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암치료법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이 국소온열암치료법인 HIFU(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이다. HIFU는 초음파를 집속해서 촛점이 맞는 부위의 온도를 72도 이상 상승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72도면 암조직이건 정상조직이건 모두 다 괴사하는 온도이다.
그러면 초음파로 어떻게 신체 조직을 72도 이상 가열할 수 있을까?
우선 초음파는 전압을 압력으로 전환시키는 트랜스듀서로 발생시킨다. 트랜스듀서는 piezoelectric이라는 압전소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압전소자란 전압을 가했을 때 형상이 변형되고 반대로 형상이 변형되었을 때 전압을 발생시키는 물질이다.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으로는 체중계가 있다. 체중계에 올라서면 내부에 있는 압전소자가 변형이 되고 변형된 만큼 발생된 전압을 측정하여 체중을 재는 것이다.
1Mhz 정도의 전압을 트랜스듀서에 가하면 그만큼의 음파가 발생이 되는데 사람의 가청주파수인 20~20,000Hz를 넘기 때문에 초음파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1Mhz의 초음파만 발생시키면 열이 나는 것인가? 음파 진동에 의해 마찰열이 발생하기는 하겠지만 72도 이상의 고온을 만들려면 이렇게 생긴 초음파를 집속해주어야 한다. 마치 돋보기를 이용하여 태양광을 집속하면 종이가 탈만큼 온도가 올라가듯이 아래와 같이 오목하게 트랜스듀서를 만들어주면 여기서 발생되는 초음파를 집속할 수 있다.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모든 온열암치료법의 핵심은 피부나 피하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고 많은 에너지를 심부로 전달하는 것이다. HIFU도 예외는 아니다. 위의 그림과 같이 트랜스듀서에서 초음파가 나간다고 할 때 치료부위를 촛점거리에 맞추어 놓겠지만 트랜스듀서와 가까이 있는 부위도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는 트랜스듀서의 곡률반경이 클수록(solid angle이 클수록) 이런 위험이 적어지므로 아래와 같이 작은 트랜스듀서를 여러 개 사용하는 방법도 많이 쓰인다.
그럼 HIFU는 어떤 장점이 있는 것인가? HIFU는 외과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종양조직을 개복하지 않고 비침습적으로(non-invasive) 신체 외부에서 에너지를 보내어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또한 칼을 쓰지 않기 때문에 수술후 흉터도 없다. 외과적 수술은 환자의 면역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수술과정에서 2차 감염도 우려되기 때문에 초음파를 이용하여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다 좋은 것은 없듯이 HIFU로 시술하는 도중 종양 부위가 이동을 하면 근접해 있는 신경이나 동맥을 절단하게 되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된다. 종양 부위가 횡경막 위에 있으면 호흡으로 인한 움직임이 심하고 횡경막 아래 있는 위나 장도 자체 운동이 있어 종양 조직이 고정되어 있지는 않은 것이다. 따라서 종양 조직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거나 종양 조직이 움직임이 없는 부위에 있지 않으면 사실상 HIFU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또한 HIFU로 종양을 제거하는데는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린다. 자궁근종의 경우 외과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밖에 안되지만 HIFU로 제거하려면 몇시간은 소요된다.
외과의들은 자신의 눈으로 종양 부위를 확실히 제거하는 것을 선호한다. 아무리 초음파나 MR 가이드로 HIFU 시술을 한다고 하더라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보다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정작 HIFU를 사용해야 할 외과의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IFU를 이용한 의료기기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 미용 의료기기로 주름살을 제거하는 페이스 리프팅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피하조직에 인위적으로 상처를 줌으로써 새살이 돋아나게 하고 결과적으로 주름살이 펴진다는 것이다. 보톡스나 필러처럼 일시적이지 않고 수술자국이 남지 않아 엄청난 시장의 반향을 일으켰다.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는 암치료기 시장보다 미용의료기기 시장이 훨씬 크다. 당위와 현실은 항상 괴리가 있다. 미용의료기기 제조업체가 몇년만에 코스닥 상장을 하는 것을 보고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ㅎㅎ
The End of Hyperthermia.
그 동안 관심을 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