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 척]깔끔한 글쓰기 원하시는 분들께

shiho(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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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86201

앞서 기자들의 글쓰기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여러차례 들어왔고, 저 역시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싸돌아다니다가 잘 정리된 글을 발견해서 퍼왔습니다. 여기에 제 경험과 의견을 보태겠습니다.

  • 군더더기 빼기

문제는 군더더기입니다. 가장 짧고 단순한 게 좋은 문장입니다. 전 문장을 쓰면 그걸 들여다보며 뺄 단어, 줄일 표현을 생각해 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문장이 훨씬 부드럽게 읽힙니다.
위 링크의 글에서 제시한 것들 중 상당수는 결국 군더더기를 빼라는 말입니다. 위 글에서 군더더기는 굳이 장황하게 쓸데없는 말을 끼워넣은 것을 말했지만, 저는 중복된 표현과 굳이 필요없는 형용사, 접속사 등 과잉된 모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에서 1, 2, 3, 4, 6, 8, 11, 12가 모두 군더더기에 해당되는 거죠.

  • 과잉 금지

앞서 과잉된 모든 것이 군더더기라고 말씀드렸지만 굳이 따로 뺀 이유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과잉된 문장을 쓰기 때문입니다.

  • 과잉 수동형 : '~해지다'라는 표현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앞에 '~해'에 이미 수동형이 들어갔는데 저기에 '지다'를 붙이는 경우도 종종 보입니다. 갑자기 예시가 생각이 안 나네요. 게다가 많은 분들이 '~해 지다'라고 띄어 쓰시는데 틀린 맞춤법입니다. '~지'를 앞의 말과 띄어 쓸 때는 '~한 지 몇년 만이다'라는 식으로 어떤 일이 일어난 뒤의 시간을 나타낼 때 뿐입니다.

  • 과잉 복수형 : '많은 국민들' '수많은 사람들' '10마리의 고양이들' 등 이미 단어 자체나 수식어가 복수형인데 '들'을 붙여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잉입니다.

  • 과잉 진행형 : 글에서도 언급됐습니다. 굳이 '~하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을 쓸 필요가 없는데 쓰는 경우 많습니다. 일단 '한다'로 써 보면 의미가 별 차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 단문 쓰기

앞서 문장은 짧을수록 좋다고 했습니다. 소설가 김훈 씨의 문장은 군더더기가 거의 없이, 매마르게까지 느껴집니다. 그럴수록 문장에 들어있는 의미와 '~은'과 '~이'의 차이 등 미묘한 의미가 두드러집니다. 우리는 그런 문장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접속사로 이어진 복잡하고 긴 문장은 안 쓸 수 있습니다. 위 링크의 글 7번에 좋은 예가 있습니다.

단문을 써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위 글 10번에 나온 주술 맞추기와 관계가 있습니다. 우선 비문을 안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문장이 늘어지고 길어지다보면 앞에 쓴 주어와 뒷쪽에 쓴 서술어가 서로 맞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많이 훈련된 사람이 아니면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입니다. 아래 문장은 믿기 어렵겠지만 한 신문사 데스크가 쓴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해 국정감사 보이콧을 하다 30일 정상화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언뜻 봐서는 틀린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뜯어보면 두 군데나 틀렸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보이콧을 하다 정상화된 국감'이라는 표현은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쓰신 분께 묻고 싶습니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파행되다 정상화된 국감'이 돼야 겠죠.
그 뒤에 또 비문이 있습니다. '국감은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이 이어졌다'고 돼 있네요. 전형적인 주술 불일치입니다. '국감에서 여야 의원은 신경전을 이어갔다'고 쓰던가 아니면 '국감에선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이 이어졌다'고 써야겠죠. 저는 전자가 더 나은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문장을 써야 한다면 이렇게 쓰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에 반발해 국정감사를 보이콧했던 자유한국당의 복귀로 30일 정상화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여야 의원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약간 옆길로 새죠)
하지만 이 문장을 쓰신 분과 달리 저는 기사 첫 문장에 굳이 많은 정보가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드 문장은 기사가 무얼 말하려고 하는 건지 가장 짧은 문장으로 핵심만 짚어주면 된다고 배웠습니다. 나머지 정보는 뒤에 쓰면 되죠.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던 자유한국당이 30일 국회로 돌아왔지만, 정상화된 국회에서도 여야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렇게 쓰면 되지 않을까요.

(다시 본론으로)
이렇게 한 문장에서 두 군데나 비문이 나온 이유는 그만큼 문장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제가 쓴 것처럼 짧게 끊었으면 실수를 할 확률은 줄어들었을 겁니다.

짧은 문장이 더 중요한 이유는 짧아야 전달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문장을 알려준 선배는 이게 '뇌과학'이라고 했습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인간은 뒷 부분을 읽으면서 앞서 읽은 부분을 잊어버린다는 겁니다. 동의합니다. 그래서 짧게 정보를 전달하고 마침표로 끊어줘야 합니다.

본의아니게 대단치 않은 걸로 부연을 길게 했네요. 링크 글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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