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제3자 입장인 한국
국제사회가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진행과정에 초점을 모으고 있을 뿐 북핵문제의 당사자인 대한민국은 제3자로 밀린 상황이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중국과 미국이 바로 한국의 제1, 제2의 교역국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양국 통상마찰은 한국경제의 최대 위험요소이다. 그렇다고 주도권을 잡겠다고 섣불리
나서기도 쉽지 않다. 미중은 군사적, 경제적으로 한국보단 크게 강하기 때문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관계로 인한 고율관세부과의 장벽, 환율조작국 지정의 위협, 보호무역주의 강화•확산 등의 Big Change에 슬기로운 대처가 한국으로선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〇역사적 사례
역사적으로 지난 500년 동안 신흥강대국의 부상이 기존 패권국의 입지를 무너뜨린 사례가 16번인데 이 중 12번은 종국적으로 전쟁이 발발(勃發)한다는 것이다. 사례 몇 개를 들면 19세기 말 신흥강국으로 등장한 독일이 세계 제해권(制海權)을 쥐고 있는 영국에 대항한 유틀란트 해전(1916년), 20세기 최강국 미국에 신흥국 일본이 도전장을 낸 태평양전쟁(1941년)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1, 2차 세계대전도 신흥국 독일이 당시 패권국인 영국에 도전하면서 일어난 것이다. 그밖에 중일전쟁, 나폴레옹 전쟁 등등이다. 세계의 경제대국(Great Two)인 미중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질 경우 17번째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현재 G2 양국은 보통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전쟁 발생가능성이 높다고 해도 어느 한편이 양보할 경우엔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
〇호전적인 자국중심주의
美 행정부의 호전적인 자국중심주의(America First) 때문에 미중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美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럽고 자신의 이익만을 관철시키는 정책이 미국의 오랜 동맹국이나 심지어 적대국과의 관계마저 망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가 백악관
내 온건파의 조언을 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존재한다. 투키디데스 함정 이론에 의하면 미중이 전쟁을 피하는 길은 기존 강대국인 미국의 몫이 아니라 신흥 강대국인 중국이 미국의 도전행태에 얼마나 온건하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〇제로섬 게임과 고립주의
美 행정부 내부의 강경파가 갈등을 더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트럼프 자신도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상대에게 속은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큰 위험이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싸운다고 적은 것으로 보아 트럼프 역시 협상파는 아니라고 볼수 있다. 어느 한편이 이기는 제로섬게임을 즐기는 트럼프의 강경기조가 거셀수록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전쟁발생 우려는 더 커진다.
큰 희생이 따르는 물리적인 전쟁보다 美중심의 동맹국들이 고립주의로 나아갈 경우 중국이나 또 새로운 신흥대국 인도에 맞서 서방국가들이 필요한 때에 협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얼마전의 G7정상회담에서 이미 미국은 동맹국과도 균열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6월 초 G7 재무장관회의에서 동맹국들은 미국을 성토(聲討)한바 있으며 동맹인 EU와 캐나다는 세계무역기구
제소절차에 착수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호전적인 일방주의를 보여주면서 동맹국이나 적대국 모두에게 미국의 시대는 끝났음을 확인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통신장비 업체 ZTE에 부품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10억$를 내고 봉합한바 이미 불가역적(不可逆的)인 교훈을 얻고 선제적인 조처 즉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고 핵심기술에 대한 해외의존도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결국 평화를 유지시키는 데 핵심적인 다자간 공급 망(網)이라는 Global 네트워크가 약화•해체되고 있다.
〇중국의 전략과 관점
우선 일반인이 잘 모르는 중국의 전략과 관점을 알아야 한다. 중국은 美 군사력을 따라잡을 때까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교착(膠着)상태를 장기적 차원에서 다루고 이웃나라와의 외교적, 경제적 연결고리를 강화해 중국에 의존하게 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걸 노린다.
다른 국가들의 연합을 막기 위해 일본과 남한을 이간(離間)하는 전략도 포함된다. 미중이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시나리오에는 일본과 한반도에 연루(蓮漏)돼 부딪혀 충돌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무엇보다 각국 지도자들이 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〇냉혹한 국제관계
신흥 강국과 기성 대국 간의 패권다툼이 극단적인 경우 전쟁으로 번진다. 떠오르는 중국은 미국이 쌓아온 지배력에 도전하고 있다. 미중이 당장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없다는 게 국제사회의 상식이다. 하지만 전쟁까지는 아니어도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방불케 하는 미중의 패권경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미중마찰이 심해지면 북미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변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반도는 투키디데스 함정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진 사례는 19세기 이후 급부상한 일본이 당시 강대국인 중국(청일 전쟁), 러시아(러일 전쟁), 미국(태평양 전쟁)과 전쟁을 잇달아 치른 것을 들 수 있다. 그 와중에 일본의 식민지시대와 남북분단사태가 한반도에서
발생한 것이다. 국제관계는 냉혹하다. 북미회담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변화에 미•중•북이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수(數)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한국에게 절실한 것은 중재자 역할이다. 이 역할을 잘해야 제3의 비극을 면하고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반면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때는 의외로 큰 시련이 닥칠 수도 있을 것이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제하의 Posting은 여기까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