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scv입니다.
저는 무교입니다.
믿는 종교가 없어요.
다만 절에 가는 것은 좋아합니다.
절의 고요한 듯하면서 정적인 느낌이 참 좋아요.
특유의 오색단청으로 채색된 기와지붕도 좋고 불전 안의 그림들도 좋고,
은은히 풍기는 향 냄새도 좋고 목탁소리, 불경소리 등은 마음이 편해지면서 듣기 좋더라구요.
어렸을 때에는 친구 따라 교회도 몇번 가봤지만
믿음이 없다 보니 흐지부지 안 가게 되더라구요.
불교와 기독교 외에 우리나라에는 무속신앙도 있죠.
여러분은 신령님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아빠가 실제로 겪었던 일로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던 재미나고 신비로운 이야기 하나 해드릴께요.
저희 친할머니는 불교신자셨어요.
그래서 저희 아빠가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는 늘 '넌 산신령님이 보호해준다'는 이야기를 하셨대요.
아빠가 결혼도 하시기 전인 아주 젊으셨을 때
친구분들과 도봉산 백운대를 가셨다고 합니다.
도봉산은 아빠가 젊으셨을 때 친구분들과 곧잘 올라가시던 산이었대요.
하루는 정상까지 올라가서 쉬시다가
피곤하기도 해서 그만 깜박 잠이 드셨답니다.
근데 꿈에서 하얀 수염을 더부룩하게 기르시고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지팡이로 정강이를 엄청 세게 때리면서
"이 놈 당장 일어나지 못할까"하고 호통을 치시더래요.
꿈이라 해도 얼마나 아프신지 잠이 확 달아나서 몸을 일으키는데...
글쎄 한쪽 다리는 낭떠러지에 걸쳐져 있었다는 겁니다.
아마도 피곤하시고 하니까 주무시다 굴러굴러 그쪽으로 가셨던 것 같았다면서 만약 거기서 한번만 더 몸을 뒤척였다면 바로 절벽으로 떨어질 뻔하셨다고요.
너무 놀라서 바로 도망치듯이 안쪽으로 몸을 피하셨는데
아빠 말씀이 아무래도 꿈에 나타난 그 분이 꼭 산신령님 같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때 꿈에서 그 신비로운 할아버지가 깨워주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하고
아마 저도 태어나지 못했겠죠..ㅎ
신비로운 아빠 꿈 이야기는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하루는 집에서 주무시는데 또 꿈에 할아버지(처음과 다른 흑발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당장 일어나지 못할까"하고 호통을 치시더래요.
아빠는 너무 졸려워 일어나지 않고 계속 주무셨는데
갑자기 머리를 지팡이로 세게 내리치면서
"이놈! 냉큼 일어나지 못할까"하고 고함을 치시더랍니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 앉으셨는데
앉으신 것과 동시에 바로 머리 위에 있던 거울이 떨어지며 와장창하고 박살이 났다고 하시더군요.
역시 얼마나 놀라셨을지..상상이 가시죠.
저희 아빠는 그 때도 산신령님이 살려주신 거라 믿고 계십니다.
거짓말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아빠가 겪으신 일인 만큼
저 역시 돌아가신 할머니 말씀처럼 산신령님이 저희 아빠를 보호해준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두번이나 같은 식으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겠어요.
아빠는 이후로 다시는 그런 신비로운 꿈을 꾸지는 않으셨다고 합니다.
아빠의 꿈에 나타나 아빠를 구해준 할아버지들께 감사를 드립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