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erq, steemit] 젠트리피케이션:큐레이션의 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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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젠트리피케이션: 태그 - 전유와 향유 사이에서 다음으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선 글에서, 스팀잇의 태그는 계층이 있으며 계층에 따라 전용적으로 쓰이거나 향유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였다. 큐레이션에 대해, 젠트리피케이션 측면에서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시작하며

이전 글타래 생각의 가치보다 활동의 가격에서, 결국 우리가 스팀잇 내의 컨텐츠에 대한 감각은 현실 세계의 가격으로부터 얻으며, 이 때 가격은 각 개인들이 느끼는 가치를 반영하는 가격의 일부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스팀파워에 따라 가격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달라지므로, 사실상 스팀잇 내에서 가격 형성에 기여하는 주체는 각 계정 - 그 중에서도 스팀 파워가 높은 계정들이 주를 이룬다.

스팀잇 내에서의 가격은 상당히 재미있는 시그널이다. 어떤 컨텐츠를 살펴봄에 우리는 보팅 수도 보지만 가격도 같이 파악한다. 높은 가격은 괜찮은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나타내는 신호 중 하나로 작동한다. (여기서의 가치는 생각의 가치 이외에 활동의 가치도 반영됨을 유의하도록 하자.) 특정 태그에 높은 가격을 가진 글이 대세글로 포함되기 때문에, 가격은 단지 창작자의 보상으로서만 작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독자들에게 컨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노출 기회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큐레이션 활동

스팀잇 안에서 일어나는 큐레이션 활동은 대체로 글에 대한 것과 글을 작성하는 계정에 대한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큐레이션을 하는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큐레이션을 행하는 계정에서 실제로 계정과 글을 언급하며 소개하는 글을 작성하거나, 리스팀하거나, 2차적 저작물을 생성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좀 더 간단한 방법으로는 태그를 이용하면 되는데, 특정 (전유적) 태그를 사용하거나 향유적 태그에서 보팅수와 보상을 높게 가져가도록 하여 노출을 증대시키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아니면 아예 외부 페이지와 연계하여, 특정 글 혹은 집단에 소속된 계정들의 적절한 글을 모아서 볼 수 있도록 새롭게 구성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이러한 모든 것은 사실 독자 입장에서는 탐색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글, 더 나아가 이러한 컨텐츠를 생산하는 계정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나 검색에 있어서는 상당히 불편하기도 하고, 전체를 조망하는 과정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 우리가 아무리 매 시간 올라오는 글을 모조리 파악하고자 해도, 찬찬히 살펴보려면 시간이 걸린다. 특히나 스팀잇 사용자들은 오로지 컨텐츠의 소비자로서 기능하기보다는 생산자의 역할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비용의 소모를 줄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앞으로는 글을 작성하는 계정을 묶어놓은 집단에 대한 큐레이션과 큐레이션에 대한 큐레이션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가 사실 현실 세계에서 소통하는 갯수나 양은 무한하지 않다. 이는 스팀잇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이슈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체 글을 조망해야하는데, 일일히 살펴보는 것은 커뮤니티의 인원과 컨텐츠 생산의 갯수가 증가할수록 조망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모든 논의는 국지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국지적인 논의가 모여 좀 더 광역의 논의를 이루겠지만, 이 또한 전체 차원에서는 국지적일 것이다. 계층적으로 올라가야만 결국 일종의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팀잇은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의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 kr 태그가 그러한 채널 중 하나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말이다.

취향의 수직화

한 사람이 소통하고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의 갯수는 한정적이다. 그 것이 500이나 1000이라고 하더라도, 한 사람이 하루에 소통할 수 있는 관계의 수가 10000 정도라고 한다면, 이를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하루는 24시간이고 1시간은 60분이다. 하루는 1440 분으로 이루어져있고, 관계의 수를 10000 정도의 갯수로 유지하려면 하나의 관계에 0.14분을 써야한다. 사실 500 정도 수의 관계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잠을 자지 않더라도 오롯이 3분 정도를, 관계에 신경써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스팀잇 사용자가 늘어나고 컨텐츠가 다양화되기 시작하면, 각자의 취향에 따라 큐레이션 받는 컨텐츠들은 다소 세분화될 수밖에 없다. 공통의 컨텐츠가 서서히 갈라져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큐레이션은 점점 더 특정한 방향과 색깔과 전문성과 깊이를 기준으로 세분화되어 증식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큐레이션이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인지, 큐레이션 간에도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느슨한" "집단"은 사실 모순적인 표현일 가능성이 있다. 느슨함에서 자율성을, 집단에서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근대 경제에서, 효율성에 관한 추구와 외부 거래에 대한 위험 감소를 위해 기업이 자연스레 탄생했듯, 스팀잇에서의 집단은 공통의 취향과 활동 아래 서로를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그 형태는 확실히 개인이 혼자 성장하는 것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노출의 빈도, 기회, 컨텐츠에 대한 보상 측면에서 연대적 성격은 활동의 기반이 된다. 느슨한 연대라도, 그 연대를 유지시킬 전문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큐레이션의 전문화

