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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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살짝 불을 그으면

화악 타 오를 것 같은 잡초 위에

하나, 둘

방울져 떨어지더니

이내 폭포처럼 내린다.

이름 모를 풀들이

참방 참방

모이를 뿌려 준 연못의 고기떼처럼

게걸스레 물을 들이킨다.

어느 정도 푸릇해 졌을까.

풀 하나가 물잔을 내려 놓고 물을 흘려낸다.

아래 쪽에 혹여나

목 마른 다른 생명이 있을까.

아아

풀 한 포기 마저도

내려 놓음을 아는 것을.

[자작 시] 비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