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에게 환각제를 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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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난 기사지만,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담은 신문기사를 보아서, 논문 내용을 소개해드립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원에서 문어를 대상으로 엑스터시로 불리는 메틸렌디옥시메타암페타민(MDMA)을 실험한 결과를 지난 9월 20일 과학저널 Current Biology에 발표했습니다.
문어와 엑스터시라...당최 감이 잡히질 않죠? 실험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환각제에 노출된 문어도 사람과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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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하면 안돼요!

MDMA는 환각성과 중독성이 강한 향정신성 약물로, 이 약물을 먹으면 세로토닌의 분비가 촉진되고 외향적으로 만들며, 특히 신체 접촉에 민감히 반응하게 합니다. 흔히 파티용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몇억년의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문어가 인간과는 전혀 다른 신경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경험을 통해 학습을 할 수 있으며, 본래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문어가 MDMA에 노출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하여 연구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수조 안에 3개의 방이 있는 실험 공간을 마련한 후, 가운데 방에 실험대상 문어를 두고 양쪽 방에는 각각 다른 문어와 장난감을 두고 30분동안 어떤 방에서 더 오래 시간을 보내는지 측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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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MDMA에 노출되지 않은 문어는 다른 방에 암컷 문어가 있을 때는 암수 상관없이 암컷 문어의 방에서 더 오래 시간을 보냈지만, 다른 방에 수컷 문어가 있을 때는 장남감이 있는 방에서 더 오래 시간을 보냈습니다.

실험 대상 문어가 암수 상관없이 수컷 문어의 방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을 보고, 연구팀은 실험 대상 문어가 MDMA에 노출되었을 때 수컷문어와 더 오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추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MDMA에 노출되기 전에 한 번, MDMA에 노출된 후에 한번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MDMA에 노출되기 전에는 장난감과 더 오래 있었지만, MDMA가 용해된 수조에 들어갔다가 나온 후에는 수컷 문어와 더 많이 시간을 보냈으며, 끌어안는 등 신체적 접촉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사교적 행동을 하게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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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원통 안에는 수컷 문어가 들어있습니다. 왼쪽은 MDMA 접촉 전, 오른쪽은 MDMA 접촉 후 사진입니다. 아예 원통을 끌어안기까지 하죠!

이 연구에서 공동저자로 참여한 문어 전문가인 에릭 에드싱거는 이전에 수행했던 연구에서 문어 역시 세로토닌을 뇌 세포에 전달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낸 적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본래 독립적인 생활을 하며 사회적 행동을 하지않는 문어가 MDMA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문어의 뇌 구조가 인간과는 전혀 다르지만 세로토닌을 통제하는 방식은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즉, MDMA에 의해 세로토닌이 분비되도록 유도되는 과정은 인간과 문어가 같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앞으로 MDMA가 인간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문어가 좋은 모델이 될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화 과정이 완전히 다른 인간과 문어가 동일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 특이한데요. 한편으로는 환각제를 문어에게 노출시키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옳은 것인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MDMA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는 성인의 평균 체중이 60kg라고 가정할 때, MDMA는 0.67-2mg/kg의 용량으로 투여된다고 합니다. 이 실험에서 문어들은 그것보다 적은 0.005-0.5mg/kg의 용량으로 투여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본 실험에 앞서 수행한 3마리의 문어들은 10-400mg/kg의 고농도의 MDMA에 노출되었는데, 호흡이 빨라지고 피부색이 마구 변하는 등 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문어들이 중독될 정도로 노출된 것이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마지막에 언급한 3마리의 사후 처리가 어찌되었는지 나와있지 않아 조금 찝찝한 감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논문을 직접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