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와의 첫날밤

scottbrian(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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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아이들을 씻기고는 거실에 자리를 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에게 놓쳐서는 안될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안방 방 문이 열리면서 둘째녀석이 거실로 나왔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내 옆에 눕는다.아빠랑 같이잘래 이 한마디와 함께.

어릴적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던 큰 아들은 나랑 같이 자는걸 예사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둘째아들은 그렇지 않았다. 엄마랑은 잤어도 나랑만 같이 자는건 어색해 했던것 같다. 살짝 당황했지만 기분이 좋아져왔다. 이녀석이?^^

오늘밤은 아빠랑 같이 잘거라는 둘째아들과 함께 누워 축구를 시청했다. 규칙도 모를거라는 내 생각과 다르게 옐로카드, 레드카드, 손을 쓰면 파울등의 왠만한 규칙은 다 알고 있다고 자랑하듯 떠드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후반전이 될수록 경기는 뜨거워졌지만 난 경기에 집중할수가 없었다. 각종 퀴즈부터 각양각생의 질문공세가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어느새 난 경기 보다 둘째아들과 단둘이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것을 더 재밌게 느끼고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거실 불을 끄자 5분도 안되서 쌔근쌔근 잠들어 버린 둘째아들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네 살 많은 형한테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하지만 번번히 져서 속상해 하고 삐쳐버리던 막내. 어느새 많이 커서 결과를 인정할줄도 알고 상대방을 이해할 줄도 아는 아이로 성장했다는게 기특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제는 아빠와 단둘이 자는것도 재미있고 무섭지 않다고 생각해주는 모습에 왠지모를 뭉클함이 밀려왔다.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된 밤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둘만의 심야 데이트를 즐겨야겠다. 어떤 애인을 만나는것 보다 사랑스럽고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