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나의 할아버지 이야기

shong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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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숑이입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을 맞아 저에게 특별한 사람인 저희 할아버지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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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큰집이라고 하는 이른 바 대를 이어가야하는 집안입니다. 저희 아빠는 그런 집의 장남이시기도 하고요. 밑으로는 삼촌 둘이 있지만 결혼을 하지 않았고 결혼을 할 생각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외동이기도 하고요. 전통을 지키는 집에서 큰집의 하나뿐인 아이가 딸이라니... 이건 정말 큰 문제입니다. 대가 끊기니까요!

다른 집이었다면 저를 홀대하고 무시하기도 했겠죠. 그리고 저희 엄마에게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강요를 했을 거고요.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는 다르셨습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 너무나 좋아하셨죠. 그리고 아들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친척들이 모여 이야기를 했을 때도 할아버지는 딸이면 어떻냐는 식이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다른 집의 장손들이 하듯이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제사에 참여했습니다. 이 외에도 할아버지는 제가 청주에서 대전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왔을 때 현충원에 제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그 넓은 현충원에서 어떻게 만나려 그러셨는지 무작정 저를 찾아오기시도 했고 가족행사 때는 다른 사촌들은 한 번도 안으신 적 없으신 분이 저만 안고 계시기도 했죠.

저는 4살 때부터 대전에 내려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습니다. 물론 부모님도 함께요! 그때는 제가 예체능을 하고 있을 때라 연습에 늦지 않게 가야 했었는데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항상 할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연습실에는 다들 엄마들 뿐이라 지금 생각하면 많이 어색하셨을 텐데 말이죠!

초등학교 때 저는 단 한번도 비가 갑자기 오기 시작한 날 비를 맞고 집에 온 적이 없습니다. 다 할아버지가 데리러 오셨기 때문이죠.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때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오랫동안 앓으시던 당뇨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비를 맞으며 집에 왔고 그 뒤로 제 가방에는 한 번도 우산이 없었던 적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할아버지는 저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 되어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저의 곁을 떠나시기는 했지만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할아버지는 떠나실 것을 알고 계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등학교 때 저는 정말 예체능도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습니다. 특히 고학년으로 가면서는 학교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재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은 성적을 받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모두 가 다 그렇게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5학년 시험에서 학교에서 혼자 전교1등을 했을 때 할아버지는 저에게 처음으로 돈을 주셨습니다. 심지어 단독이기는 했지만 한 문제를 틀렸기 때문에 완벽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때까지 할아버지가 성적으로 저에게 돈을 주신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정말 잘했다고 하며 돈을 주시더라고요. 할아버지 손녀인게 자랑스럽다고 말이에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도 제가 예체능을 하면서도 힘들게 공부도 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할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공부를 잘하던 자랑스러운 손녀로 계속 남고 싶었으니까요. 지금도 그렇고요.

저는 지금도 특별한 날이 되면 할아버지께 드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선물을 사곤 합니다. 주로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던 것들이죠! 그때는 제가 너무 어려서 할아버지께 못해드렸던 것들이 눈에 밟혀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잘못했던 것만 생각나고 말이에요.

그때는 나름 잘해드렸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후회 뿐입니다. 왜 더 잘해드리지 못했을까?하고 말이죠. 가족들은 제가 가장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합니다. 생긴 것도 음식 취향도 성격도 말이죠~ 저는 요즘 그 말이 너무 좋습니다. 저에게 특별한 사람이 제 안에 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어제 가족들이랑 전화를 했는데 다들 할아버지를 모셔놓은 곳에 갔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오랫동안 할아버지 카네이션 담당은 저였는데 올해는 저의 빈자리를 저의 사촌언니가 채워줬다고 하네요ㅎㅎ 아쉽기도 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집에 가면 할아버지께 가봐야겠습니다! 그때는 카네이션이 없을 듯 하니 좋은 결과와 함께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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