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도시를 사랑하게 된 건 하코다테가 두번째. 첫번째 도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다. 두 도시의 공통점은 바다에 가깝다는 것, 그리고 하루 종일 한 가지만 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점. 참고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하루종일 네바강만 쳐다보고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하코다테
하코다테는... 전에도 말했지만 하루종일 퍼질러 앉아 술만 먹어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예쁜 풍경을 갖고 있는데, 일본 3대 야경에 꼽히기도 했을 정도로 좋은 밤 풍경을 가졌다.
하코다테 중심이라고 해야 할까. 모토마치 상점가다. 주변에 아침시장도 있고 돈 쓸 곳이 널려 있다. 먹을 것도 많고 살 것도 많다. 중심 보행로 끝에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도 서 있다.
야경을 보러 올라가는 길 또한 야경이었다. 도시 전체가 "나 이뻐"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헥헥대며 올라가서 아내의 성화에 한 장 찍었다.
일본 3대 야경이었다가 최근 고베에게 자리를 내 줬다는 야경이다. 세계 3대 야경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확인되진 않았다.
삼발이를 놓고 셔터를 오래 열어서 찍고 싶었는데 워낙 사람이 많아서 자리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셔터가 열려 있는 동안 개념없는 중국, 한국 관광객들이 앞에 지나다니거나 카메라를 건드리면 화가 날 것 같아서 첨부터 포기했다. 셔터를 짧게 열고 감도를 올려서 빨리빨리 찍었는데, 감도를 너무 올려서 그런지 사진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서 보니 조금 거친 입자가 보인다. 아쉽다.
하코다테를 나오는 기차 차창 밖으로 이런 풍경이 내내 보인다. 당근 맥주가 당긴다.
노보리베츠
노보리베츠는 도깨비의 마을이다. 곳곳에 도깨비 조형물이 있다. 유황물이 솟아나와 흐르며 연기를 뿜어대는 곳이니 옛날 사람들이 지옥의 관문 정도로 생각했을 법도 하다. 도깨비 방망이나 조각상 같은 걸 세워 놓고 온천 장사를 하고 있다. 온천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유황온천에 몸을 담그고, 오바를 좀 보태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했다.
여행 마지막날 아침 일찍 일어나 체크아웃 전에 지옥계곡에 다녀왔다. 정말 이름처럼 지옥이 있다면 저런 모양이지 않을까 싶었다. 가까이 다가가면 계란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땅에서 유황물이 솟아 시냇물처럼 졸졸 흐르고 있다. 깊은 연못도 만들어졌다. 유황이 돌을 태우고 녹여서 만들어진 물질이 땅을 뒤덮고 있다. 유황물은 돈이 된다. 지옥같은 풍경도 돈이 된다.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색이 변한 땅이 언덕을 만들고 있는데 언덕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아내는 뒷모습도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