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불을 그으면
화악 타 오를 것 같은 잡초 위에
하나, 둘
방울져 떨어지더니
이내 폭포처럼 내린다.
이름 모를 풀들이
참방 참방
모이를 뿌려 준 연못의 고기떼처럼
게걸스레 물을 들이킨다.
어느 정도 푸릇해 졌을까.
풀 하나가 물잔을 내려 놓고 물을 흘려낸다.
아래 쪽에 혹여나
목 마른 다른 생명이 있을까.
아아
풀 한 포기 마저도
내려 놓음을 아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