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erq, diary] 춤

qrwerq(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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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018, Seoul, Nexus 5x


발레를 시작한지도 이제 4년은 넘었기에, 몸 동작의 선이나 부드러움에 집중을 하게되는 편이다. 춤으로 빚어내는 감정의 선을 만들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약간의 해석이 가능한 눈 정도는 키울 수 있게 되었다. 화려한 기교와 어려운 균형도 좋지만 팔이나 발을 내저을 때의 리듬감과 주기의 빈 공간에 좀 더 관심을 두고 보는 편이다. 어쩌면 전문 무용수들이나 할법한 자세나 동작보다는, 그냥 삶을 살아가면서 조금씩 쌓여가는 감정이나 기분을 나타내는 것에 마음이 가기에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춤을 왜 추냐고 물어보면, 나는 그냥 습관이 되어서 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춤 말고는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다든가 춤을 출 때에는 엄청 즐겁다라는 말을 꺼내놓기는 어렵고, 단지 습관이기 때문에 평소에 춤을 추지 않으면 뭔가 빠지고 불편한 느낌이 든다는 표현이 좀 더 알맞다. 그래서 나는 춤이 좋다. 다시 말하자면 춤이 없으면 아쉽고 싫다. 있으면 좋다와 없으면 아쉽고 싫다가 항상 같은 의미를 가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전자의 표현보다 후자의 표현이 좀 더 절박하다고 여긴다. 사람이란 으레, 싫고 아쉽고 부정적인 감정에 좀 더 민감한 법이다.

동작의 복잡함과 화려함이 사람들의 첫 시선을 사로잡지만, 내가 보기에 중요한 요소는 균형과 유지다. 기본 코어가 잘 잡혀있지 않으면 애초에 몸은 고꾸라지고 말 것이다. 최근 상당히 춤을 추듯이 살고 있는데, 균형을 유지 하지 못해서 한번 몸살이 났다. 균형은 정적보다는 동적에 가깝고, 한시라도 집중하고 있지 않으면 금세 쓰러지고 마는 것이다. 한 때 "춤추듯 살아라"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춤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의 시선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꾸준히 춤을 추고 있는 내 삶의 관점에서, 이 말은 상당히 어렵다. 동작을 완성하기 위한 노고가, 단련의 어려움이, 공연의 긴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단지 가볍고 즐거운 것이 춤이라면, 그건 단련과 무한의 고통으로부터 끌어낸 춤이라기 보다는 춤처럼 보이는 가벼운 몸짓 - 그 이면의 무거움을 벗어던진 몸재간에 조금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방향이든 그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한없이 가볍던, 가볍게 보이지만 매우 무겁건 그건 각자의 방식과 받아들임에 달려 있기에, "춤"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 또한 자유롭다고 본다. 하긴, 각자의 춤이 별건가. 어떤 방식으로든, 제멋대로 추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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