우리는 지금도 모든 상품을 일일히 비교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상에서는 이미 전시된 상품들 중에서 비교할 뿐이며, 온라인 상에서도 이미 온라인 매대를 가지고 있는 상점들이 가지고 있는 상품들에 한하여 비교할 뿐이다. 단지 그 매대의 전시에 대한 장벽이 낮을 뿐이다. 사실 이러한 '시장'에 있어서, 권력은 이러한 상점들이 아니라 이러한 상점들을 전시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가 가지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에서 키워드의 최적화, 광고료의 지불 등을 통해 가급적 검색이나 오픈마켓 상에서의 상품 노출 위치를 위쪽으로 위치시키려는 노력을 보라. 기업이 큐레이팅 시장에 진입한다는 의미는, 영향력 있는 오픈 마켓을 형성하고 오픈 마켓 내에서 검증된 컨텐츠를 소개한다는 것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개인이 주체적으로 컨텐츠를 생산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시장이 커짐에 따라 국지적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국지성을 그나마 극복하기 위해서는 집단이나 기업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소속이 될수도 있고 파트너십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의 자본이 들어온 큐레이션 '시장'은 스팀잇 컨텐츠 시장의 판도를 상당히 바꾸어놓을 것이라 전망한다.

  1. 기업의 자본은 채널로 작동하는 태그를 전유하거나 향유하는 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향유적 채널에서 트렌딩 싸움은 결국 기업 간의 자본 싸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교묘하게 작동할 광고 큐레이션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2.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 인력들이 큐레이션에 투입됨에 따라, 큐레이션 서비스는 확립된 기준을 가지고 컨텐츠를 평가하여 큐레이션 자체의 질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높다. (기업 내부에서 이루어질 큐레이션에 대한 검토와 결재 라인을 생각해보라.) 하지만 이는 (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적이고 자발적인 큐레이터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3. 기업은 큐레이션과 더불어, 컨텐츠를 생산할 생산자들에 대한 육성 시스템을 고민하고 여러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시킬 것이다. 일종의 MCN, Multi-channel network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큐레이션과 육성이 같이 진행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큐레이션하기 수월해진다. 애초에 그러한 방향으로 육성할 것이므로.

  4. 현실 세계의 컨텐츠 생산 전문가들이 기업과 같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 스팀잇은, 그들에게 있어서 여러 다양한 채널 중 하나일 것이다. 거래 비용을 줄이고 소통 채널들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현실 세계의 라벨만큼 (큐레이션) 시장에 주는 확실한 신호는 없다.

이는 기업 뿐만 아니라, 조합 형태의 집단에 대해서도 적용이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큐레이션에 대한 젠트리피베이션은 결국, 자유로운 개인에 있어서는 선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변두리에 머물던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집단을 형성하거나 기업과 연계할 것인지를. (그리고 기존 SNS에서는 개인들이 대체로 변두리에 머무는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스팀잇은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의 주체를 강조하는 철학을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변두리에 머무는 개인은 결국 다른 SNS에 비해 적극적인 활동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아예 그만두지 않는다면 말이다.)

검색: 수평화

큐레이션이 일종의 수직적 취향의 분화와 같은 길을 걷게 된다면, 이를 가로지르는 방식이 하나 있다. 바로 '검색'이다. 사실 그동안 스팀잇에서 '검색'은 중요하지 않게 다루어진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커뮤니티의 컨텐츠 생산량 및 활동량이 (한 개인이 다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그리 크지는 않으며, 대체로 소통에 방점이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큐레이션의 젠트리피케이션 측면에서 보면, 각자가 원하는 컨텐츠를 (큐레이션을 통하지 않아도) 효율적으로 검색할 수 있다면 굳이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 채널과 오픈마켓 큐레이션을 이용할 이유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큐레이션과 검색의 적절한 균형 지점을 찾는 방식을 찾아야할지도 모른다. 개인이 거대화되고 전문화된 큐레이션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


다음에는 젠트리피케이션:육성과 운영에 대해 다루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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