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 검찰의 세계

rubymaker(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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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jpg
tvN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1이 7월30일에 종영되었다. 정작 방영할 때는 한편도 못보다가 네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걸 보고서야 보기시작했다. 한번에 5편을 몰아 볼 정도로 재미있다. 못 보신 분들은 강추! tvN 드라마는 각본이 탄탄해서 대부분 볼 만하다.

비밀의 숲은 검찰 조직에서 일어나는 스토리로 드라마화한 것이다. 아래 그림은 검찰이 사용하는 로고이다.

대나무의 올곧음에서 모티브를 차용하고 직선을 병렬 배치하여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이미지를 담았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상단의 곡선으로 천칭저울의 받침 부분을, 중앙의 직선으로 칼을 형상화했다고 하니 검찰 조직의 로고로서는 꽤 잘 만든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각본을 쓴 이는 로고에서 상징되는 대나무를 외부로부터 검찰 조직의 비밀을 지키고자하는 숲의 장막으로 묘사한 듯하다. 과장된 왜곡일까? 드라마를 보면서 불현듯 느낀 건 검찰 조직이란 역시 이 사회의 다른 조직들과 참 다르구나하는 것이다. 무엇이 다를까?

*1. 명칭

  • 대검찰청은 다른 청...들과 같이 행정부 산하 조직이다. 즉 대검찰청은 법무부 산하에 있다. 경찰청의 장은 경찰청장, 방사청의 장은 방사청장 중기청의 장은 중기청장이다. 하지만 대검찰청의 장은? 검찰청장이 아닌 검찰총장이다. 왜 그런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2. 직위체계

  • 공식적으로 검찰의 구성원은 검사와 검찰수사관으로 구분된다고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수사관이 아니라 검사니까...그럼 검사는 어떤 직위체계가 있나? 다시 공식적으로 검사는 오로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한다. 꽤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검찰 조직에는 공식적으로는 없는 직함이 무수히 많다.
    검찰 조직.jpg

검찰조직은 대검찰청 아래 5개의 고등검찰청과 다수의 지방검찰청 그리고 지검 아래 지청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에 따른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
검사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각 고검 검사장
각 지검 검사장
각 고검 차장검사
각 지검 차장검사
각 고검 부장검사
각 지검 부장검사
부부장검사
검사
...

다 열거하기도 어렵거니와 정확하지도 않은 듯하여 이정도만. 그런데 재미있는건 차장검사가 부장검사보다 위라는 것이다. 보통의 회사 조직에서는 차장이 부장 아래인데...

*3. 대우

  • 이 대목이 참으로 놀라운 부분이다. 검찰에는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들이 무려 53명이다. 보통 행정부 조직에서 각 청장들이 차관급인데 여기는 차관급이 무려 53명이다. 물론 검찰에서는 이들이 차관급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대우가 그 정도라는 것이다. 아하~ 그래서 검찰총장을 검찰청장이라 부르지 않는건가???
  • 국가 3대 고시라면 행시, 외시, 사시가 있다. 행시와 외시를 패스하면 5급 공무원이 된다. 하지만 사시를 패스하면? 4급 공무원이다. 출발부터가 다르니 다른 행정부의 공무원들과 다른 대우를 요구할 수밖에...

*4. 권한

  • 우리나라의 검사들은 유사조직을 가진 다른 나라들에 비해 권한이 아주 많다. 수사권, 수사지휘권을 비롯해 많은 권한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막강한 것은 바로 기소독점권이다. 기소독점권이란 기소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권한이다. 다시말해 재판을 받아야 유무죄를 알 수가 있는데 재판으로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그 권한을 오로지 검사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물론 검사가 원고인 형사재판에 한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은 검찰 조직에 누구누구 라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 중 우병우라인은 대통령이 탄핵이 되고 정권이 바뀐 한참 뒤인 최근까지도(검찰의 인사 이동이 있기 전까지는) 철옹성이었다. 또한 우병우라인은 검찰조직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사법부 조직까지 널리 퍼져 있었다.(참고로 법원은 사법부 소속이다. 검찰청은 행정부 소속이고.)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3부를 독립시켜 놓은 것은 서로 간섭하지 말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라는 것인데 이런 사조직이 퍼져 있다면 3권 분립이 무슨 소용인가?

'비밀의 숲'에서 황시목 검사는 뇌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받은 뒤 감정이 없는 인물로 나온다. 특임검사로서 검찰 조직의 부패를 청산하는 역할을 하는데 참으로 재미있는 설정이다. 검찰 로고에서 보듯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냉철하게 사건을 처리해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하니까 감정이 없는 인물을 부패 청산의 선봉장으로 설정한 것이다. 작가의 이 놀라운 통찰력에 혼자서 기립 박수했다.

올해가 광복 72주년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일제로부터 독립하지 못하였다. 리승만의 노골적인 방해로 반민특위가 무산되어 일제의 잔재를 청산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그래서 친일 부역자의 자손들이 정계에서 재계에서 심지어 후손들을 교육하는 학계에서까지 떵떵거리는 모습을 보아야한다. 검찰은 이러한 친일부역자들이 치부를 하고 권력을 쟁취하는데 훌륭한 역할을 다하였다.

검사들이여! 옷을 벗어라!
그대들이 입고있는 그 자랑스런 법복... 그러나 일제의 잔재와 함께 탐욕으로 얼룩진 그 법복 말이다. 그리고 그 비밀의 숲에서 이제 그만 나오길 바란다.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검사의 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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