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교육 논쟁

sanha8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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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교육 논쟁

정시수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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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이라는 농담이 있지만 아버지들의 교육열도 존재한다. 그래 봐야 새발의 피에 술자리 화제의 중심에서 벗어난 곁다리 플러스 아이 학원 실어나르기와 데려오기를 위한 기사 역할 이상은 아님을 부인하지는 못하겠지만. 며칠 전 술자리에서는 꽤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그 실황을 옮긴다.

“김상곤 바보같은 인간. 아니 그 인간 한때 뭐 진보진영에서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이름이 오르내렸던 사람 아니야? 교육 수장으로 앉았으면 그리고 칼을 뺐으면 곰은 못잡아도 호박이라도 찌르든가. 자사고 외고 없애겠다고 했으면 흉내라도 내든가. 이건 뭐..... 뭘 했는지도 모르게 쫓겨나설랑. 아니 이러게 쫓겨날 거면 뭐라도 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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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뭐 그게 김상곤 때문이겠냐. 교육이란 게 원래 그렇게 힘든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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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힘들든 말든 애들은 덜 힘들게 해야지. 학종인지 뭔지 하는 개수작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어. 그냥 학력고사로 돌아가는 게 훨 나을 것 같아. 이건 뭐 애들을 3년 내내 잡아요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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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언제 때 학력고사냐. 누구나 자기 대학 갔을 때 입시 제도가 젤 훌륭해 보이는 거야. 지금 정시 확대해 봐라. 강남만 만세 부르지. 그나마 수시 때문에 변변한 대학 보내는 고등학교가 전국에 깔렸다 깔렸어. 우리 때하고는 달라. 과외 금지되고 학교 수업만 팔 때랑은 달라. 너 걸핏하면 ‘교육부장관은 전두환 장군님’ 타령이지만 지금 과외 금지령 내려 봐. 당장 위헌 소송 들어가고 개난리 날 거다. 그럴 수 없는 형편에서 학력고사로 가는 건 그야말로 기울어진 운동장 각도를 더 늘리는 일 밖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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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너 말 잘했다. 수시는 뭔데. 학종이 뭔데. 뭐 여기 아무개도 학교 선생이지만... (교사 가리키며) 얌마 솔직히 말해 봐. 너 학종인지 뭔지 객관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 나는 수긍을 못하겠어. 차라리 시험 보고 답 써서 맞고 틀리면 수긍이라도 하지, 수행인지 뭔지 선생들이 무슨 기준으로 애들을 평가하고 점수를 깎고 더 주는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공부 잘하는 넘들한테 수행 몰아 주고, 운영위 아줌마들 치맛바람 신경도 적당히 쓰고.... 우리 때는 자기가 공부만 하면 됐어. 수행평가에 학종 들어온 이후에는 아버지 어머니까지 숙제에 달라붙어야 돼. 하다못해 자기 소개서도 학원에서 배우는 세상이야. 야 우리 애가 법학에 뜻이 있어. 근데 장사하는 내가 뭔 도움이 되겠어. 변호사 아빠 둔 걔 친구는 우리 아들이랑은 차원이 다른 수행이든 학종이든 할 거라고. 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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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이 한국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왜 기겁하는 줄 알지? 펄펄 뛰는 걸 퍽 갈고리로 찍어서 확인시켜 주고 회 썰어 주는 거 보고..... 회는 숙성을 해야 맛있는데 왜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먹냐고. 이거 불신이잖아. 눈으로 고기 잡는 거 안보면 무슨 고기가 올라올지 모른다는 불신 때문에 그런 거잖아. 그거 때문에 우리 회 요리는 평생 일본 못따라갈 거야. 교사들 우리 때하곤 많이 다르다. (교사 가리키며) 맞지? 