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
.....................조연희
강의 허리가 굽은 것은
오랜 세월 보이지 않는 길을 돌아온 탓이다.
산비탈 숨어 있던 길이
신작로로 흘러나와 최단길을 꿈꿀 때도
강은 여울목에서 또 한 번 제 속도를 꺽었다.
물살을 잡아당기는 이끼들
어쩌면 강물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들이 흘러가는 것이어서
강의 어귀엔 그토록 많은 갈대나 부들
모래알들이 서성대는 것일까.
강물 위로 직선의 포장도로가 달려가도
그리운 것들의 옆구리엔 삼각주가 있다고
강은 몸을 틀어 제 생의 굽이를 만들어 보였다.
한 번 씩 몸을 비틀 때마다
쉼표 같은 물방울들이 무수히 태어났다.
저 강은 알고 있을까.
밤마다 내가 한 줄기 샛강이 되어
탯줄 끊듯 허리 꺽는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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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7년 2월 유후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