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 우리 산책할까요

ria-ppy(59)
Published in
#kr-buk
Words
310
Reading
2 min
Listen
Play
7y

1557324035027.jpg

따뜻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끄는 『우리 산책할까요』

나 또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한 명의 견주로서, 책을 읽기 전부터 괜히 두근거리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강아지를 잘 키우는 법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강아지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이야기는 많지 않아 직접 펜을 들게 되었다는 책의 서문을 보면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보면 그간 동물 관련 콘텐츠는 상당히 이분법적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귀엽거나 불쌍하거나. 동물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 스미는 감정보다는 즉각적인 자극으로만 접해온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이 책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서문을 지나 처음 만나게 되는 강아지는 까미. 까미의 모성에 눈물이 나왔다. 우리집 둥이 생각이 났다. 둥이의 까만 눈동자, 발랑 뒤집은 배, 그리고 토실한 엉덩이가 떠올랐다. 까미랑 둥이는 접점도 없는데... 왜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단지 같은 강아지라는 이유만으로 감정 이입이 되었던걸까? 아니면 그저 순간 둥이가 보고 싶었던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단지 내가 감수성이 풍부해진걸까?

​

자신이 잡아 먹힐 것을 알면서도 끄끝내 주인의 부름에 되돌아왔던 누렁이의 미련한 충성심에 한숨이 나왔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인이 이름을 부르자 더 멀리 못 가고 멈춰선 바보같은 누렁이. 아니, 누렁이를 바보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렁이는 단지 자신의 주인을 사랑했을 뿐인 것을. 그 맹목적인 사랑을 우습다는 듯 악용하는 우리 인간이 더 바보같은 존재는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우리 산책할까요』의 매력은 강아지라는 소재에 얽혀있는 일상의 편린들이다.

강아지와의 함께하는 이야기, 거기에 더해진 일상의 이야기가 결국은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동력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모든 순간 속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있는 강아지들이 놀라울 정도였다. 그 정도로 에세이인가?하고 읽다보면 그 속에 강아지들이 있었다. 부러운 필력이다.

따라서 혹 본인은 강아지에 관심이 없다 하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강아지라는 참신한(?) 소재가 결합된 에세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즉 강아지가 메인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독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다는 생각!

우리 강아지 귀여워요~ 한 번 봐주세요~ 와 같은 책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도 된다는 말을 이렇게 돌려 돌려 하고 있는 중이다!ㅋㅋㅋㅋㅋ 오히려 먹먹하고 시큰한 코 끝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책/서평) 우리 산책할까요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