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등의 SNS를 돌아다니다보면 심심찮게 병원 광고가 뜨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이벤트 신청이라 해서 가격 할인을 내건 안과, 성형외과, 치과 등의 광고도 보이죠. 특정 진료과로 검색을 해보면 포털 사이트에 수없이 많은 광고와 블로그 마케팅 페이지가 나오기도 하죠.
화려한 병원 내부 사진과 치료 케이스 사례, 연예인이나 유명인, 혹은 기업 등과의 협찬 등의 홍보들을 보다보면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병원 광고도 넘치는 요즘, 대체 어떤 병원을 골라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특히 의료쪽은 마케팅 내용만으로는 해당 병원이 얼마나 진료를 잘하는지에 대해서 알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동종업계 의료인조차 알 수 없으며 심지어 같이 근무를 하는 경우에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핵심인 치료와 관련된 독특한 특성 때문입니다.
학력, 연수 경력 등은 사실 크게 상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력이 풍부할수록 경험도 많을 가능성도 높고 실력도 더 좋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어디까지나 확률일 뿐이며 실제 상황은 매우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은 민감한 이야기니 여기까지).
규모가 큰 것은 사실상 치료 외적인 서비스 (친절, 가격 메리트)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치료 그 자체와는 상관 없는 경우도 많죠. 물론 규모가 필요한 과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정형외과 성형외과나 대학병원 등)
그런데 사실 의료 마케팅이 지금처럼 활성화된 이유에는 역설적으로 의료의 이같은 정보 및 지식 비대칭 때문도 큽니다. 어차피 어느 병원 어떤 의료인이 더 치료를 잘하는지 모를테니 화려한 인테리어와 큰 규모, 다양한 마케팅이 실질적으로 환자를 끌어모으는 가장 좋은 전략이 된 것이죠.
이는 환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차피 어떤 병원이 더 잘하는지 알 방법이 없는 바에는 그냥 크고 화려한, 마케팅도 많이 하는 병원을 고르는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 것이죠. 많은 환자들이 다녀갔을테니 그만큼 치료적인 측면에서 인정을 받았을 것이다, 그 덕분에 돈도 더 많이 벌었을테고 결과적으로 규모 및 마케팅을 늘릴 수 있었을 것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니까요.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치료 인력(의료인과 기타 인력 포함)에 대한 질관리가 점점 힘들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면서 실제로는 점점 더 질이 떨어지는 진료로 이어지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만 여전히 환자들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규모가 크고 마케팅을 많이 한 병원은 그 비용 충당을 위해 과잉 진료를 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정형외과의 경우 마케팅이 시작된 이후 갑작스럽게 척추 수술 횟수가 늘어나기도 했죠.
이것은 통계적 착시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A 병원의 치료 성공과 만족율이 90프로이고 B 병원의 그것은 80프로라 했을때 10프로 차이는 충분히 보상 및 각종 소송 등의 리스크 관리비용 준비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돈만 많으면.. 뭐든 덮기 쉬운 분야가 또 의료 분야이기도 하죠.
물론 반드시 좋은 병원을 골라야 하는가,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는 경증 질환 치료는 거기서 거기인 면도 많으니 여전히 환자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입장에서 좋은 병원을 골라 가고 싶다면? 집단지성도 통하지 않는 의료 쪽에서 좋은 병원을 고르는 방법, 완벽하진 않지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바로 일반 직원들 - 상담을 하는 사람이거나 홍보, 데스크 등 보여지는 것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아닌, 간호사나 위생사, 의료기사들을 주의깊게 보는 것입니다.
이 분들이 근무하기 좋은 직장은 극소수입니다. 매우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그리고 의료진들이 존경할만한 철학과 진료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만들어지기 어렵죠. 이 분들은 바로 그런 점들을 꼼꼼히 비교해서 직장을 옮겨다니곤 하시며, 이 분들의 마음에 드는 직장은 사실상 여러가지 면에서 다른 병원들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은 별도의 친절 교육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고, 그저 자기 일에만 충실하고 그 외의 일엔 별 신경 안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료쪽 전문 자격증의 특징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분들의 얼굴 표정이 밝고 진심으로 친절이 느껴진다면? 데스크나 상담 실장들이 아닌, 이 분들에게서 그런 면이 느껴진다면, 그 병원은 믿을만한 곳이라는 것이 제 경험 입니다.
이 분들, 병원측에서도 까다로운 직원 분들에 속합니다. 이직율이 잦고, 근무 환경에 따른 불만이 많은 직군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분들을 만족시키는 병원은, 보통의 철학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광고 마케팅 사진에서도 한 번 잘 살펴 보세요. 진심으로 만족스런 얼굴들이 분명 보이는 병원들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