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현재 상황.
카톡 단톡 방에 잉여 친구 놈들이
포장마차 안주 사진 콘테스트 중이고,
술 중의 술은 낮술이라고 떠들어대는가 하면
나 역시 '그래, 술의 왕은 낮술이지' 맞장구 치며
우리 은하 속 태양계 속 지구별 대한민국 서울
지나치게 반듯한 도시의 책상 위 한 줌의 공간에서
지나치게 반듯한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지나치게 반듯한 나의 요즘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사람은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법이야'
나는 상상력도 부족한데, 내 인생에 대해서도 비겁하다.
초합금 티타늄 강철로 만든 다리도 두드리고 건넜다.
이 땅의 제도권에서, 제도가 시키는 교육을 충실히 이행하고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하나의 상품이 되기를 자처,
저 이름 난 회사의 유령 같은 늙은이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결국 휴지 조각이 되어버릴 자격증을 따고, 졸업장을 따고.
감히 '이곳에 뼈를 묻겠습니다' 따위의 되먹지도 않은 말을
싱글벙글 웃으면서 엉덩이까지 살랑살랑 흔들면서, 빨고 뱉고.
유령들이 눈에 들고자 사력을 다하다가
몇 달 지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렇게 죄송한 인생이 되어 몇 년을 밥 벌어 먹었다.
유령들은 죄송한 인생들을 좋아한다.
대가리를 쳐들면 망치로 내리 찍기 바쁘고
나는 대가리를 처맞으면서도 그게 제도권이 준 혜택이라고
감히 저 같은 사람을 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도 세상 천지 깔렸다고,
속으로 비겁하게 남을, 냉소했다.
그리고 지금
괜찮아, 아직까지는, 이라고. 자위하면서도
내 인생에게 미안하다.
어쩌면 지금보다
1센치라도 더 행복했을지도 모를
미지의 나의 인생에게.
이 지나치게 반듯한 노트북 같은
지나온 나의 시간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