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白石)역
.........................전영관
콩나물국과 아욱국 사이에 11월이 있다
콩나물국의 칼칼한 뒷맛에는
조금 가난한 동네골목과
겉늙은 가장의 기침이 있다
아욱국의 뜨끈함에는
슬쩍 벙그러진 대문이 보인다
무료함으로 기지개를 켜듯
담장 밖까지 팔을 뻗은 감나무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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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白石)역에만 오면 시장기도 없이
온갖 먹을거리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너무 무르지는 않게 삶은 고비나물과
남도의 흙냄새가 번지는 시금치 무침과
들기름에 구운 돌김과 쌀밥을 먹고 싶다
가자미는 꾸들꾸들하게 말려 구워야 제맛이고
준치는 간간하게 찜을 하면 풍미가 최고라며
후루룩 아욱국을 넘기듯
황량한 11월을 지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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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역에만 오면
백여 가지가 넘는다는
백석 시편의 먹을거리들을 떠올려본다
청배, 감자떡, 가지냉국, 메밀국수, 인절미
금귤, 노루고기, 전복회 끝도 없는데
배를 가득 채운 열차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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