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에서
.................. 전영관
팡, 날개를 편다
봄볕의 온기로 꽃이 피듯
견디다가 임계에 이르렀을 때
우화를 마감 짓는 나비
같은 길로는 오지 않는 봄의 행로처럼
창밖 어둠 속으로 날아간다
이제 끝장이라고 잠시 후엔 평화롭다고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는 동안
나비는 하나 둘 날개를 펴는데
숯불에 휘감겨 봄의 현기증이 번진다
동죽 대합 바지락 웅피가 숯불 위에서
전생을 들키고 있다 나비를 구워먹는
무정(無情)이 판매되고 있다
높바람 타고 천막이 펄럭거린다
박차고 날아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날개 한 쪽을 잡고
바깥을 외면하는 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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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 먹으면서 이런 시를 쓰는 시인이 너무 멋스럽고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