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은 대체로 내 통제 가능 범위를 벗어난 곳을 향한다.
따라서, 불안감이 적은, 대담한 사람이란 통제 가능 범위가 넓은 사람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이제 막 걸음을 뗀 아이에겐 걷는다는 것은 불안감을 일으키는
행위 중 하나이다. 그 아이가 더 성장하여 다리에 힘이 붙게 되면 걷는 행위는
더 이상 그 아이에게 불안감을 유발시키지 않는다. 담대함이 생긴 것이다.
불안감은 보이지 않는 감옥과도 같다. 해야하거나 하고 싶은 것을 하거나,
가야하거나 가고 싶은 곳을 가는 행위를 억제한다. 」
「영화 '더기버'를 보았다. 인상적인 몇 장면 중 하나.
줄곧 흑백으로 이어져오던 장면들이 순식간에 석양에 물든 하늘과
그 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를 품은 장면으로 넘어갈 때,
나는 새삼 그동안 흑백 장면에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던 답답함
내지는 불편함이 통쾌하리만치 해갈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감탄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살면서 당연하다고 받아드리며 겪어 온 것들은 새로운 해방구가
내가 손을 뻗으면 닿을 곳에 있었던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