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와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rubymaker(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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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에서 모나리자를 본 적이 있다. 워낙 유명한 그림이라 처음 루브르에 가자마자 모나리자를 보러 달려간 기억이 난다. 그런데...기대했던 감동은 별로... 안 그래도 작은 그림인데다 방문객들로부터 그림을 보호하기 위해 clearance를 많이 둬서 그런지 마치 책상 위의 우표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모나리자1_사본.jpg

예술가를 천재 또는 대가(거장)로 지칭할 때 분명한 기준이 있다. 천재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방법이나 사고를 하고 이를 작품에 반영하는 사람이다. 반면 대가는 천재이든 아니든 간에 엄청난 양을 생산하여 다른 조류와는 구분이 되는 일문을 일으킨 사람이다. 다시 말해 천재는 반드시 대가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빈치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과학자로서도 천재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 중에는 미완성 작품이 매우 많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한 곳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는 지도 모른다. 모나리자가 미완성 작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눈썹을 그리지 않은 것이 그 당시 유행하던 귀부인들의 화장술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모나리자 말고도 그가 남긴 미완성 작품이 많고 그 작품들조차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천재 다빈치를 대가라고 부르지는 않는 것이다.

모나리자가 대단한 예술품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필자 또한 모나리자에 대한 호기심은 많았지만 이 그림으로 위로를 받은 적은 없다.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보듯이 다빈치는 자신의 그림에 많은 코드를 숨겨놓았다. 다빈치에겐 그림이 단지 그냥 그림은 아니었던 것이다. 다빈치의 그림이 편하게 다가오지 않은 것은 그의 복잡한 속내 때문인지도 모른다.

필자가 이 정 안가는 모나리자보다 백배는 좋아하는 그림이 있다. 바로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jpeg

마치 나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 듯한... 아니 그냥 수줍어서 돌아서 가려고 하는 듯한...아니 마치 내가 알지 못하는 비밀을 귀뜸해주려하는 듯한... 복잡한 코드에 대한 부연 설명없이도 한순간에 빠져들만한 그림이다. 혹자는 이 그림을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하지만 모나리자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비슷도 아니한 그림이다.
I LOVE HER!

이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이다. 인상주의가 1874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이니까 그는 분명 인상주의 화가는 아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주로 실내에서 그려졌기 때문에 햇빛의 조화를 반영한 인상주의 작품이 되기는 힘든 여건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창문을 통해 스며드는 햇빛을 너무나 멋지게 표현했다.

미국의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을 모티브로 소설을 썼고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한 영화도 만들어졌다. 요하네스가 그런 의도로 작품을 그린 것이 아닐진대도 그의 작품들은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하나하나 멋지게 엮어졌다.

스칼렛 요한슨.jpg

요하네스 베르메르는 평생 가난하게 살다가 결국 가족들에게 빚만 남기고 죽었다. 그는 천재도 대가도 아니었지만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던 사람이었다. 모나리자가 tv에서만 볼 수 있는 celebrity라면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는 우리 옆집에 사는 귀여운 여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