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이 필요 없는 시기가 왔다. 최근에 태그는 사람들에게 글을 구독하게 만드는 채널로 작동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용 집단의 범주와 컨텐츠의 양, 종류에 따라 영향력을 가지는 프랜차이즈의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태그는 결국 어떤 서비스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예전의 태그가 어떤 컨텐츠, 어떤 방향성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엔 비즈니스로서의, 어떤 서비스로서의 확장을 꾀하는 단체, 기업, 그룹 등의 정체성을 나타내게 되었다.
"어떤 태그를 왜 쓰는가"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면, 컨텐츠 생산자들이 각자 고유의 방향성을 가진 컨텐츠로 무언가 승부를 보는 시기는 이제 지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특정 태그는 특정 플랫폼과 연계되어 사용되고, 특정 태그를 주로 사용한 컨텐츠는 특정 비즈니스 플랫폼에 의해 지원을 받는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과정이다. 태그는 또한 컨텐츠 생산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그 방향에 맞는 컨텐츠가 아니라면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컨텐츠 생산자들은 한번쯤 고민하게 된다. 태그에 맞는 컨텐츠를 생산해서 지원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이를 좀 포기하더라도 내 멋대로 생산할 것인가. 물론 완전히 극단을 취하는 생산자는 거의 없고, 이 중 어느 것에 가중치를 더 두느냐에 달려 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접근가능하며 사용할 때에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태그라면 결국 이는 무한 가입이 가능한 태그 프랜차이즈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태그를 쓰는 사람들은 누구나 즐겁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숫자는 언제나 뿌듯하기 때문이다. 현재, 오프라인에서 이 숫자의 환산 가치는 보잘 것 없더라도, 이 스팀잇 세계 안에서의 보상으로는 결코 작지 않다. 이 프랜차이즈 태그들은 결국 우리의 생산 공간을 하나씩 채운다. (서서히 잠식한다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 물론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어차피 우리의 일상은 사실 그렇게 궁금하지 않을 뿐 더러 일상을 팔면 예상 가능한 뭔가 나온다는데 굳이 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나는 이 현상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공허하지 않게 보이도록 잘 포장 했지만 결국 공허한 글보다는, 공허하지만 정말로 솔직하게 공허한 글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역시 공허함을 변별하는 표지자로 활용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언제나 즐거운 태그 프랜차이즈 안에는 스팀잇에 대한 꿈과 환상과 희망이 가득하다.
추신.
그러고 보니 나는 여기에 뭔가 적을 때 (한 두번 시험삼아 적는 거 말고는)
아래 태그들 말고는 거의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kr kr-think kr-essay kr-diary kr-pen kr-writing kr-essay kr-life photokorea kr-steemit
고루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