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굽실거리며 ‘고양이님’과 사는가?
[거실의 사자 /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 마티]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이글이 너무나 와닿아
올려봅니다.
거실의 사자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인간들은 날 먹이고 재우고 사랑해준다. 그들은 아마 신일 것이다.”(개)
“인간들은 날 먹이고 재우고 사랑해준다. 나는 아마 신일 것이다.”(고양이)
개와 고양이의 태도 차이를 유머러스하게 정리해
온라인에서 오랫동안 회자된 글이다.
주인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주인과 잘 눈도 마주치지 않는
도도한 모습으로 집 안을 활보한다.(백퍼공감)
심지어 고양이를 시중드는 ‘집사’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고양이에게 ‘조공’하는 물품이 불티나듯 팔려나간다. (백퍼공감 ㅎ)
그런데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지금 집과
고양이 카페를 넘어 SNS에서까지 ‘고양이님 모시기’에
열광 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과학저술가 애비게일 터커 역시 어느 날
이기적이고 식탐 많은 고양이 ‘치토스’에게 헌신하는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져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우리는 언제부터 고양이에게 길들여지기 시작했는가?
인간이 고기를 놓고 오랜 시간 경쟁해온
고양잇과 동물을 돌보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야행성이며~
한 공간에 가두기 어려운 고양이는
인간이 가축화하기 좋은 대상이 아니며~
인간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도 않는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고양이는 실로
“실용성을 초월하는 존재”다.
2000년대 옥스퍼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10년간 고양이의 조상을 연구해온 한 학자는
“고양이가 스스로 가축화를 선택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일단 인간세계로 침투해 먹이를 얻고
더 나은 상대와 짝짓기를 하며 번성했다는 것.
그래서인지 고양이는 여러모로 다른 가축과는 다르다.
가축화된 대부분 동물은 인간과 지내기 쉽도록
현격한 신체적 변형을 경험하지만
고양이에게서 이는 극히 제한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이처럼 가축화 후보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고양이가 끊임없이 인간의 구애를 받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저자는 고양이의 외모에 대한
인간의 호감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낸다.
고양이는 오스트리아 생태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아기 해발인’(baby releaser)이라고 하는 것들을
다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고양이의 동그란 얼굴, 넓은 이마,
큰 눈, 작은 코 등이 갓난아기를 연상시키며,
인간은 여기에서 ‘양육 본능의 오발’이라고
일컬어지는 끌림을 느낀다는 것.
그러나 아무리 귀여운 생김새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고양이의 본성은 아직도 ‘원조받는 포식자’에 머물러 있다.
고양이가 매해 죽이는 새의 수는
14억 마리에서 37억 마리에 달하며
69억 마리에서 207억 마리의 포유동물과 파충류,
양서류도 피해를 보고 있다.
책의 제목이 ‘거실 안의 사자’인 이유다.
너무너무 와 닿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