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사회부, 국제부,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 10년차에 신세계에 떨어진 지 2주. 업계 초딩의 눈에 모든 게 신기하다. 어제는 1등기업 홍보실에 들어가 인사를 하며 대기업 사무실에도 첨 들어가 봤다. 다음은 내가 본 전자IT기업 홍보실. (주의:의식의 흐름)
업계 1등 모 기업
총평 : 대부분의 출입기자들에게 관심이 있고 체계적인 대언론 시스템을 갖춰서 약간 두려울 정도.
사례
한 계열사 담당들과 점심을 하는데 약속장소에 짠 등장했더니 황급히 스마트폰 화면을 끄는데 내 증명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들어가 있는 프로필이 순간 보임. 그 프로필 나도 좀 보고 싶다.
여기 기자실에 들어오면 실장을 통해 홍보실에 보고가 되는 듯. 가끔 실장이 한바꾸씩 돌면서 체크하고 감. 평소 차한잔 하자고 얘기만 하고 못 만났던 부장이 정확하게 이 회사 기자실에 간만에 왔더니 지금 보자고 연락 옴. 다른 회사에 일이 있어서 3~4일 만에 온 것 같은데, 그것도 오전에 여의도에 있다가 점심시간 지나서 들어왔는데 마감시간 지나자마자 전화 옴. 나 너무 예민하늬?
특히 1등계열사엔 차->점심->저녁이라는 매뉴얼이 있는 듯. 나는 현재 1단계를 마쳤음.
누군가 나와바리에서 단독기사를 쓰면 팩트 확인이 잘 안됨. 긍정도 부정도 안해서 행간을 파악해야 함. 심지어 쓴 기자에게도 맞는지 틀리는지 연락이 안 온다고. 아직 단독을 안 해봐서 아몰랑. 단, 불편한 기사는 확실히 컴플레인을 함. 예를 들어 '작년 최대 매출, 영업이익'을 '총수일가 경영공백에도 작년 최대 매출, 영업이익'이라고 쓰면 가판이 공개되는 즉시 전화가 울림. 이건 경험담.
홍보라인이 휴대전화, TV 등 각 분야로 세분화 돼 있고 원래 머리좋은 사람들을 뽑는 데다, 일부는 아예 그 분야 전공이 홍보를 맡고 있음. 기술 같은 것 물어보면 술술술 잘 설명해주는데, 기자가 무식해서 질문이 구리면 "우선 ~~~가 돼야 질문이 맞을 것 같구요"라고 친절하지만 대놓고 표시(무시)를 당할 수 있음. 이것도 경험담.
외국계
총평 : 대부분 대행사에 홍보를 맡겨 놓음. 일부 글로벌 1등기업들의 '코리아'들 홍보실 관계자들은 콧대가 매우 높음.
사례
휴대폰으로 짱먹는 회사 홍보담당은 전화를 안 받음. 콜백도 안함. "기자가 전화했는데 감히 홍보가 안 받느냐"의 문제가 아님. 아예 우리 부서 전화번호 파일에 '*메일로 커뮤니케이션 했습니다'라고 적혀 있음. 전직 IT 기자에게 물어봤더니 기자 전화 안 받고 아무것도 확인 안해주고 필요한 것만 이메일로 소통하기로 유명하다고.
포털로 짱먹는 회사 홍보담당도 전화를 안 받음. 이쪽은 무조건 첨엔 안 받음. 문자로 얘기했더니 11시에 전화를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11:17 현재 전화 안옴)
국내 기업의 광고를 주로 받아먹고 사는 한국언론 특성 상, 중앙일간지에서 잘 조명되지 않는 글로벌 기업인데 '코리아'가 직접 홍보실을 운영하며 직원들이 검나 열심히 일하는 곳도 있음. 실명 공개 GE.
그 외 홍보대행사가 담당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코리아들은 대행사에 따라 천차만별. 세계 1등 수준 업체도 대행사가 엉망이면 홍보가 엉망. 담당자가 바뀌었는데 바뀐 담당자 연결이 도무지 되지 않는 곳도 있음.
2등기업들
총평 : 어차피 넘사벽인 1등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그 뒤에서 나름 만족하며 나같은 마이너 기자들과 인간적 교류를 열심히 해 틈새시장을 공략.
사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콩그레스 출장에 자사 동행으로 데려가기 위해 무진장 애를 씀. 온라인 기자들의 광클로 출장여행 상품이 오픈 즉시 매진될 경우를 대비해 따로 연락도 줌. 하지만 출장은 울회사가 돈 없어서 못갈 듯...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하지 못하는 플랫폼은 외국계 회사 것을 가져다가 씀. 그러면서 홍보라인은 업종에 맞지 않는 걸 직접 개발하느라 거액 들이고 결과물이 신통치 않은 1등기업 이야기를 하면서 자사의 전략이 훌륭하다는 걸 설명함.
'넌 우리가 이렇게 스페셜 케어하는 기자다'라는 테를 많이 내는데 사실 모두에게 그러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