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파하하하하하 ! 팤콘입니다.
어제 밤에 올렸어야 하는데, 게을러빠져서 지금 올립니다.. 크..
야간 알바를 하다보니까 쉬는 주말되면 늘 걱정이었습니다. 아침에 일끝나고 자고 일어나면 10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 되버려서 마땅히 만날 친구도 없이 집에서 혼자 티비나 보다가 잠들기 일쑤.. 그래서 1월이 되고 나선 3주 넘게 친구들 얼굴 한번 못보고 가족과 같이 식사한번 못했네요.
그래서 자기전에, 오늘은 잠을 좀 아끼고 가족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자는 다짐에 4시간 자고 기상했습니다.
그리고 눈 뜨자마자 동네 단골 중국집에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러 갔습니다.
탕수육은 언제먹어도 옳습니다. ㅎㅎ 근데 위장에 기름칠좀 하고 집에 돌아오니.. 친구들 만나러 갈 엄두가 안 났네요. 친구들에겐 시크하게 맥주한잔 하실 닝겐 있나? 했더니 한놈도 대답을 안하더군요.. 15명의 단톡방인데.. 그렇게 포기하고 있다가 9시쯤에 친구놈한테 전화를 했더니 힘 없는 목소리로 지금 전어(친구 별명)랑 한잔하는데 바로 집에 갈거야. 하길래 알겠다고 끊을려는 찰나, 전어가 전화를 뺏어 받더니 "야 ! 지금 나온나. 이새끼 자살할라고 유서까지 써서 보이준다 ㅋㅋ 빨리 나와서 한잔 하자"
유서얘기에 자살얘긴데 왜 웃는가 ,,, ? 뭐 장난이겠지.. 했지만 그래도 요즘 이 친구가 기력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바로 옷입고 나갔습니다.
만나니까 좀 어두운 얼굴의 친구와 아무생각없는 전어. 둘만 있었습니다.
대충 맥주 집에 들어가 얘기를 합니다. 무슨 유서고? 죽을라그라나 ㅋㅋ 하고 얘기를 꺼내니 옆에 있는 전어가 유서 한번 보이주바라 하고 웃으면서 얘기하네요.
친구가 주는 꼬깃꼬깃 접힌 종이를 받아들고 펴서 읽어봤습니다.
사다리 1000만원.. 보험사기 3000만원.. 배XX 50만원... 시X...
저도 처음에 그거보고 웃었습니다. 뜬금없이 왠 욕.. ㅋ 하지만 앞에는 도박으로 날린 돈, 보험사기 당해서 날린 돈, 그러다 뒤에는 돈빌려준 친구한테 못 받은 돈..
그밑엔 빼곡히 쓰인 글자들. 죽고싶다는 말이 있었고 자신이 한심하다는 말이 있었지만, 유서라기 보단 자기 지금 심정을 적은거라고 하더군요. 몇 주간 이어진 우울함이 왜 그런가. 도박으로 보험사기로 날린 돈 때문인가? 해서 그 액수를 적어보고, 지금 드는 기분을 적다보니 그 원인은. 새해가 밝아서 스물 아홉이 되고 이제 곧 서른인데, 번번한 직장도 없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부모님을 제대로 못 쳐다보겠다.
이번엔 좋은 회사라고 취직했지만 하루만에 그만두는 곳이 많았고.. 이 나이 먹고 뭐하는 지모르겠다.
진지하게 쓴 그 유서를 가장한 종이를 받아들면서 친구 눈에는 눈물이 고이네요.
자기도 이런 얘기 할 때마다 울컥 울컥 한다고.
서른이 되면 다들 아, 서른인가. 하고 우울해지는 거 같아요. 근데 그게 스물 아홉이 되면 그 스물 아홉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모두가 1년 후의 서른만 될 것 부터 생각합니다. 아직 서른도 아닌데, 서른이 될 생각에 스물 아홉은 괜시리 우울해지는 나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가 4년만 젊었어도 안 이럴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대졸자의 취업률이 고졸자 취업률보다 낮아진 요즘 특히 제가 사는 지역은 조선업이 성행하던 지역이라, 조선소의 붕괴와 그에 따른 하청업체의 줄줄이 도산 때문에 가까운 공단 지역은 빈 공장이 아주 많습니다.
친구는 스물아홉이 된 지금 부터 시작 하는 일이 평생 할 일이 될거라고 직감적으로 느끼고, 어쩌다 취업 된 그곳이 첫 출근 부터 미래가 없어보이면 바로 그만 두고.. 최근 몇번을 그랬다고 하네요. 기술도 경력도 없이 자기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모아둔 돈은 없고 오히려 빚이 늘어나는데.. 부모님에게 용돈도 못드리고 있는 자신이 한심해 죽겠다고
맥주 한모금 한모금에 한숨을 뱉었습니다.
뭐,, 그래서 제 얘기를 했죠. 작년에 겨우 대학졸업해서 이제껏 나도 부모님께 용돈 한번 못드렸고, 이제서야 겨우 취업해서 줄 수있게 되었다. 몇년 동안 니가 취직 못할 것도 아니고 당연히 앞으로 취직을 할 곳은 생길건데 겨우 1,2년 용돈 못주고 한다고해서 부모님이 니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지금부터 하는 일이 앞으로 평생 직장이 되는 건데, 신중하게 고르는 게 당연하고, 들어간 회사가 안좋으면 시간 낭비 말고 하루만에 그만 두는게 니 자신한텐 맞는 거라고.. 기술을 배우던 앞으로 뭐 하고 살지 신중히 생각해서 일부터 찾고.. 열심히 살아보자고.
청년세대에서 느끼는 삶은 이렇게도 힘든가 봅니다. 저도 취업이 안됐을 때 스트레스로 대상포진 걸리고, 밤새 잠 못 이룬적이 많아서, 원래 취직을 준비할 때는 그런 스트레스가 당연한거라고 힘을 불어넣어줄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 때 항상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고있는 전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아,, 내여자친구가 내생일도 까먹고 오사카로 놀러간대.... 휴 하면서 큰 웃음을 주고.. 이제 일어나자고 ..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각자 집에 가는데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는 오늘 고마웠다고 하더군요.. 뭐 힘이 나는 말이었다고. 그래서 제가, 그래 힘내자 하니까 친구가 울컥 했습니다. 저도 가슴이 아프고.. 나이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커지는 부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삶이 더 힘들어지는 이 나라에서 고생이 많은 우리 스물아홉살 앞으로도 화이팅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