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아닌 척]홋카이도 여행기 : 먹방편 (2)-다른것들

shiho(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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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름 식도락가임을 자부하면서도 식당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걸 몹시도 싫어한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무려 두 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사실 지금도 억울하다.

삿포로 역사에 붙은 백화점 식당가에 있는 스시집 하나마루였다. 회전초밥인데 가성비 절대갑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리로 달려갔다.

매몰 비용이라고 하던가. 이미 들여버린 시간을 버리지 못해, 우리는 결국 끝까지 기다렸다. 번호표를 뽑았는데 세상에 대기번호가 앞에 120개가 있었다. 그 때 단칼에 치워버렸어야 하는데, 우선 번호가 빠지는 속도를 보기로 했다. 그게 화근이었다.

가만 보니 대기번호는 팀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게 아니고 사람 수를 기준으로 매겨졌다. 예를 들어 110번 팀이 인원이 6명이면 바로 다음 팀 번호는 116번이었다. 승산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번호가 성큼성큼 빠졌다. 순식간에 번호 20개가 지나갔다.

하지만 그 뒤로 번호가 줄어들질 않았다. 꼭두새벽 출발한 일정에 앉아 쉴 겸, 수다도 떨 겸 하다 한시간이 지났는데 앞에 번호가 한 40개... 짐가방을 호텔에 두고 다시 올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 중 귀중한 한 시간을 기다려버리면, 그걸 포기하고 일어날 수 없었다. 계속 기다렸다.

결국 2시간 만에 식당으로 들어갔다. 작정하고 처묵었다. 스시는 맛이 있었다. 맥주도 맛이 있었다. 컨베이어벨트 위를 도는 걸 집어서 먹기도 하고 주문지를 적어서 먹기도 했다. 많이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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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이런 비주얼이었다. 스시 맛은 더할나위 없었다. 문어발 스시 사이즈가 엄청났다. 산낙지 한 마리 통째로 입에 들어간 느낌이었다.

결국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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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을 먹었다.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작정하고 먹고 싶었지만 저녁을 위해 살짝 참았다.
맥주 세잔 포함 저렇게 먹고 가격은 4000엔대. 역시 가성비 갑이었다.


비에이 일일 투어를 하면서 아내가 작년에 갔다던 카레집을 갔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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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은 돈카츠카레다. 일본카레 특유의 강한 향이 좋았다. 돈카츠는 안심이 아니라 등심이었는데 어쩜 그리 적당하게 잘 튀겼는지 카레나 소스가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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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먹은 카레우동이다. 스파게티 요리 중에 저렇게 도자기째로 뜨겁게 굽다시피 해서 나오는 게 있는데 이름이 머더라... 무튼 그런 스타일이다. 머 맛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들어가 앉아서 주문을 하고 나니 한국인들이 꾸역꾸역 들어와 결국 만석을 만들었다. 췌. 맛있는 건 알아서.


오타루에서 마사즈시에 예약을 하지 않은 건 대실수였다. 일본 만화 미스터초밥왕의 작가가 그 곳에서 스시를 먹고 영감을 받아 대작을 그렸다던데. 오마카세에 추가까지 해서 냠냠 맛나게 드신 familiydoctor@familiydoctor님이 엄청나게 부러웠다.

꿩대신 닭으로 찾아간 스시집이 그나마 쓰린 마음을 달래 줬다. 스시겐. 아내가 폭풍 검색으로 찾아간 집은 노부부로 보이는 둘이 운영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장인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했다. 수십년을 그렇게 해왔다는 듯이, 군더더기 없는 손길로 재료를 손질하고 초밥을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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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아내가 시킨 모듬초밥, 오른쪽은 내 오마카세다. 맛은 머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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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에서 스내플스 치즈케이크를 먹어봐야 한다고 아내가 그랬다. 그래서 먹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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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는데 너무 심하게 부드러워서 치즈케이크라기보단 치즈 크림 같았다. 하지만 문드러지지 않고 케이크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8개 들이를 1만2000원돈 주고 샀는데 나중에 보니 2000원 내면 한개와 커피 한 모금을 주는 행사를 하더라. 아내는 맛만 볼 생각이었는데 너무 큰 돈을 썼다고 한동안 쭈한 표정으로 사진에 찍혔다. 하지만 우린 8개를 여행 내내 요긴하게 먹었다.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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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아침시장에 가면 유명한 해물덮밥을 먹을 수 있다. 거기서 젤 유명한 집이라는데 가격은 싸진 않다. 요게 2만원 조금 넘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디에서도 저런 보리새우, 연어알, 성게, 게살, 가리비 관자살이 한번에 올라간 덮밥을 먹지 못할 것 같다. 성게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나머지 재료의 신선함과 맛이 성게를 포함해 밥풀 한톨도 남기지 않고 먹게 했다. 하코다테... 오롯이 먹고 마시기 위해서 한번 더 가보고 싶다. 못 먹은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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