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소설] 다시 태어나니 김정은-1편(제 1야전군 부사령관 이철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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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제 1야전군 부사령관 이철수(1)
“허허, 동기가 사령관이라고 너무 섭섭해 하지 말게. 잘해보자고”
동기인 김세유의 말이 가슴을 후벼 판다. 그래도 애써 웃어야지 뭐 어쩌겠나.
“충성!”
그러자 김세유는 이죽거리며 말했다.
“야 우리끼리 충성은 무슨.. 괜찮아, 괜찮아. 편하게 해. 근데 군대는 계급사회인거 알지? 나는 대장이고 너는 중장이야. 그리고 부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는 신경 쓰지 마. 가서 골프나 많이 연습해두라고 허허”
‘이 자식이 끝까지..‘ 가슴속에 분노가 끓어오르지만 이내 가라앉힌다. 어쩌겠나. 이렇게 된 것이 다 내 탓인걸..

부사령관실에 들어왔다.
2011년 11월 23일 오전 10시..
지나온 군 생활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친다.
웨스트포인트에서 미국 생도들을 제치고 당당히 수석을 차지하던 모습.. 언제나 어디서나 인정받던 자신의 군생활을 돌아본다.
가슴이 답답하다. 내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이렇게 끝날 순 없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도 하려고 전화기를 든다.
“부관, 오늘 실시 할 포국훈련 관련 자료 좀 가져와라”
“충성! 알겠습니다.”
“올 때 일일 첩보도 같이 가져와라”
기다리는 동안 담배를 한 대 피우며 국방 일보를 펴본다. 북한이 포국훈련을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전투준비태세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음.. 준비태세를 강화해야겠군..’
똑 –똑
“부사령관님 부관입니다.”
“응 들어와”
“금일 진행할 포국훈련 관련 자료가.. 그러니까.. 저..”
“왜 그러는데?
“저 그러니까.. 부사령관님이 보신다고 하니까..”
“본다고 하니까 뭐? 똑바로 보고 안할래?”
“못 준다고 합니다.”
“뭐? 이 새끼들이.. 당장 전화 돌려!”
부관이 수화기를 들어서 귀에 대준다.
“야 이 새끼야, 이게 자동다이얼이야? 번호를 눌러야 전화가 갈 것 아니야”
뚜- 뚜 –뚜 -뚜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통신보안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작전과 이왕민 소령입니다.”
“야, 이 소령 나 부사령관인데”
“충성!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누가 이렇게 전화 늦게 받으랬냐? 다이얼 세 번 울리기 전에 받아야 하는 거 모르냐?”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군 생활 끝나냐? 널널 하구만? 포국 훈련 관련 자료랑 일일 첩보 왜 안 주는 거냐?”
“저 그게..”
“왜? 빨리 안 말할래? 세유가 시키드나?”
“예..”
“이 새끼가.. 알았어. 끊어.”
“죄송합니다.”
가슴이 뛴다. 아무리 끈 떨어진 연 신세라고 하지만 계급이 중장인 나에게 이런 굴욕을 주다니.. 세유는 나보다 한참 밑이었던 놈인데..
“부관, 나 지금 사령관 만나러 갈 테니까 전화해서 자리에 있나 확인해보고 운전병 대기시켜라”
“예, 알겠습니다.”
“운전병, 나 부관인데 부사령관님 출타하신다. 운행준비 해라”
“충성! 준비하겠습니다.”
끼- 이이이익
“충성!”
“사령관 실로 가자”

