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키보드가 한 대 있습니다. 손에 맞지 않아 중고로 팔려 합니다. 요즘 핫하다고 뉴스에서 광고하는 당근마켓 어플은 위치 기반의 중고물품 중개 서비스입니다. 동네를 입력하면 주위에서 내놓은 중고 매물을 볼 수 있습니다.
결제 수단은 당연히 현금. 만약 이것을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키보드를 중고로 팔고 현금 대신 암호화폐로 받습니다. 그럼 받은 암호화폐는 어디에 쓸까요?
쌀을 산다거나 주유를 하거나, 휴대폰 요금을 내고... 편의점에서 결제하고.. 피자나 삼겹살을 사먹거나..
결국 마지막에 암호화폐를 받은 사람은 현금화해야 비료를 사거나 주유소 운영비를 내거나 원자재 비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현금화는 암호화폐의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여 가격이 떨어지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매도하지 않고 현금 대신 화폐로 쓰이는게 좋습니다.
현금 대신 쓰이려면 되도록 많은 사람이 동일한 암호화폐를 가져야 합니다. 너무 쉽게 얻으면 쉽게 던질테니 받기 어렵다는 느낌도 있어야 합니다. 재미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물건은 원자재 값의 비중이 크므로, 서비스가 암호화폐 유통에 더 유리해 보입니다. 머리를 자른다거나 손톱을 가꾸고, 마사지나 요가 등등.. 동네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암호화폐로 결제합니다. 암호화폐를 얻기 위해 글을 쓰거나 이삿짐을 날라주거나 주변 청소를 하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을 대신해 심부름을 하거나..
쓰다 보니 화폐 발생 이전의 물물교환이나 품앗이처럼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결국 한쪽 끝에서 정체되지 않고 순환하게 만드는 게 핵심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