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느껴본 장례식장은 최악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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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머니의 삼일장을 마치고 진을 다 뺐어.

장례식이 태어나서 두번째인데다가, 처음으로 직계가족의 장례식이라서
어찌보면 장례식의 실태를 오늘에서야 깨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거같아.

나는 둘쨋날에 도착해서, 가족들 모두 첫날에 슬픔을 좀 덜어서 그런지 침통한 분위기는 아니었어

내가 도착하자마자 사촌행님들이 드디어왔냐고 빨리 투입하라고했어

잉? 뭐지?

장례식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족들과 여유로운 인사는 커녕
한달넘게 못본 엄마 얼굴도 스치듯 보고 바로 서빙을 했어.

하......진짜
무슨 장례식장에 온놈들은 우리를 그냥 술집알바로 아는지 여기를 술집으로 아는지,
누군가의 죽음에서 슬퍼하는 표정은 커녕

술가져와라
포커치게 카드좀 사와라
고스톱좀 사와라

실내에서 담배는 물론

그냥 최악..

돌아가셨기때문에 여는 장례식이아니라
내가 받았던 부조금을 돌려주러 오는김에 술이나 쳐마시는 곳이었어.

처음본 광경에 어안이 벙벙 했지만
생각할 틈도없이 그냥 식당알바처럼 미친듯이 음식만 날랐어

내가 대체 왜이리 천대받는가 ..ㅋㅋ
수육이 좀 떨어졌다고 기다려달라니 욕지껄이는 물론
술취해서 할머니 영정사진 앞에다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뭐라하는지 못알아들음)

시골 어촌마을의 술 좋아하는 아저씨들이 나이먹고 할게 없으니 장례식을 잔치처럼 다니나봐
양복은 무슨 전부 등산 추리닝으로 와서

대체 이게 팔순잔치인지 장례식인지

그리고 장례식 음식은 어쩜이렇게 비싼지
수육 3kg에 13만원.
ㅋㅋㅋㅋㅋㅋ 국 한통에 몇만원
밥 한통에 몇만원

밥값만 800만원 나왔어.
온 손님들이 400명도 안되는데

결혼식 뷔페는 1인당 3만원정도에 그래도 뷔페인데

여긴 그냥 김치 밥 수육 국물 , 초딩 급식소 음식보다 못한데 무슨 ................
우리가 빌렸던 장례식장은 우리 동네에서 가장 알려진 병원에 있는 곳인데,
우리가 직접 외부음식을 만들어서 파는건 식중독 위험이 있어서 안된다는 개소리와 함께
해운대 성수기 방값의 폭등보다 비싼 가격...........

할머니가 돌아가신게 너무 슬퍼서 펑펑 우시면서 들어오셨던 분들 딱 두분 봤네.

일본에서 집떠난지 10시간만에 한국도착해서 바로 서빙을 개처럼 하다가
11시가 좀 넘어서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술꾼들은 계속 술처먹고 담배피고 소리지르고 ~)

그제서야
영정사진 제대로보면서 아 , 할머니..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부조금 빨리 세러 가야한데
내일 3일장이 끝나는 날이라서 바로 돈 결제 해줘야해서 ㅋㅋㅋ

그래서 잠도 못자고 12시부터 3시까지 돈 세고
누구에게서 왔는지 적고.. 봉투에 번호 적고...

그리고 몰랐는데 가족들은 식장을 떠나면안된다고 하는데..

대관료 300만원의 장례식장은 이불이 5개 베개가 다섯개.
사람들이 냄새나는 발로 왔다갔다 거리고 술 쏟고 앉아서 담배피던 그 곳에서
어찌저찌 구겨져서 다들 자는 ..............

이게 뭔가
대체 뭔가
이게 우리나란가?

공장에서 잔업 2시간하고 너무 힘들었는데
이건 그냥 돌아가면 잔업10시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고행이었음..

바가지 가격에다 최악의 조문객들, 최악의 시설...

400명정도 수용이가능한 이곳에 화장실 변기는 딱 네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휴

돌아가신 분을 위해 장례식하다가
가족 모두가 다 죽게생겼다고 생각했어

ㅋㅋㅋ 돈 겨우 세고 돌아왔는데 잘데도 없고
베개도 이불도 없고 ㅋㅋㅋㅋㅋ

술취한 아저씨들 큰엄마 큰아빠 고모 고모부 엄마 아빠 친척행님들 등등
모두가 그냥 다같이 자는......
코골이에 이갈이에 .....그냥 노숙자에..
결국엔 2시간을 뒤척이다 5시에 겨우 잠들어서 2시간 자고 일어났네
아침부터 분주하게 마무리 준비를 하고

슬픔을 느낄 수도 없이 너무 힘들어서 다들 .. 얼굴이 거의 맛이 갔었어

고모나 큰엄마 친척 여동생들은 입관 하는걸보고 펑펑 울고..
피로가 더해진 오열에 전부 쓰러지는 지경까지..

조용하고 서로에 민폐안끼치는 일본에서 살다가
갑자기 와일드한 이곳에 돌아오니

너무 적응이 안되고 그냥
조문객들의 온갖 반말과 손짓 욕설에 돌아버릴거 같더라

그리고 묘지에 할머니를 모셔다드리고
절에가서 49제를 하는데
스님께서 입제 날제? 49제에 들어가는 제사와 끝을 맺는 제사의 가격이
얼핏들어도 몇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가족이 돌아가셔서 가족이 모두 모여서 슬픔을 같이하는게 아니라

상업과 돈지랄로 맞바꾼 가족들의 참혹사로 이어지는... 그런 ............

장례식이 끝나고 모두 마음 잘 추스리자 .. 힘내자..가 아니라

고생많았다 정말 수고했다...
그냥 왠만한 노가다보다 열배는 힘들더라고
그리고 3천만원정도의 비용까지........

이게.............. 진짜 나는 이해가 전혀 안되는
옛부터 무조건 해야된다고 믿어져오던 그것들이 형식적인 것에만 의존하게 되어
본질을 완전히 까먹고

모든게 미쳐돌아가는...카오스....

그냥 너무 힘들고 개같고 열받고 짜증만 나는 ...
이해 할 수가없다.
모두가 그렇게 해왔기때문에
뭐하나라도 빼먹으면 안되서
업체가 부르는대로 값을 쳐주면서
알면서도 눈탱이 쳐맞는 이런 개같은 장삿속에 몸도 마음도 지쳐서

지금 잠들려고 한다............

이번이 처음이라 내가 충격먹은 건가
내가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세계를 모르는가
여긴 너무 시골이라 와일드한건가

그냥 뭐가 뭔지 아예모르겠다.
그렇게 외롭던 일본이 그립다.
너무 힘들다.

할머니는 잘 가셨을까..

자신의 장례식이 이렇게 개판이었다는걸 혹시라도 보시게되면
기분이 어떨까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