부- 아아아앙
“금방 갔다 올 테니까 저 앞에 PX가서 뭐라도 사먹고 기다리고 있어라”
뚜-벅 뚜-벅
사령부 본부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천하의 이철수가 어쩌다 겨우 동기를 만나러 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울 수 있단 말인가? 다시 한번 가슴에 먹먹해진다.
“부관, 사령관님 자리 계시지?”
“예, 지금 들어가시면 됩니다. 사령관님, 부사령관님 왔습니다.”
“응. 철수 왔냐? 어서 와서 이리 앉아.”
“충성!”
“야 그거 내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 동기끼리 편하게 해. 편하게.”
“그래, 세유야. 네가 편하게 하라니까 편하게 할게. 내가 너한테 뭐 잘못한 것 있냐?”
“음.. 그게 무슨 소리야? 잘못이라니?”
“애들한테 나한테 문서 주지 말라고 했냐?”
“아니, 아니 네가 골프를 너무 못해서 골프연습에 전념할 수 있게 좀 쉬게 해주라고 했다. 왜 뭐 문제 있냐?”
끝까지 화를 돋우는 세유를 보니 화가 치솟지만.. 군대는 계급 사회 아닌가? 속으로 분을 삭힌다.
“철수야,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마라. 점심이나 먹으러가자.”
“부관, 점심 먹으러 가게 준비해라. 부사령관도 같이 간다.”
“충성! 준비하겠습니다.”
“사령관님. 저 혼자 먹을 테니까 문서 볼 수 있도록 애들한테 얘기 좀 해주십쇼.”
“허허, 이 자식이.. 사령관이 밥 먹자는데 거절을 해?”
“가 보겠습니다. 충성!”
돌아서서 걷는다. 건물의 출구가 너무 멀어 보인다. 빨리 나가고 싶다.
“철수야! 골프 연습 열심히 해 놔라. 이번 주말에 이기면 문서 보여주라고 얘기해줄게!”
기나긴 복도를 지나 건물 출구 앞에 섰다.
근데 운전병 이 녀석은 어디 갔지? 설마 아직도 PX에 있나?
“야 부관.. 운전병 어디 있냐?”
“아 저 그게..”
“에휴, 너 군 생활 이따위로 할래?”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군생활 끝.. 아니 됐다. 빨리 찾아와.”
“예!”
“뛰어”
“예?”
“뛰라고”
“예..옛!”
10분 후.. 이제야 사령부 건물 앞에 도착한 차량..
사색이 된 운전병과 화가 잔뜩 난 부관의 얼굴이 보인다.
“어이구, 운전병아.. 어디 가 있었어?”
“충성! 저 그게. 죄송합니다!.”
“그래.. 그럴 수 도 있지. PX에서 맛있는 건 많이 사먹었니?”
“그.. PX는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 사령관 당번병이 힘들어 하길래 같이 담배 한 대 피고 오는 길입니다.”
“그래? 차 타고 다니면서 담배도 피고 우리 운전병은 군생활 참 편하고 좋아. 그치?”
“죄송합니다! 저 그런데.. 사령관님 당번병 상태가 좀 심각해보였습니다.”
“이 새끼가 어디 사령관님 앞에서.. 조용히 안 해?”
“부관 가만히 있어라.. 한번 들어보자. 사령관 당번병이 왜?”
“저 그러니까 그게.. 사모님께서 많이 힘들게 하시나 봅니다.”
“음.. 박진경 사모 유명하지..항상 부임지마다 당번병이 죽어나는 걸로 유명했지. 매일 일과 종료 전 선그라스 끼고 장갑 끼고 청소를 확인한다나? 남편이 사령관이지 지가 사령관인 줄 안다니까..”
“저 상황이 좀 심각한 것 같습니다. 자기 처지가 노예 같답니다.“
“하이고, 가지가지 하는 구만.. 밥 먹을 기분도 아니고 난 사무실에서 쉬련다. 내 사무실에 내려주고 너네끼리 밥 먹으러 갔다 와라.”
사무실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인다. 세유는 사실 부인 덕분에 진급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막강한 박진경 사모의 아첨능력은 남편의 계급을 바꾸고, 보직을 바꿨다. 그녀의 별명은 장군위의 장군이다. 세유의 상관들이 필요한 것들을 적재적소에 절묘하게 채워주는 그녀의 센스 덕분에 세유는 사단장 시절 철책선이 절단되는 어처구니 짝이 없는 경계 실패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중장으로 진급했다.

점심 시간은 이미 지났고.. 배는 살살 고파오는데.. 지금 시간이 몇 시지? 2시 30분이네.. 컵라면 하나 끓여먹어야겠다..
커피포트에서 물이 끓는다.. 1분.. 2분.. 탁! 다 끓여 졌다. 이제 컵라면 뚜껑을 따고 분말스프를 안 떨어지게 잘 뿌려주고.. 물을 부어준다.
쫄쫄쫄..
끓는 물이 컵라면 컵으로 들어간다. 탁! 나무젓가락을 쪼개본다. 정확히 반으로 쪼개진 나무젓가락.
‘오늘 운이 좋은가?’
위- 이이이잉
“전달! 전달! 전달! 현 시간부로 풍산개 하나 발령, 전 부대원은 전투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할 것.”
“앗, 뜨거. 뭐야 이거! 부관! 어떻게 된 일이야!”
“파악해보겠습니다.”
“실제 상황인가본데..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나?”
사무실에 있는 TV를 틀어본다.
“속보입니다. 북한이 연평도에 기습 도발을 감행하였습니다.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였다는 소식입니다.”
“뭐..뭐야? 민간인을 공격했다고?”
연평도 포격은 정전 이후 민간인 거주 지역을 공격한 최초의 공격이었다.
“부관! 군장 가져와!”
“저 어떤 일인지 파악을 아직 못했습니다. 알려주지를 않습니다.”
“야 이 새끼야! 정신 똑바로 안 차려? TV 봐! TV! 실제 상황이야!”
“예..옛! 가져오겠습니다.”
“총도 빨리 빼 와!”
“전달! 전달! 전달! 현 시간부로 모든 참모는 전투지휘소로 집결할 것”
“가자!”
전투지휘소 앞에 도착하자 초병이 크게 경례를 한다.
“충성!”
“그래, 문 열어라!”
마련된 자리에 앉는다.
이미 화상회의가 진행 중이다.