촌지 받아먹고 촌지 안주면두들겨 패던 원시 시대가 아니라고. 그리고 학력고사는 단판 승부지만 학종은 3년 내내를 보는 거 아니냐. 그만큼 평가할 시간도, 여유도, 근거도 많아. 좀 교사를 믿어 봐야지. 야 니 새끼 맡은 선생들을 그렇게 못 믿으면 홈스쿨링이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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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임마 횟집은 골라갈 수나 있어. 니 말대로 홈스쿨링이 가능하다고. 숙성을 잘하는 집 내가 찾아서 갈 수 있단 말이다. 근데 교육은 그게 아니잖아. 나라가 하는 거고, 우린 그 시스템에 편입될 수 밖에 없잖아. 그런데 지금 그 시스템이 믿음을 주냐? 당장 숙명여고 봐. 어떻게 지 새끼들을 지 학교에 버젓이 두고 가르치는 일이 지금까지 가능했던 건지 이해가 돼? 이제 상피제도 도입한다는데..... 지금까지 없었다는 게 말이 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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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배정하는 건 아니잖아. 배정받는 걸 어쩌라고. 아버지 엄마 때문에 애가 먼 학교 다니면 그것도 될 말은 아니지. 그리고 숙명여고 일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게 아니야. 그 생각 한 번 해 봐라. 이게 정말 우연이었다면..... 애들이 1학년때 죽을 쒔지만 페이스를 되찾아서 공부 열심히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는데 이런 의심 받는다고 생각해 봐. 평생 가져갈 상처 주는 걸 수도 있어. 애들이 원래 민사고 준비하고 할 만큼 공부를 잘했었다며 중학교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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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식이 참 물정모르는 소리 한다. 그래 학력고사 시절에는 교사 자식들이 있건 말건 신경 안썼어. 뭐 그러든가 말든가 학력고사에서 결판나는 거였으니까. 그때가 좋았다는 게 아니라 학종 체제 하에서는 그게 안돼. 학부모든 학생이든 눈에 불을 켤 수 밖에 없어. 내신 등급 하나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걸 닝닝하게 넘어가. 야 일반 회사에도 친인척은 같은 부서에 근무 안시켜. 하물며 문제 하나 수행 하나에 목숨 거는 학교에서 교사 자식들의 존재가 어떻게 신경을 안쓸 문제겠어. 민사고? 야 우리 애도 하나고 준비했다. 뭐 수사 결과 나오겠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교육한다는 사람들의 무심함이야. 그렇게 온 학교를 살벌한 경쟁의 장으로 만들어 놓고 교사 자식들을 버젓이 같은 학교에 둘 수 있냐고? 뭐 교사를 믿어? 야 교사 수가 수십만이고.... 그 중에 좋은 사람도 많지만 나쁜 놈 게으른놈 연금만 기다리며 시간 때우는 놈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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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모든 직업, 모든 영역이 마찬가지야. 그럼 거기서 신뢰할만한 전문가들을 찾아야지 그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지. 안 그러고 그냥 나 했던 대로, 그리고 심플하게, 단순하게로 가면 그냥 영원한 아수라지옥 도돌이표일 뿐이라고. 내 조카도 학종으로 자기 생각보다 좋은 학교에 갔어. 영화 하나 파고, 그걸 커리어로 쌓고, 또 자기 주관 확실하고 생산물이 있으니까. 우리 때에는 이런 애들은 대학 못갔을 수도 있다고. 뭐든지 일장 일단이 있는 건데 거기서 장점이 많은 걸 찾고 단점이 많은 걸 줄여 나가야지. 내 자식한테만 유리한 제도를 찾다보면 답이 안나오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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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은 계속됐는데.... 모여 있던 예닐곱 명 가운데 정시 확대가 압도적으로 많긴 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못믿겠다”였다. 교사를 못믿겠다기보다는 평가 기준의 ‘애매함’에 대한 불안함이었고, 결국 학교에서도 부모의 ‘위력’과 돈의 ‘위계’가 통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극심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번듯한 회사들 다니고 부장 이상 명함들 파고 다니는 이들인데도 그랬다. 아 참 교사도.... "나는 모르겠다"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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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