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업무(스티밋)복귀편 : 언론사 출장의 종류(1)

shiho(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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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출장에서 돌아와 다행히 토, 일 이틀을 쉬었습니다. 이제 업무(스티밋)에 복귀해야죠. 참 오랫동안 포스팅은 물론 보팅도, 댓글도 못했습니다. 토요일엔 오후 1시 반에 눈이 떠지더군요. 일요일엔 11시쯤에 눈 떠서는 한참 버버벅 거렸습니다. 월요일은 7시에 딱 일어나서 아내와 마실 과일 주스를 만들고 발제를 하고 11시 일정이 있는 서초구 양재동으로 차를 몰아서 10시 20분 모범생 타임에 도착했죠. 후후. 그렇다고 시차 적응이 끝난 건 아닙니다. 월요일의 힘이랄까요. 지금 또 발제를 보내고 나니 몽롱합니다.

오늘은 댓글을 보다가 문득 언론사 출장에 관해 궁금해 하실 분도 계실 거라는 나만의 생각으로 기자들이 가는 출장의 종류와 내용을 정리해보렵니다. 이것이 즉흥발제.* 이 포스팅은 두 회에 나눠서 쓰려고 한다. 전시회 출장이 내용이 너무 길어졌다. 두 회를 포스팅한 뒤, 취재원 비망록을 계속할 셈이다. 취재원 비망록을 쓴 뒤 MWC에서 본 것들을 몇 개 풀어보려고 한다.


출장 포스팅을 하려니 괜스레 조심스러워진다. 또 기레기라고 욕을 먹을까봐서다. 물론 여기서 구악스런 출장도 소개할 거다. 김영란법이 시행됐지만 아마도 어딘가에서 여전히 그런 출장을 만들어내 다니는 기자가 있을 거다. 구악계에선 이런 이들이 능력자다. 남들 다 땡겨먹을 때 땡겨먹는 자는 고수가 아니다. 고수는 어려운 때에 빛을 발한다.
개인적으로 출장은 목적이 분명하고, 현장에서 도 넘은 접대 안 받고, 기사 잘 쓰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엔 회삿돈으로 가는 출장도 무지하게 많다. 기사를 쓰지 않는 출장은 출장으로 치지 말자. 그건 진짜 외유라고 하자. 최소한의 커트라인이다.

여행출장

대체로 기사를 '사후'에 쓴다. 다녀와서 쓴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기사 잘 쓸 자신이 있다면) 현지에서는 마음껏 여행을 즐겨도 된다는 얘기다. 제일 많이 가는 건 아무래도 여행담당 기자다. 하지만 때론 출장이 특정 기간에 겹쳐서 종종 여행기자가 아닌 문화부 기자, 혹은 좀처럼 출장 기회가 없는 내근직 기자들에게 토스되기도 한다. 글도 잘 쓰고 사진도 종종 잘 찍는 여행기자가 아닌 경우, 마음껏 놀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나는 안 놀아서 모르겠다)

여행사가 주최하는 경우가 제일 많고 가끔 해외 관광청의 팸투어가 있다. (요즘에도 있겠지. 그런 아름다운 출장은 영원이 없어져선 안 된다.) 여행기사는 각사에서 필력이 좀 되는 선수들이 주로 쓴다. 똑같은 데 가서 똑같은 걸 보고 왔는데 누구 기사는 정말 재밌고, 독자도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반면, 다른 기자의 기사는 읽다가 중지하고 싶을 수 있으니까.

여행사가 주최하는 경우, 소비자가 구매할 해당 상품을 미리 체험해 보는 것이므로 해당 상품의 예산에 맞춰서 세팅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관광청 팸투어의 경우 그 나라 관광청이 "우리나라 놀러오세요" 하려고 만드는 출장이기 때문에 그 나라 각 지역마다 최고의 호텔, 최고의 식사가 포함돼 있다. 이건 향응이나 접대 같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공하는 쪽과 받는 쪽사이에 얽힌 이해관계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자국 기사를 쓸 타국 기자들에게 우리나라 최고를 보여주기 위해 예산을 쓴다고 보면 된다.

이스라엘에 팸투어를 가봤는데 관광청 소속 가이드가 가는 곳마다 공문을 보여주고 사인을 하고 나오더라. 이스라엘의 각 관광 포인트를 1박씩 찍고 예루살렘에서 3박을 하면서 그곳 시장이 미는 마라톤 행사를 취재하는 건데, 마라톤은 써 봤자 누가 읽겠나 싶어 여행면으로 한바닥 발랐다. 몇 년 뒤 보니까 마라톤은 접고 그냥 성지순례 팸투어로 바뀐 듯 했다.

행사출장

이번에 다녀온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대표적 행사출장 가운데 하나다. 출입처와 관계된 국내외 중요 행사에 참석해 취재를 하고 현장에서 기사를 써야 한다. 문화부에서 가는 시상식도 이 범주에 넣으면 될 것 같다. 예전엔 젖과 꿀이 흘렀을지 몰라도 지금은 주구장창 일만 하다 온다. 매체가 많아져서 그렇다. 기사를 안 쓰면 바로 물먹는다. 이번에도 기사를 쓰려고 보니 내가 쓰려는 것마다 누군가 썼거나 쓰고 있더라. 예전엔 같이 가는 매체가 적어서, 현지에서 '당꼬(일본어로 '단호한 결의', 몇몇 언론사 기자가 그들끼리 취재한 기사를 출고시기를 맞춰 같이 쓰는 것)'를 맺고 적당히 몇 꼭지만 썼다고 한다.

특히 신문의 경우, 출장지와 한국의 시차에 업무 강도가 달려 있다. 인터넷과 통신은 현지 엠바고 시간에 맞춰 기사를 써서 올리면 되는데, 신문과 방송은 한국 마감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경험한 바로는 한국보다 10시간 안쪽으로 느린 유럽의 경우가 가장 힘들다. 이번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15시간을 날아서 비행기 내리니 밤 열두시, 호텔 도착하니 오전 1시 반이었는데 그때 한국은 발제 마감 시간. 열 몇 시간 뒤 열리는 갤럭시S9 언팩 관련 발제를 올리고 짐 풀고 씻고 어쩌구 하니 세시쯤. 엠바고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2월 26일 오전 2시였는데 26일자 종이신문에 넣는 것은 우리신문 공정 상 불가능해서 비행기에서 미리 써둔 기사와 발제를 같이 올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매일 밤 12시쯤에 다음날자 발제와 함께 기사를 올리고 아침까지 푹 잘 수 있다면 그래도 편했을 텐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저녁에 방에 들어가서 한두시간 자고 밤 열한시쯤 일어나 한국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발제를 올리고 다시 좀 자다가 새벽 3~4시쯤 또 일어나 기사를 쓰고 마감을 하고 조식을 먹으러 내려가는 게 가장 안정적으로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산업부 행사 출장 중에 또 하나의 메인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인데, 이 경우는 아예 한국보다 17시간이 늦으니, 일과를 보내고 밤에 기사를 써서 보내면 한국 마감시간과 딱 맞는다. 안 가봤으니 길게 말하진 않겠다.


(2)에서 다룰 남은 출장들

비영리단체의 출장
기업체 출장
재난 출장
맞춤제작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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