한 기수 선배인 김영태 합참의장 얼굴이 보인다.
‘김 선배가 세유대신 나를 밀어줬었더라면..’
하지만 감정은 감정이고 지금은 전시다.
“충성! 제 1 야전군 부사령관 이철수입니다. 김세유 제 1 야전군 사령관이 도착할 때 까지 제가 회의 참여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알다시피 지금 상황은 실제 상황이다. 이미 공군 전력이 출격해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또한 서북도서 해병대는 자주포로 보복 공격을 진행 중이다. 상대가 다시 보복을 할 것으로 예상 되는 만큼 만반의 경계상태를 철저히 유지할 것”
“예, 알겠습니다.”
“이것으로 우선 회의는 종료한다. 기타 상황이 있을 시 최단시간 내 보고 철저히 하도록”
“충성!”
지잉— 화면이 꺼진다.
“사령관님은 어디쯤 오고계시나?“
“저 그게 연락 중인데 통화 중 이십니다.”
“이렇게 급할 때 하필.. 빨리 모시고 와!”
“예!”
“참모들 전원 착석!”
“부사령관이 전파한다. 지금부터 사령관님이 오실 때 까지 상황은 내가 통제한다.”
갑자기 장내 분위기가 소란스러워 진다. 참모들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저 그건..”
“지금 전시야. 명령 불복종은 총살이다.”
“저 그런데.. 사령관님이 금방 오실겁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안되시겠습니까?”
“닥쳐, 이 새끼야. 북한군이 쏘면서 내려오기 시작하면 휴전선부터 여기까지 몇 분 만에 쓸려나가는지 알지? 10분이야 10분! 질문 있는 사람 있나? 없지? 없으면 지금부터 각 군단과 예하 사단 상황 브리핑 실시한다.”
“아니 그래도 사령관님의 명령을..”
“이 새끼가 진짜.. 나가 이 새끼야! 작전과장 대신 바로 밑에 애 들어오라고 해!”
“예.. 근데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닥쳐, 이 새끼야 책임은 내가 진다.

어느 정도 준비 후 일사분란하게 브리핑이 시작된다.
“정보 참모 보고 드리겠습니다. 현재 연평도에 포격으로 민간인 3명, 해병 다수가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적은 또한 대규모 상륙작전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동부전선은 상황이 어떻지?”
“특이 동향은 없습니다.”
“좋아, 다음.”
“탄약 참모 보고 드리겠습니다. 현재 적 도발에 대비하여 각 병사들에게 실탄 지급 완료하였습니다. 또한 예비탄약을 후방에서 옮기고 있습니다.”
“좋아. 현재 탄약 소모율은?”
“아직 한발도 안 쐈습니다만.. 오인사격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총 소리가 몇 발 나는 것을 들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있나?”
“확인 중입니다.”
“오케이. 다음“
“수송 참모 보고 드리겠습니다. 현재 수송차량 모두 확보되었으며 탄약을 탄약 창에서 옮겨오고 있습니다.”
“도로 상황 별 일 없지?”
“예! 없습니다.”
“오케이 다음.”
“....”
“야 작전과, 왜 다음 브리핑이 안 나오냐?”
“저.. 그게 의무대 순서인데.. 군의관이 아직..”
“이 새끼가 장난하나.. 과장이 그따위니까 밑에 애새끼들도 이 모양인거야. 야 이 새끼야 지금 전시야 전시! 야 헌병대대장! 너 지금 당장 군의관 이 새끼 잡아다가 영창에 쳐 넣어버려!”
“예! 알겠습니다. 헌병반장 지금 당장 가서 군의관 체포해!”
“예!”
“뛰어 이 새끼야!”
의무대대를 제외한 브리핑이 모두 끝났다. 다행히 제1야전군이 담당하고 있는 지역에는 적의 도발 징후가 없다. 다행인데.. 세유는 왜 이렇게 안 와?

지휘통제소에서 잠깐 나와 세유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본다. 뚜..뚜.. 신호가 가다가..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삐 소리후엔 요금이 부과됩니다. 삐~~~~“
‘아니 이렇게 바쁠 때 오지도 않고 사령관이라는 놈이 어떻게 된거야.‘
“헉..헉.. 부사령관님!”
“군의관 이 새끼야! 지금 언제 전쟁이 날지 모르는데 어디 가있었어? 네 놈 잡으러 벌써 헌병이 출동했어 이 새끼야”
“저.. 사령관.. 사령관님이!”
“사령관님이 왜?”
“돌아가셨습니다!”
“뭐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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