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이 가까워지는 오후. 지방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브라덜~몇시퇴근? 나 시방 서울이여. 10시 기차로 내려가는구먼"
야근 따윈 집어던지고 오랜만에 보고싶었던 친구를 만나기위해 서울역으로 내달렸다.
서울에 살고있는 또 다른 친구와 먼저 '한방족발'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서울역 11번 출구를 나와 코너를 돈 후 골목을 따라 쭉 올라가면 우측에 꽤 연륜이 있어보이는 식당들이 쭉 자리잡고 있다. 지도상 그 중 한군데가 족발집이렸다. 일단 감을 믿고 전진. gogo!!
내 예상대로 그 식당들중 중간에 자리잡고 있던 한방족발. 친구들이 족발을 먼저 주문해 놓은 상태였고 난 자리에 앉자마저 젓가락을 들고 족발을 향해 진격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족발을 500개는 넘게 먹었을건데 여기 족발 진짜 맛있다. 양념이 진하게 베어있고 족발껍질의 탄력이 살아있어 진정한 족발의 맛을 느낄수 있는 그런곳이다. 레알 맛집 인정!!
가격 또한 사악하지 않고 합리적이라 많이 먹어도 부담가지 않는 가격대이다. 다만 식당이 그리 크지않았기에 살짝 시끄럽고 단체가 갈 수 없다는 단점이 보이긴 했다. 그래도 족발이 맛있으니 크게 상관없을듯. 3~4명의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끼리 소주한잔 즐기기엔 딱일 장소인 것 같다.
(특히나 서울역에서 기차타고 내려가야할 친구들이 있다면 더할 나위없는 안성맞춤 장소)
1차만 마시고 친구를 보내기 아쉬어 한방족발 조금 아래쪽에 위치한 '무안뻘낙지'로 향했다.
반가운 마음에 셋이서 한시간만에 소주 7병을 들이켰지만 취하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역시 소주는 23도였을때가 젤 맛있었다. 지금 소주는 너무 맹숭맹숭.
'무안뻘낙지'는 테이블과 방으로 되어있는데 우린 방에 자리를 잡고 '낙지초무침'을 주문하였다.
아 물론 녹색약도 함께 ㅋㅋ 아줌마 한방에 그냥 두병 주세요!!ㅋㅋㅋ
드디어 등장한 낙지초무침.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있도록 먹기 딱 좋게 대쳐진 낙지위로 얇게 채를 썬 무와 미나리를 얹고 나서 새콤 달콤 그리고 약간의 매콤함이 느껴지는 환상적인 양념으로 버무러져서 등장한 이 녀석은 진정한 술도둑이었다. 우리 셋은 '와 이거 진짜 대박!!' 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낙지 초무침과 함께 술을 연거푸 들이키기 시작했다. 밑반찬으로 나온것은 도토리묵, 샐러드, 쥐포채, 김치. 이 반찬들 역시 맛이 참 좋았다. 역사가 있는 식당답게 사장님의 손맛이 정말 훌륭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해서 낙지초무침을 먹다보니 입술과 혀끝이 살짝 매워오기 시작했다. 계란찜이라도 주문할 생각으로 메뉴판을 둘러보다 발견하게된 조개탕. 7천원 밖에 안하는 가격에 한번 놀라고.
분명 조개탕이라고 했는데 조개만 있는게 아니라 낙지머리와 배추 야채들이 듬뿍 들어있는 '해장(?)조개탕'이 나온것에 한번 더 놀랐다. '낙지초무침'과 '조개탕'의 조합은 진짜 환상적이었다. 이 덕분이었을까? 10병이상을 달린 우리였지만 속이 너무나도 편안한 아침을 맞이할수 있었다.(나만 그러냐?ㅋㅋㅋ)
그렇게 술자리를 파하고 우린 다행히 친구를 제시간에 기차를 태워 보냈다. 다행히 셋다 살아서 잘 귀가했고 그렇게 또 우린 오늘을 시작했다. 차를 회사에 두고왔기에 정말 오랜만에 지옥철을 타고 출근을 했는데 얼었던 한강의 얼음들이 떠다니며 남극 코스프레를 하고 있더라. 누구랑도 좋으니 서울역 '한방족발'과 '무안뻘낙지' 꼭 한번 가보길 추천드리며 생생 후기를 마무리 하려 한다. 소주가 끝없이 들어가게 만드는 아주 무서운 메뉴들이다 ㅋㅋㅋ
스티미언님들 오늘도 모두 고생 많으셨고 안전한 귀성길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설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