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서열이 있다던데~

scv(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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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cv@scv입니다.

제가 그린 그림들을 정리하다 보니 전에 그렸던 말 그림이 나왔어요.
좀 오래 전에 그린 거에요.

유화든 수채화든 파스텔이든 연필이든 목탄이든
그림 그리는 재료는 다양하지만
다 나름대로 그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말1.jpg

이건 파스텔로 그린 겁니다.

이왕 말 그림을 봤으니 말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 말은 굉장히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하지요.
위계질서가 확실해서 서로 서열을 정한다고 하네요.
겁도 많은 동물이구요.

예전에 동물원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울타리 안에 있는 말들에게 먹을 것을 던져줬어요.
당연히 가장 가깝게 있던 말이 먹으러 왔는데
갑자기 뒤에서 다른 말이 다가오는 순간
이 말이 어찌나 기겁을 하고 후다닥 도망을 가던지..
보는 저도 그만 깜짝 놀랐죠.
마치 경기를 일으키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요.
도망가면서도 불쌍하게 옆눈으로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라구요.
사람이 아닌데도 전 분명 그때 그 말이 눈치를 본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게 동물과의 교감인가?

아무튼 불쌍한 말이 도망을 가고 난 다음에는
도망가게 만든 말이 와서 유유자적 음식을 먹더군요.
혼자서 우걱우걱 먹던 말이 참 못돼 보이고
도망간 말은 어찌나 불쌍하던지...
잠깐 봐도 이런데 평상시에는 어떻게 기를 펴고 살까 싶어 너무 안돼 보였습니다.

그때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인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말을 보면 때때로 이 때의 생각이 납니다.

◆ 경마장의 경주마들 중에서도 굉장히 잘 달려서 늘 1등을 도맡아하던 유명한 말이 있었는데
다른 말들이 그 말과 함께 뛰면 무조건 알아서 뒤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한마디로 "어이쿠 형님! 먼저 가십시오"한다는...
지금은 은퇴해 사라졌지만 워낙 유명했던 말이라던데
참 신기한 거 같습니다.

제가 들은 말이 맞다면 이런 것도 어쩌면 서열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은데요.
그럼 서열만 알면 경마는 따논 당상?ㅋㅋ
그렇다면 서열을 깊게 한번 파봐서 경마로 떼돈을...?ㅋㅋ

◆ '총균쇠'에도 말 이야기가 나오죠.

아주 먼 옛날, 그러니까 유럽인들이 남미를 침략하기 이전에 말입니다.
원래 남아메리카에는 말이 없었다지요.
그러니 당연히 말을 타고 온 유럽인들이
말을 안 탄 남미 원주민들을 정복하기는 식은죽먹기였을 거고
심지어는 말을 탄 백인의 모습만 보고도 예언에 나오는 신이라고 믿어
스스로 복종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죠.

자동차같은 이동수단이 없었던 옛날에는
정말 말이 최고의 기동력이 되었을 거 같아요.
물론 운반수단으로도 최고였을 거구요.
만일 남미에서도 유럽과 똑같은 말이 살고 있었더라면
세계의 부국과 빈국의 지형은 지금과 많이 다를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 역시 '총균쇠'에서 본 거라 책을 읽으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타고난 천성이 도저히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예전에 길들이지 못한 종류의 말들은 지금도 여전히 길들일 수 없다는...
얼룩말은 여전히 길들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전 말은 무조건 로데오경기에서처럼 처음엔 심하게 반항하더라도
일단 안장만 얹고 나면 다 길들여지는 법이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 말의 습성도 재미있는데요.
이것도 총균쇠에서 본 건데 총균쇠에서 본 이야기들은 좀 책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 읽은 책이라 오로지 제 기억에 의지한 거라서요.

아무튼 말은 이동할 때에도 규칙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제일 처음 가는 말은 어미말, 그 다음으로는 새끼말들인데 어린 순서로,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숫말들의 순서로 이동한다는데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다는 게 참 신기하죠?

◆ 그러고보면 말에 얽힌 재미난 전설적인 이야기들도 참 많죠.
삼국지의 적토마부터 하루에 천리를 간다는 천리마 등등요.
'적로야 적로야~'로 시작하는 적로 이야기도 너무나 유명하고 재미있죠.


제가 무슨 말 박사도 아닌데
말 그림을 보고 주절주절 쓰다 보니 이렇게 길어졌네요.
어쩌다 이런 긴 포스팅을...!

말은 우리 인간과 오랫동안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동물인 건 맞는 거 같습니다.
말에 관한 이야기는 해도해도 끝이 없을 거 같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참 멋있게 생겼어요.
정말 잘 달리게 생겼죠.
다리 근육이 특히 멋지다는...
그래서 그림 그릴 때에도 말은 참 매력적인 동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