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살짝 늦은 출근길. 서둘러 지하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계단을 한층 내려간 후 돌려 하는데 교복을 입은 한 여고생이 뭔가를 뒤로 살짝 감추는 것이었다. 단발머리에 안경을 쓴 그 친구는 살짝 당황한듯 보였다. 출근길이 급하였기에 그냥 지나치려는 순간 비흡연자인 내 코속으로 진한 니코틴의 냄새가 스며들어왔다.
난 고개를 돌려 그 친구를 보았고 내가 지나간줄 알았던 그 친구는 다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고민을 했다. 담배피면 안된다고 말해야 하나? 학생이 그러면 안된다고 해야하나? 다른데 가서 피라고(아 이건 안되지만) 해야하나? 등의 생각을 하는동안 내 발은 본능적으로 차를 향했고 결국 난 아무런 말도 못해주고 차에 몸을 실었다.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아파트 단지를 나오는데 아까 봤던 그 여고생이 보였다. 그런데 그 여고생은 경비아저씨께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정말 의외였다. 왜 저렇게 반듯하고 마음도 이쁜 학생이 일찍부터 담배라는 것을 배워서 스스로의 몸을 망치고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난 한번도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사실 흡연자들이 말하는 담배의 맛을 잘 모른다. 학창시절 유혹이 있긴 했지만 부모님과의 약속 그리고 선생님들이 무서워서 담배는 생각도 안했던것 같다. 나 때만해도 중학생 후반이나 고등학생때 담배를 배우는 친구들이 많았었다. 그런데 최근 초등학교를 갔다가 벽면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정말 놀랐던 적이있다.
내가 어릴적만 해도 불조심 포스터를 주로 그렸던것 같다. 그런데 지금 초등학교에는 조기흡연관련 포스터가 그려져 버젓이 붙여져 있다. 세월이 많이 변한것 같다. 초등학생들부터 담배를 피는 모양이다. 조기흡연이 불임,성장에 안좋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보면서 이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건지 그리고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한참동안 생각했던것 같다.
다음에 다시한번 그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지각을 하더라도 진심으로 한번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옳은 행동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