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들은 왜 그토록 달러를 쌓아두려 할까?

pys(71)
Published in
#kr
Words
501
Reading
3 min
Listen
Play
9y

신흥국들은 왜 그토록 달러를 쌓아두려 할까?

아무리 힘의 논리로 세상이 좌지우지된다고 하더라도 인류의 번영과 평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이란 게 있는 법이다.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잡은 지구촌의

두 강대국(G2), 미국과 중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어느 한 쪽이 공격을 하면 상대가 반드시 보복공격을 실행하기 때문에 둘 다 죽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의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다. 2차 세계대전 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대립하던 냉전시대의 미소관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낙관적인 입장으로 보면 상대국을 쑥밭으로 만들고 공멸을

각오하지 않는 한 두 나라는 세계를 파국적인 환율 등의 전쟁으로 몰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 생각을 양국 지도부가 갖고 있다면 버려야 한다. 세상에 태어난 75억 인류를 위하여.

지금 모든 나라들이 세계가 하나의 준비(기축)통화에만 의존할 때 생기는 심각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미국처럼 Global 준비통화를 찍어내는 나라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금융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을 풀어놓아야 한다. 그런데 유동성 공급은 주로 무위험 자산(risk-free asset)인 국채발행을 통해서 이뤄지는데 달러로 표시한다. 국채를 발행하면 할수록 가치하락으로 인한 신뢰문제가 발생한다(트리핀의 역설).

금융위기 후 오랫동안 대규모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정책으로 돈이 시중에 많아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달러표시 자산인 미국국채의 가격이 떨어지면 막대한 외환(3.1조$)을

보유한 중국으로서는 땀 흘려 모은 자산(asset)을 도둑당한 기분일 것이다. 이유는 미국이 분별없이 달러를 찍어내 달러자산의 가치하락으로 그 결과 큰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은 한꺼번에 보유국채(1.3조$ 이상) 등의 달러자산을 팔아 치울 수도 없다. 달러자산을 일시에 내던지면 보유하고 있는 달러표시자산의 가치가 급락할

뿐만 아니라 위안화 강세로 대미수출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달러가치 하락은 비단 중국만의 고민이 아니다. 물적 자원이 거의 전무한, 주로 제조업 수출을 해서 먹고사는

소규모 개방경제를 갖고 있는 한국과 같은 나라도 큰 위험을 당할 수 있다. 실제로 안전한 준비자산인 달러에 대한 Global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미국의 빚(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미국의 빚이 얼마나 되는지는 이전 글 https://steemit.com/kr/@pys/5-3 을 참조하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1995년 Global 외환보유액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인 1.3조$였다.

지금은 세계 GDP의 14%인 8.4조$에 이른다. 6배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그 가운데 달러자산의 비중이 60%를 웃돈다. 국제 통화기금(IMF)은 현재 미국 GDP의 0.6배 수준인

Global 외환보유액이 2020년에는 2배, 2035년에는 7배로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lobal 외환보유액 대부분은 신흥(개도)국들이 쌓은 것이다. 특히 2017년 9월 말 현재 3.1조$의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고 있는 중국을 포함하여 이들 나라의 외환보유액은 대부분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새 늘어난 것이다. 이들 나라들이 억척스럽게 달러를 쌓아두는 이유는 많은

신흥국들이 수출을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삼고 있으며, 수출을 증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국제결제를 위해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국통화가치를 하락시키는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과 같은 경제대국이 이런 전략을 고수하면 다른 나라들도 수출경쟁에서 쳐지지 않기 위해 그 전략을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그 결과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나라가 대미무역흑자가 늘고 외환보유가 증가해 환율조작국 말이 나오는 것이다.

또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은 신흥국들은 경제위기시 자기방어를 위해 안전판 구실을 할 일종의 자가 보험(self insurance)성격을 갖고 있는 외환보유를 가능한 한 많이 늘리려 한다.

특히 한국처럼 1997년 외환위기에 대한 trauma(외상)가 강한 나라일수록 달러 등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하다. 이유는 외환위기가 보유달러가 부족해서 온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2008년 말 Global 금융위기가 고조됐을 때 한국은 1년이내 단기외채의 1.3배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을 쌓아두고도 국가부도설에 휘말린 적이 있을 정도다.

지금은 한국도 외환보유고가 세계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3,800억$). 자국통화가 국제결제를 위해 기축통화인 달러보유를 추구하는 나라들이 세계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알게 모르게 이른바 제2의 브레턴우즈( Bretton Woods Ⅱ)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