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5일과 10일, 구둔역에서 10여 분 가량 떨어진 용문역에는 5일장이 선다. 요즘은 시골장이라 해도 많이 상업화되어 시골 인심을 기대하기 어렵다지만 수십 년 간 이 자리를 지켜온 용문 5일장은 아직도 넉넉하고 푸근하다. 유명 관광지들과 거리가 좀 떨어진 덕분이다.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물건은 소박하고 재미있다.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들은 텃밭에서 기른 갖가지 채소를 들고 나오고, 어떤 할아버지는 직접 만든 개다리소반을 펼쳐 놓는다. 크기가 제각각인 자연산 버섯과 달여서 마시기만 해도 만병이 치유된다는 생소한 약초, 노랗게 익으면 천연 방향제가 되는 못생긴 모과, 뒷산에서 직접 캐왔다는 더덕과 도라지 등 대형 마트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것들도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는다.
신기한 물건 구경도 좋지만 시골장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먹거리다. 막 튀겨낸 찹쌀 도넛과 꽈배기는 설탕 한 숟갈 봉지에 넣어 흔들어 먹어야 맛있고, 구워낸 밀전병은 살얼음 동동 뜬 막걸리 한 잔과 먹어야 제 맛이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강냉이와 튀밥은 말만 잘하면 공짜로 맛볼 수 있다. 그뿐인가. 김 모락모락 나는 팥죽과 호박죽, 이제는 시골장에서도 찾기 힘든 메추리구이, 호박 잔뜩 썰어 넣은 부침개 등 군침 도는 먹거리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자신이 시킨 막걸리와 안주 거리를 나눠주는 인심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많아 넉넉한 시골 인심을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게다가 싸고 질 좋은 국내산 식재료를 양손 가득히 사올 수도 있으니, 여행을 마무리하기에는 그야말로 적격이다.
1 메추리구이 생소한데다 크기도 무척 작아 혐오스러울 수 있지만 편견을 버리고 맛보길 권한다. 질긴 것 같으면서도 쫄깃한 육질이 막걸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뼈까지 같이 먹는 것이 좋다.
2 도래창구이 ‘돼지의 횡경막’이라는 부위로 만드는 음식으로, 양평에 원조 집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강황을 넣은 양념을 더해 볶아내는데, 창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장 특유의 누린내가 거의 나지 않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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