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모임을 위해 약속장소로 향하던 나는 어릴적 내가 태어나 자란 동네를 지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가끔 지나갈때마다 아련한 추억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던 내가 살던 집과 동네가 이제 더이상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어릴적 가난이란 의미를 알기라도 했는지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늦은밤까지 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는 부모님이 사들고 오시는 치킨을 먹고싶어 동생과 기다렸던 추억이 있는 우리 집 . 형, 동생, 친구들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르실때까지 놀았던 동네를 이제 다시 볼수 없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마음 한켠이 찡해져 왔다.
분초를 다투며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환경속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 아무런 걱정없이 순수했던 시절을 한번씩 떠올릴때면...그때가 참 행복했던 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아버지가 주신 500원이면 부자 같았었고, 돌맹이 하나면 하루종일 노는데 부족함이 없었던 시절. 낡아빠진 공하나 들고서 친구들과 축구하고 집에돌아와 배부르게 먹고 누우면 그게 행복이다 생각했던 시절말이다.
참으로 감사한게 난 이런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그시절 친구들과 형,동생들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사로 인해 다들 뿔뿔이 흩어졌었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 추억을 공유하면서 인연을 계속 이어올 수 있었다.
추억을 공유하고있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것은 참 행복한 느낌이다. 이야기를 꾸미지 않아도 편하게 웃을수 있고 부연설명 필요없이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할수 있기에 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순간은 정말 편안하고 행복하다.
이제는 내 어릴적 추억이 묻어있는 공간은 없어졌지만 우리가 추억을 함께 지켜 나갈수 있기에 기억속에서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저녁. 그 시절 개구쟁이 녀석들과 만나는 날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녀석들과 만나면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는게 문제다. 오늘 만큼은 어느때보다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주길 바란다. 행복해질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