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평화가 당신에게...
두바이 국제공항(DXB)에 내렸을 때 한눈에 들어온 것은 높은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기둥들이었다. 무슨 철학이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회칠을 한 거대한 기둥과 스테인리스 기둥들이 다른 여느 국제공항과 차별화시키기엔 충분한 듯 보였다.
두바이는 아부다비와 함께 UAE(아랍에머리트연합)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의 하나이다. UAE의 수도는 아부다비에 있고 엄청난 양의 석유도 아부다비에 있지만 두바이는 21세기의 바그다드를 꿈꾸는 듯 금융 및 관광의 허브로서 아부다비 뿐만 아니라 어느 중동 국가의 도시들보다 활기차 보였다.
석유 수출이 GDP의 7% 밖에 안될 정도로 금융, 관광 및 부동산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도시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으나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도시 곳곳에 개발붐이 일어나고 있다.
마치 건물 디자인 경연을 하는 듯 건물마다 각기 다른 멋이 있다.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 하나도 없는 건 우리가 볼 때는 참 부러운 일이었다. 두바이를 상징하는 건축물하면 누가 뭐라해도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이다. 필자의 숙소는 부르즈 칼리파와 두바이 몰이 시원하게 보이는 곳에 있어서 밤낮의 전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아침과 밤에 찍은 부르즈 칼리파의 사진이 마침 운이 좋게도 촬영 각도와 위치가 맞아서 꼭 의도적으로 비교해 놓은 듯 잘 찍혔다.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부르즈 칼리파와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두바이 몰! 그리고 바로 그 앞에 있는 큰 연못은 마치 롯데월드타워 주변 전경을 떠올리게 한다.
롯데월드타워는 당연히 부르즈 칼리파를 벤치마킹 한 것이겠지만 부르즈 칼리파 앞에도 석촌호수와 같은 연못이 있다니!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재밌어 할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라고 하니 당연 올라가봐야 되겠지?
하지만 잘 모르는 지형을 높은데서 바라본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듯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서울의 전경을 내려다 볼 때 느꼈던 감흥 같은 것은 없다. 역시 안다는 것 그리고 익숙하다는 것은 이렇게 큰 것이다.
두바이 몰(Dubai Mall)은 엄청난 규모의 쇼핑몰이다. 수많은 명품가게들이 즐비하다.
Dubai = Do Buy! 인가? ㅋㅋ
사실 값비싼 명품 가게들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 자국의 명품 가게들과 다를 바가 없고 가격이 싸지도 않다. 얼마전에 갔던 오오사카에서도 백화점은 들어가보지도 않았다. 그보단 신사이바시와 같은 골목 가게들이 훨씬 재밌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Do Buy! 하였으나 나의 대답은 No Thanks! 였다.
두바이 몰에 아쿠아리움이 있다고 하여 사양하지 않고 들어가 보았다. 헉! 밖에서 보이는게 이 정도이니 아쿠아리움 안을 어떨까?
여느 아쿠아리움과 같이 수중 터널을 통과하니...이게 다야?
그렇다! 이게 전부다! 헐~
좀 과장해서 큰 횟집의 수족관 정도밖에 안되는걸 가지고 아쿠아리움이라니....
사실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은 동물에 대한 엄청난 가학 행위를 하는 곳이다. 특히 초음파를 내면서 헤엄치는 돌고래의 경우 큰 어항안에 가두어 놓는 것은 참으로 못할 짓이 된다.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은 하루 빨리 없애야 한다. 그럼 돈없는 이들은 어디서 동물들을 구경하나? 모두 다 아프리카 사파리에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건 잘 모르겠고... 어쨌든 동물에 대한 가혹행위는 없어져야 하는 것이니...
낯선 곳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박물관이다.
하지만 두바이에 있는 박물관은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민속촌에 가까웠다. 생각해보면 이런 신생국들을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의 국립박물관 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되는 것이다. 사실 역사적 유물이 될만한 것들은 서구에서온 학자들과 도굴군들이 다 파갔을터이니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에 더 많이 있을 지도 모른다.
박물관에서 받은 충격과 실망을 위로 받으러 두바이가 자랑하는 금시장으로 갔다. 현지에선 Gold Souk라고 하면 통한다.
화려한 금 장신구들로 꾸며진 상점들이 거리에 즐비하다. 헐! 시가로 하면 이게 다 얼마야?
이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들은 가짜가 없다고 한다. 24K가 아니고 18K이면 18K를 팔고 있다고 상점 앞에 써 놓는다. 두바이 정부에서 워낙 엄격하게 관리하고 불시에 점검하기 때문에 믿어도 된단다.
처음엔 눈이 휘둥그래져서 정신없이 구경하게 되지만 막상 사려면 살게 없다. 부르카를 입은 여인들도 그 속엔 이런 장신구들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이런 화려한 장신구들을 달고 다닐 한국인들이 얼마나 있을까?
예수의 얼굴을 금목걸이 펜던트로 만들다니! 우리네 정서와는 참 안 맞는 듯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