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착 달라붙어서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 감기.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드디어 의원에 갈 생각을 한다.
점심을 챙겨 먹고 예약 전화를 거니 예약은 따로 받지 않으며
곧 점심 식사 시간이니 나중에 오란다.
다소 퉁명스럽거나 치기 어린 말투.
찾아가서 인상을 파악해보리라 생각하며
우선 평소 한적한, 즐겨가는 카페로 향한다.
카페의 2층에 앉으면 바로 옆에 위치한 경찰서가 내려다보인다.
가만히 앉아 시선을 던지면 사람들과 경찰차의 왕래를 볼 수 있다.
그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이런 저런 사연을 만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의원가기 전까지의 시간을 채울 겸
노트북을 꺼내 '덱스터'를 틀고 보니
눈 앞의 풍경과 사뭇 잘 어울린다.
한 가수의 노래가 연달아 흘러나온다.
아마도 카페 알바생의 취향이 반영이 된 듯하다.
평소에 한산하던 카페가 왁자지껄 말소리로 가득하다.
저 편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신 아주머니들.
음절이 명확히 구분되어 전해지지는 않고, 뭉개진 채 귀에 들려왔지만,
따뜻함과 정이 느껴지는 말소리였다.
시간에 맞춰 의원을 찾았다.
데스크엔 두 명의 간호사가 앉아있었다.
대번에 전화기 건너편 주인공을 알아낼 수 있었다.
순서가 되어 진찰실로 들어간다.
증상을 말하고, 입을 쫘악 벌린다.
내시경에 찍힌 나의 입 속.
통통하게 부어오른 인두 부분을 가리키며
의사 선생님께서 이런 저런 처방을 해주신다.
의원을 나와서 일반적으로 그렇듯
그 건물 일층에 있을법한 약국을 찾아간다.
역시 있는 약국에 들러 처방전을 내밀고 약을 받는다.
약사의 헤어에 젤인지 무스인지 스프레인지 모를 것이
잔뜩 발려있다.
퇴근 후에 라틴 댄스 강습이 있는건지
원래 추구하는 스타일의 방향이 그런건지
마침 늦잠을 자서 미처 감지 못한 머리를 커버하려는 노력의 흔적인지
묻고 싶었지만 걸걸한 목소리로 인사하며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