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cv입니다.
회자정리,사람이 만나면 헤어지는 법이라고들 하지요.
저희 아파트 바로 앞에 있어
그동안 제가 늘 이용해오던 동네 슈퍼가 없어지고
새로 편의점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중년부부가 함께 운영하시던 슈퍼였는데
제가 뭐 그렇게 활달한 성격은 아니다 보니
평소 그렇게 친숙한 사이였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물건을 사고..그분들은 팔고 하면서 그러다 보니 벌써 몇 년.
자연스럽게 슈퍼 주인분들은 저희 가족에 대해 알게 되고
어쩌다 잔돈이 모자라면 다음에 달라고 하면서 물건을 내주시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또 가끔은 저희 엄마가 슈퍼에 며칠 안 들르시면
엄마 안부도 물어보시곤 하는 정도요.
그런데 며칠 전 여느 날처럼 늦은 저녁 슈퍼에 들렀는데
"우리 오늘까지만 해요. 그동안 어머님에게 고마웠다고 전해주세요"
하시더군요.
순간 감정이 좀 묘했어요.
슬프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뭔가 섭섭하고 아쉽고...
그래도 지금까지 얼굴을 보며 지낸 게 몇 년인데 하는 생각..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죠.
"그럼 근처에서 뭐 다른 거 하시는 거에요?" 그랬더니
"아니요. 그냥 당분간 좀 쉬려구요."
하면서 웃으시더라구요.
어색한 이별 인사를 하고 나오면서 생각해 보니
그럼 이제 앞으로 다시는 저 부부를 볼 일은 없겠구나 싶더군요.
하긴 지금까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헤어졌겠어요.
어렸을 때 학교앞 문방구 주인아저씨부터..
한때는 나름대로 나에게 꼭 필요해서
나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게 되잖아요.
어쩌다 보니 이런 것들에 섭섭해할 겨를도 없이 무감각해지는 나이가 되었는데
막상 오늘 텅빈 슈퍼를 지나가려니 살짝 이상한 기분이 드네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불교에서는 몇 겁의 인연이 있어야 서로 만난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어요.
이런 만남도 분명 만남일텐데
그 분들과 저는 얼마나 많은 인연이 있었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