나는 풍경입니다...
관측지 진입 시에는 미등으로 운행하는 것이 기본 에티켓이며, 미등으로 진입이 어려울 경우에는 양해를 구하시는게 좋습니다. 좀 기다리시더라도 일몰 시간 전후에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는 걸 가장 추천드리기는 합니다.

6. 언제 갈 것인가
처음 보러 가신다면... 저는 늦여름~초가을을 추천드립니다.
일단 안 추워요. 천문대가 산에 있어서 모기에게 가벼운 헌혈 정도는 해주겠지만, 추운 것 보다는 낫습니다.
늦봄 정도만 되어도 밤늦게 산에서 3-4시간씩 있으면 정말 엄청나게 춥습니다. 군필자 분들은 공감하시겠지요.
그리고 여름 하늘이 겨울 하늘에 비해 별이 훨씬 많이 보입니다.
겨울은 밝고 큰 별이 많고, 여름은 잔 별들이 엄청나게 많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은하수가 있습니다.
은하수라는게 사실 사진처럼 선명하고 밝게 보이지는 않아요. 희뿌연 구름 같은게 강처럼 뻗어있는 것이죠. 그래도 은하수와 그 주변의 작은 별들 무리는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날씨 좋을때 가셔서 카메라+삼각대만 있으면 프로 사진가처럼 멋있는 사진은 아닐지라도, 기억에 남는 은하수 사진 한 장 건져오는 것,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https://steemkr.com/kr/@sintai/5qfxri
초여름에 가면 은하수가 새벽녘이나 되어야 올라오기 때문에 좀 지루할 수 있습니다. 그냥 날 새고 넉넉히 오신다고 하면 별 상관없구요 ㅎㅎ

7. 어디로 갈 것인가
별 관측지라는 키워드로 구글링 하시면 꽤 많은 곳이 나올 겁니다. 한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 빠른 속도로 별 관측지가 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노지에 있는 유명 관측지는 처음 별보시는 분들께는 권해드리기가 힘듭니다. 비용이 좀 들더라도 천문대를 방문하시는게 훨씬 좋다고 봐요. 망원경으로 유명한 성단이나 행성도 한 번씩 보고, 무엇보다 데이트 코스로 가시는 분들... 화장실도 없는 노지에 갔다가 마지막 데이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8. 자가용
어휴. 중요한 걸 빠뜨릴 뻔 했네요.
제가 처음 혼자 관측갈 때 여행 겸... 해서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걸어서 10Km 정도 카메라 메고 야간 행군을 했습죠... 근처에 여관이나 그런거 하나쯤은 있겠지... 했는데
없더군요-ㅅ-
그날 제가 30Km 정도 안되게 걸은 것 같은데
비가 살짝 오던 날이었습니다. 아직 쌀쌀한 늦봄이었는데 비가 좀 더 왔으면 이 글을 못쓰고 있었을 겁니다-ㅅ-
지난 일이니 농담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그 당시 상황은 전혀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자가용은 너무너무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비박을 즐기는 분들이 아니라면 꼭 가져가셔야 합니다. 차가 없으면 친구를 꼬시던 뭘 하던 꼭 가져갑시다.

9. 외투
겨울은 당연하고, 여름철 관측이어도 바람막이 하나 쯤은 챙겨두시는게 좋습니다. 특히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에 가시는 분들은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가져가 보세요. 추위에 대한 내성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가져가세요 라고 말씀은 못드리지만서도, 처음 가실 때 부실한 준비 때문에 개고생을 하시면 마지막 관측이 될 수도 있습니다-ㅅ-
핫팩도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겨울에 쓰면서 여름에 가라고 하니 좀 그렇지만-ㅅ-
기억했다가 나중에 잘 써먹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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