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처음 자리를 잡았을 때, 주변 사람들이 종종 '시내가서 쫄면 먹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동네 분식집도 많은데 쫄면이 특이한 음식도 아니고 그걸 굳이 중심가까지 가서 먹나 싶었던게 벌써 15년이 넘었네요.
쫄면, 김밥, 우동은 어딜가나 맛이 똑같으니 그냥 싸고 가까운데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예전의 그 사람들과 예전의 그 장소에서 예전의 그 음식을 먹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고마운 집이 아직 남아있네요.
동성로 중파(중앙파출소) 바로 근처, 미진분식입니다. 여전히 별 것 아닌 맛의 김밥과 쫄면을 팔고 있습니다. 예전엔 조금 비싼 느낌이었는데 다른 가게들의 가격이 많이 오르는동안 여기는 상대적으로 덜 올라서 시내의,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맛의 식당이 되었습니다.
쫄면, 김밥, 우동국물. 뭐 다른 말이 필요없습니다. 맛을 찾아 갈 식당은 아니고, 예전에 동성로를 거닐었던 사람들은 음 거기 식당 아직 남아있어? 하면서 들르면 좋을 집입니다. 손님이 많고 회전이 빠른 편으로 김밥을 저렇게 쌓아놓고 팔고 있지만 왠만한 김밥천국 김밥보다는 나은 느낌. 쫄면은 뭐 그냥 쫄면입니다.
아쉬운 점은, 예전의 동네 분식집 같은 느낌이 좀 사라지고 잘 짜여진 시스템으로 앉자마자 음식이 나온다는 것과 예전의 어수룩한 느낌이 사라지고 뭔가 표준화된 음식을 먹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좋게 표현하면 예전에 비해 훨씬 깔끔해지고 청결해졌습니다. 프랜차이즈가 되어버린 중앙떡볶이나 신천할매떡볶이를 만났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근처의 토익학원 영향으로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연세 좀 있으신 분들이 식사하시고 포장도 많이 해 가시네요. 자주 찾아올 곳은 아니지만, 오래오래 남아있으면 좋겠네요. 간판만 봐도 좋거든요.
상호: 미진분식
주소: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6-1
맛집정보
미진분식
'시내서 쫄면 한그릇 먹을까' 하면 생각나는 집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추억이 새록새록, 당신만의 식당 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